오컴의 윌리엄: 교황에게 쫓겨 황제에게 피신한 면도날의 철학자
1328년 5월 밤, 세 수도사가 아비뇽을 배로 빠져나갔다
철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 중 하나가 1328년 봄밤, 교황의 도시에서 몰래 도망쳤다.
도망친 사람은 도둑이 아니었다.
당대 유럽에서 손꼽히는 논리학자였다.
윌리엄 오컴과 프란체스코회 총장 미카엘 체세나, 동료 둘이서 아비뇽 부두에 배 한 척을 댔다.
교황청이 잠든 새벽, 그들은 론강을 따라 피사로 향했다.
회사 법무팀 조사를 4년째 받던 석학이 어느 새벽 짐을 싸서 경쟁사 회장에게 달아나는 것과 똑같은 그림이다.
교황 요한 22세는 1324년부터 이들을 이단 혐의로 조사하고 있었다.
4년이 지나도 판결은 나지 않았고, 그래서 도망이 선택지가 됐다.
이단 판결은 파문을 넘어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