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다노 브루노, 별이 태양이라 말한 수도사의 8년
28살 수사는 자기 방에서 성모상을 치웠다
브루노의 이단 심사는 그의 책이 아니라, 그의 방 벽에서 시작됐어요.
1576년, 나폴리 산도메니코 수도원의 28살 도미니크 수사 조르다노 브루노는 방 벽에 걸려 있던 성모상과 성인 상들을 하나씩 내렸어요.
남긴 건 예수 십자가 하나뿐이었죠.
오늘날로 치면 회사 책상에서 사내 규정에 어긋나는 물건 몇 개를 치웠을 뿐인데, 감사팀이 바로 호출 통보를 보낸 격이에요.
수도원은 즉각 움직였고, 브루노는 이단 혐의로 로마 소환 명령을 받았어요.
그는 소환에 응하는 대신 수도복을 벗고 도망쳤어요.
11년 동안 가톨릭 수사로 살아온 그의 첫 번째 이단 행위가 '방 정리'였다는 사실이 묘해요.
그는 도망치면서도 신앙을 버린 게 아니었어요.
그저 자기 눈에 거슬리는 것들을 솔직하게 치웠을 뿐이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