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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민주적 전제정은 평등해진 사람들이 저마다 사생활로 물러난 사이, 온화하지만 모든 것을 돌봐 주는 거대한 권력이 그들을 영원한 아이처럼 관리하게 되는 상태예요. 폭력이 아니라 편안함으로 자유를 앗아가기에 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1831년, 스물여섯 살의 프랑스 사람 토크빌은 감옥 제도를 조사하러 미국으로 건너갔어요.
그런데 그가 정작 눈여겨본 건 감옥이 아니라, 신분이 사라지고 모두가 엇비슷해진 새로운 사회 그 자체였습니다.
그 관찰의 결과가 《미국의 민주주의》(1835년·1840년)예요.
토크빌이 가장 무서워한 건 왕이나 폭군이 아니었어요.
평등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낯선 종류의 지배, 곧 '민주적 전제정'이었습니다.
이건 채찍을 든 독재가 아니라, 부드럽고 친절한 얼굴로 다가와요.
사람들이 "귀찮으니 알아서 해 주세요" 하고 자유를 스스로 넘겨주는 상태죠.
그래서 더 알아채기 어렵고, 더 조용히 퍼집니다.
비유부터 해 볼게요.
모두가 똑같이 작아진 마을을 떠올려 보세요.
옛날엔 힘센 귀족이 나를 누르기도 했지만, 급할 땐 그가 왕에게 맞서 주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제 다들 비슷하게 약해지면, 각자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작은 존재가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큰일은 국가가 다 해 주세요" 하게 돼요.
토크빌은 평등을 향한 마음에 두 얼굴이 있다고 봤어요.
약자를 강자의 자리로 끌어올리려는 건강한 열정도 있지만, 반대의 마음도 있다는 거죠.
Il se rencontre aussi dans le cœur humain un goût dépravé pour l'égalité... qui réduit les hommes à préférer l'égalité dans la servitude à l'inégalité dans la liberté.
인간의 마음속에는 평등에 대한 타락한 취향도 있어서, 결국 인간이 자유 속의 불평등보다 예속 속의 평등을 선호하게 만든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끌어올리기보다 끌어내리고 싶은 마음, 남과 똑같기만 하다면 다 함께 갇혀도 괜찮다는 마음.
이 마음이 커지면 사람들은 자유를 지키는 수고보다 편안하게 관리받는 쪽을 택합니다.
그 순간 문이 열려요.
토크빌이 그린 민주적 전제정은 역사 속 폭군과 결이 완전히 달라요.
표로 견주어 볼게요.
| 구분 | 옛 전제정 | 민주적 전제정 |
|---|---|---|
| 방식 | 폭력과 공포로 억압 | 온화한 돌봄으로 관리 |
| 겨냥 | 몸을 묶는다 | 의지를 무르게 한다 |
| 사람들 반응 | 두려워한다 | 편하다고 여긴다 |
| 결과 | 노예 | 영원한 아이 |
옛 폭군은 사람을 아프게 하니 알아채기 쉬워요.
반면 민주적 전제정은 나를 다치게 하지 않아요.
세세한 규칙으로 감싸고, 필요한 걸 대신 챙겨 주며, 그 대가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힘을 조금씩 가져갑니다.
편해서 저항할 이유를 못 느끼는 사이, 시민은 관리받는 무리로 바뀌어요.
아파서 못 저항하는 게 아니라, 편해서 저항하지 않는 거죠.
그렇다고 토크빌이 "평등은 나쁘다"고 한 건 아니에요.
그는 평등이 되돌릴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임을 분명히 인정했습니다.
Les nations de nos jours ne sauraient faire que dans leur sein les conditions ne soient pas égales ; mais il dépend d'elles que l'égalité les conduise à la servitude ou à la liberté.
오늘날의 국가들은 그 내부에서 조건이 평등하지 않게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그 평등이 그들을 예속으로 이끌지 자유로 이끌지는 그들 자신에게 달려 있다.
즉 평등 자체가 운명을 정하는 게 아니라, 그 평등을 어떻게 쓰느냐가 갈림길이라는 거예요.
시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이웃과 함께 움직이는 습관을 지키면 평등은 자유로 가고, 귀찮다며 모든 걸 위에 맡겨 버리면 예속으로 갑니다.
편리함이 늘 나쁜 건 아니지만, 판단하는 힘까지 남에게 넘길 때 위험이 시작된다는 경고예요.
민주적 전제정은 평등해진 사회에서 사람들이 저마다 작아지고 사생활로 물러난 사이, 온화한 권력이 모든 걸 대신 돌봐 주며 시민을 영원한 아이로 만드는 상태예요.
옛 독재가 폭력으로 몸을 묶었다면, 이건 편안함으로 의지를 무르게 합니다.
토크빌의 핵심은 간단해요.
평등은 막을 수 없지만, 그것이 예속이 될지 자유가 될지는 우리가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놓지 않느냐에 달려 있어요.
편해서 넘겨준 자유는 아파서 빼앗긴 자유보다 되찾기가 훨씬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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