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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절대적인 주인인 신이 정말로 있다면, 인간은 그 앞에서 영원히 종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바쿠닌은 참된 자유를 위해서라면 설령 신이 존재하더라도 그 권위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봤어요.
보통 우리는 "신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든든한 보호자가 위에 있으면 마음이 놓이니까요.
그런데 러시아의 혁명 사상가 미하일 바쿠닌(1814년부터 1876년까지 살았어요)은 정반대로 생각했어요.
그는 국가와 온갖 권위에 맞선 무정부주의(아나키즘) 사상가였는데, 바로 그 눈으로 신이라는 존재를 바라봤거든요.
그의 논리는 이래요.
만약 우주 꼭대기에 나를 완전히 지배하는 절대적인 주인이 정말로 있다면, 나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 앞에서는 영원한 종이 되고 말아요.
완벽하고 전능한 주인이 있을수록, 그 아래 있는 나는 더 완전한 노예가 되는 셈이죠.
그래서 바쿠닌에게 '신이 존재한다면'이라는 가정은 안심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자유가 사라지는 무서운 조건이었어요.
회사에 아주 완벽한 사장님이 있다고 상상해 볼게요.
이 사장님은 모든 걸 다 알고, 절대 틀리지 않아요.
그러면 직원들은 스스로 고민하거나 판단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요.
편해 보이죠?
그런데 그 순간 직원은 자기 머리로 결정하는 어른이 아니라, 부모가 다 정해 주는 아이가 되어 버려요.
바쿠닌은 신과 인간의 관계도 딱 이렇다고 봤어요.
신이 모든 것을 정하는 완벽한 주인이라면, 인간은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자격을 빼앗겨요.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에 그저 따르는 존재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는 '신의 완벽함'이 커질수록 '인간의 자유'는 작아진다는, 반비례 관계를 본 거예요.
남의 뜻에 완전히 복종하는 상태를 그는 도저히 자유라고 부를 수 없었던 거죠.
바쿠닌이 말한 자유는 '아무 규칙 없이 제멋대로'가 아니에요.
그의 대표작 「신과 국가」(Dieu et l'État)에는 이런 대목이 있어요.
«Свобода человека состоит единственно в том, что он повинуется естественным законам, потому что он сам признает их таковыми, а не потому, что они были ему внешне навязаны какой-либо посторонней волей — божественной или человеческой, коллективной или индивидуальной.»
풀어 보면 이런 뜻이에요.
"인간의 자유란, 그가 스스로 자연의 법칙을 그러한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그 법칙을 따른다는 데에만 있고, 신적이든 인간적이든 어떤 바깥의 의지가 강요했기 때문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같은 규칙을 따르더라도 '내가 납득해서 따르는 것'과 '누가 위에서 시켜서 따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거예요.
앞엣것은 자유고, 뒤엣것은 복종이에요.
신이든 왕이든, 밖에서 내려온 명령에 그냥 무릎 꿇는 순간 자유는 사라진다고 본 거죠.
오해하기 쉬운데, 바쿠닌의 초점은 '신을 싫어하자'가 아니었어요.
그가 문제 삼은 건 신이라는 이름 자체보다, '위에서 아래로 무조건 복종을 요구하는 권위'라는 구조였어요.
그래서 그는 신과 국가를 나란히 놓고 비판했어요.
둘 다 인간을 자기 판단 없이 따르게 만드는 힘이라고 봤으니까요.
미완성 유고로 남은 「신과 국가」는 1882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 출간됐어요.
국가와 종교라는 두 겹의 권위를 모두 벗어던지고 인간 본연의 자유를 실현하자는 내용으로, 그의 글 가운데 가장 널리 번역되어 지금도 절판되지 않은 대표작이에요.
'신이 존재한다면'이라는 도발적인 가정은, 신의 존재 여부를 따지는 신학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절대적 주인 앞에서도 인간은 스스로 서는 존재여야 한다는 그의 자유 선언이었던 셈이에요.
바쿠닌의 '신이 존재한다면'은 이렇게 기억하면 돼요.
완벽한 주인이 위에 있으면 아래 사람은 편할지 몰라도 자유는 잃는다는 것, 그래서 신이 정말 있다 해도 그 권위에 그냥 복종해선 안 된다는 것이에요.
그가 말한 자유는 규칙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납득해서 따르는 상태였어요.
신이든 국가든, 밖에서 강요된 명령에 무릎 꿇지 않는 것 — 이 한 가지 생각이 그의 「신과 국가」를 관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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