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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콩도르세는 투표나 재판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내리는 결정에도 수학과 확률을 쓸 수 있다고 봤어요. 각자가 옳게 판단할 확률이 절반만 넘으면, 사람 수가 늘어날수록 다수결이 정답일 확률이 점점 높아진다는 게 핵심이에요.
마리 장 앙투안 니콜라 드 콩도르세는 1743년에 태어난 프랑스 계몽기의 수학자예요.
열여섯 살에 수학 재능을 인정받아 달랑베르의 제자가 됐죠.
그런 그가 남긴 독특한 생각이 하나 있어요.
수학은 별의 움직임이나 다리 설계, 돈 계산에만 쓰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정하는 일에도 쓸 수 있다는 거예요.
콩도르세는 이걸 '사회수학(mathématique sociale)'이라고 불렀어요.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리고, 투표로 대표를 뽑고, 회의에서 안건을 통과시키는 일 모두가 대상이었죠.
마치 일기예보가 "내일 비 올 확률 70퍼센트"라고 말하듯, 사람들의 선택도 확률로 다뤄 보자는 발상이었어요.
눈에 안 보이는 '옳은 결정 가능성'을 숫자로 붙잡아 보려 한 셈이죠.
1785년, 콩도르세는 제목부터 긴 책 한 권을 냈어요.
『다수결 확률에 대한 분석의 응용 시론』이에요.
이름 그대로 다수결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를 확률로 따진 책이죠.
출발점은 이래요.
어떤 문제에 정답과 오답이 하나씩 있다고 해 봐요.
예를 들어 피고인이 진짜 죄를 지었는지 아닌지처럼요.
이때 판단하는 사람 한 명이 정답을 맞힐 확률을 숫자로 정해요.
완전히 찍는 사람이라면 50퍼센트,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보다 높겠죠.
콩도르세는 이 확률 하나만 있으면, 여러 명이 다수결로 정했을 때 그 결정이 맞을 확률까지 계산해 낼 수 있다는 걸 보였어요.
개인의 판단력을 다수의 판단력으로 바꿔 계산하는 다리를 놓은 거예요.
여기서 나온 유명한 결론이 '콩도르세 배심원 정리'예요.
말은 어렵지만 뜻은 단순해요.
구성원 각자가 정답을 맞힐 확률이 50퍼센트를 넘기만 하면, 사람 수가 늘어날수록 다수결이 정답일 확률이 점점 높아진다는 거예요.
사람이 아주 많아지면 다수결이 틀릴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워지고요.
반 친구들에게 퀴즈 답을 물어본다고 생각해 봐요.
한 명 한 명은 60퍼센트 정도만 맞히는 실력이라도, 서른 명이 각자 판단해서 더 많이 고른 답을 따르면 그 답은 훨씬 자주 맞아요.
반대로 각자가 정답을 맞힐 확률이 50퍼센트에 못 미치면, 사람이 늘수록 다수결은 오히려 더 자주 틀려요.
그래서 이 정리는 '왜 재판에 배심원을 여럿 두는가', '왜 중요한 결정을 혼자 하지 않는가'에 수학적인 근거를 준 셈이에요.
콩도르세는 투표 방식 자체도 파고들었어요.
후보가 셋 이상일 때 어떻게 뽑아야 진짜 다수의 뜻이 나올까 고민한 거죠.
그가 내놓은 답은 '콩도르세 방법'이에요.
모든 후보를 둘씩 짝지어 일대일로 붙여 보고, 다른 누구와 맞붙어도 이기는 후보를 승자로 삼는 방식이에요.
같은 시대 학자 보르다는 순위마다 점수를 매겨 합산하는 방식을 밀었는데, 콩도르세는 여기에 강하게 반대했어요.
두 방식의 차이를 정리하면 이래요.
| 구분 | 콩도르세 방법 | 보르다 방식 |
|---|---|---|
| 핵심 | 후보를 둘씩 일대일로 비교 | 순위에 점수를 매겨 합산 |
| 승자 | 누구와 붙어도 이기는 후보 | 점수 총합이 가장 높은 후보 |
다만 콩도르세 스스로도 이 방법을 큰 규모에서 실제로 쓰기는 어렵다고 인정했어요.
짝지어 비교하다 보면 '가위바위보'처럼 순위가 빙글빙글 도는 이상한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건 '콩도르세의 역설'이라는 다른 이야기라 여기서는 접어 둘게요.
콩도르세의 사회수학은 오늘날 '집단지성'이라는 말과 곧장 이어져요.
여러 사람의 판단을 모으면 한 사람보다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생각, 그 뿌리에 이 계산이 있어요.
배심원 제도, 위원회 표결, 심지어 여러 예측을 합쳐 정확도를 높이는 요즘의 인공지능 기법까지 같은 원리를 나눠 갖고 있죠.
콩도르세는 이런 계산이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되면 안 된다고 봤어요.
그는 "수학의 기초 개념은 어린이 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라고 적었는데, 숫자와 도형이 아이들의 상상력에 말을 걸며 그것을 그르치지 않고 단련시킨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확률을 조금이라도 알아야 함께 내리는 결정도 더 나아진다는 생각이었죠.
콩도르세의 사회수학은 투표와 재판 같은 사람들의 선택을 확률과 수학으로 다루려 한 시도예요.
핵심인 배심원 정리는, 각자가 정답을 맞힐 확률이 절반만 넘으면 사람이 많아질수록 다수결이 옳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해요.
반대로 각자가 자주 틀리면 다수결도 더 자주 틀리고요.
그는 후보를 둘씩 비교하는 콩도르세 방법도 제안했지만 큰 규모에선 어렵다고 스스로 인정했죠.
결정을 혼자 하지 않고 여럿이 모여 내리는 이유를 숫자로 설명하려 한 사람, 그게 확률을 든 콩도르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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