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리쾨르: 나치 포로수용소 5년과 마크롱의 스승이 된 철학자
포로수용소 5년, 그가 독일 철학책 여백에 적은 것
1940년, 그가 포로로 끌려가며 가방에 챙긴 책 한 권이 그의 인생 전체를 바꿔요.
폴 리쾨르는 프랑스 병사로 참전했다가 독일군에 붙잡혀 폴란드 쪽의 장교 포로수용소 오플라그 II-D에 수감돼요.
그리고 그곳에서 5년을 보내요.
가방 속에 있던 건 에드문트 후설의 두꺼운 독일어 철학책 한 권이었어요.
후설은 독일 현상학의 창시자예요.
현상학, 어렵게 들리지만 쉽게 말하면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처음 보는 사람 눈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철학"이에요.
리쾨르는 사전도 없이, 5년 내내 그 책 여백에 연필로 프랑스어 번역을 써넣어요.
오늘날로 치면 일본어 전공서적을 사전 한 번 찾지 못하고 책 가장자리에만 빼곡히 번역해나가는 거예요.
그것도 5년 동안.
독일군에 붙잡힌 프랑스 포로가 5년간 한 일이 독일 철학의 프랑스어 번역이었어요.
이 필사본은 1950년, 그의 박사학위 논문으로 그대로 출간돼요.
철창 안에서 시작된 집착이 그의 학자 인생 전체의 출발점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