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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무법칙 일원론은 마음과 뇌가 결국 같은 하나라고 보면서도, 그 둘을 딱딱 들어맞게 이어 주는 규칙표는 없다고 말하는 도널드 데이비드슨의 생각이에요.

여러분, 머릿속으로 '아, 배고프다'라고 생각하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 생각은 마음에서 일어난 일일까요, 아니면 뇌 안에서 오간 전기 신호일까요? 미국 철학자 도널드 데이비드슨은 1917년부터 2003년까지 86년을 살면서 이 질문을 평생 붙들었어요. 그리고 내놓은 답이 바로 무법칙 일원론이에요. 이름은 어렵지만, 지금부터 두 단어로 쪼개서 비유로 풀어 볼게요.

먼저 '일원론'은 세상이 결국 하나의 재료로 되어 있다는 뜻이에요. 데이비드슨은 마음에서 일어난 일 하나하나가 사실은 뇌에서 일어난 일 하나하나와 똑같은 사건이라고 봤어요.
물을 떠올리면 쉬워요. 컵에 담긴 물은 화학 시간에 배우는 에이치투오와 같은 물건이에요. 이름이 둘이지 물건이 둘은 아니죠. 마음도 그래요. '배고프다는 생각'과 '그 순간 뇌에서 일어난 신호'는 두 개의 사건이 아니라, 한 사건을 두 이름으로 부른 거예요. 그래서 마음은 뇌와 떨어진 유령 같은 것이 아니라, 같은 세상 안에 단단히 들어 있는 셈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데이비드슨은 한 걸음 더 나가요. 같은 사건이라도 마음의 언어와 뇌의 언어 사이에는 딱 떨어지는 변환표가 없다는 거예요. 이게 '무법칙'이에요.
축구 경기를 떠올려 보세요. 물리학자는 '공이 초속 몇 미터로 휘어 날아갔다'고 말하고, 팬은 '환상적인 골이었다'고 말해요. 같은 장면을 두 언어로 부른 거죠. 그런데 '공 속도가 정확히 이만큼이면 언제나 환상적인 골'이라는 규칙표는 만들 수 없어요. 골의 멋짐은 속도 숫자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니까요. 마음의 언어와 뇌의 언어 사이도 똑같아요. '이런 신호가 켜지면 반드시 이런 생각'이라는 엄격한 법칙표는 없어요.

같은 하나라면서 규칙은 없다니, 모순처럼 들리죠? 데이비드슨은 세 가지 생각을 나란히 두면 풀린다고 했어요.
첫째, 마음은 세상에 진짜 영향을 줘요. 손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팔이 올라가잖아요. 둘째, 무언가가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려면 그 바탕에는 엄격한 법칙이 깔려 있어야 해요. 셋째, 그런데 마음을 마음의 언어로 묶는 엄격한 법칙은 없어요.
이 셋이 모두 맞으려면 답은 하나뿐이에요. 마음의 사건이 사실은 물리 사건과 같은 하나여야 해요. 그래야 물리 법칙을 타고 세상에 영향을 주면서도, 마음의 언어로 보면 법칙이 없을 수 있거든요. 같은 사건인데 물리로 부르면 법칙이 따라오고, 마음으로 부르면 법칙이 사라지는 거예요.

무법칙 일원론은 두 문장으로 기억하면 돼요. 마음과 뇌는 같은 하나라는 것, 그리고 그 둘을 정확히 이어 주는 규칙표는 없다는 것. 핵심은 같은 사건을 두 언어로 부를 수 있고, 그 두 언어 사이에는 완벽한 번역 규칙이 없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데이비드슨은 마음을 뇌로 완전히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이 헛것이 아니라 세상을 진짜로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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