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 과거 시험지에 그림 그린 조선 베스트셀러 작가
시험지에 그림을 그린 서른네 살
그는 합격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 답안지에 그림을 그렸어요.
조선시대 과거시험, 오늘날로 치면 국가고시 최종 면접 직전에 "당신 합격권이에요"라는 말을 듣고 스스로 백지를 낸 셈이에요.
그것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1차 시험을 통과한 뒤 2차 시험 응시 자체를 영영 포기했어요.
그런데 정작 이 시기에 쓴 글들이 더 흥미롭습니다.
'양반전'은 가난한 양반이 자신의 신분을 돈 주고 사려는 부자 상인에게 팔아버리는 이야기예요.
조선에서 양반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신분이었는데, 그걸 상품처럼 거래하는 장면을 버젓이 써놓은 거예요.
'호질'은 범이 선비를 꾸짖는 소설이에요.
짐승이 사람에게 "당신들 말이 행동과 왜 이렇게 다르냐"고 묻는 이야기죠.
합격이 보이는 시험장을 등진 사람이, 조선 후기에 가장 많이 읽힌 양반 비판 문학을 남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