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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이크발은 스스로를 시인이 아니라 사상가로 여겼지만, 반듯한 논문으로는 다 담기 어려운 생각을 사람들 마음에 심으려고 페르시아어와 우르두어 시로 철학을 노래했어요. 그래서 그의 시집은 운율을 입은 철학 강의에 가까워요.

보통 철학은 딱딱한 논문으로 써요.
"첫째, 둘째" 하며 논리를 차근차근 쌓죠.
그런데 무함마드 이크발(1877년부터 1938년까지)은 조금 달랐어요.
영국령 인도, 지금의 파키스탄 지역에서 태어난 이 철학자는 자기 생각을 논문이 아니라 시로 풀어냈거든요.
물론 그가 산문을 안 쓴 건 아니에요.
영어 강연을 묶은 『이슬람 종교사상의 재건』(1930)처럼 반듯한 학술서도 남겼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이크발을 기억하는 건 대부분 시집을 통해서예요.
노래 가사에 철학을 녹인 셈이라, 이걸 "시로 쓴 철학"이라고 불러요.

재밌게도, 이크발 본인은 시인이라 불리는 걸 부끄러워했어요.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936년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죠.
"나는 나 자신을 시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역할로 소개되면 부끄럽다. (…) 안타깝게도 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시에 의탁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분야였다면 더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의탁'이란 남에게 기대어 몸을 맡긴다는 뜻이에요.
즉 이크발에게 시는 목적이 아니라 도구였어요.
하고 싶은 말, 곧 철학이 먼저 있고 그걸 실어 나를 그릇으로 시를 택한 거죠.
마치 진심을 담고 싶어서 예쁜 편지지를 고르는 것과 비슷해요.

그럼 왜 하필 시였을까요?
시에는 논문이 못 가진 힘이 있거든요.
논문은 눈으로 읽고 이해하면 끝이지만, 시는 리듬이 있어서 입에 착 붙고 마음을 흔들어요.
외우기 쉽고, 노래처럼 불릴 수도 있죠.
실제로 이크발은 세상을 떠나던 1938년 그 순간에도 펀자브 시인 불레 샤의 노래(카피)를 들으며 숨을 거뒀다고 전해져요.
그만큼 그가 살던 세계에서 시와 노래는 사람들 삶에 깊이 배어 있었어요.
어려운 이론도 시 한 구절로 만들면 시장 상인도, 농부도 흥얼거릴 수 있으니까요.
두 방식을 견줘 보면 이래요.
| 방식 | 전달 통로 | 닿는 사람 |
|---|---|---|
| 논문(산문) | 논리로 설득 | 배운 사람, 학자 |
| 시 | 리듬과 감정으로 스며듦 | 외우고 노래하는 보통 사람 |

이크발은 시를 두 언어로 썼어요.
하나는 고향 사람들의 말인 우르두어, 다른 하나는 오래전부터 이슬람 세계에서 격조 높은 문학 언어로 대접받던 페르시아어예요.
대표 시집만 봐도 『아스라르 이 쿠디』(1915)와 『루무즈 이 베쿠디』(1917)는 페르시아어로, 『방 이 다라』(방울 소리, 1924)는 우르두어로 썼어요.
그는 페르시아어가 자기 생각을 더 우아하게 실어 준다고 여겼죠.
한 구절에서 이렇게 노래했어요.
گرچہ ہندی در عذوبت شکر است / طرز گفتار دري شيرين تر است
"비록 달콤함에서 힌디(여기서는 우르두어)는 설탕과 같지만, 다리(아프가니스탄 페르시아어) 화법이 더 달콤하다."
우리말로 치면, 편한 사투리도 정겹지만 어떤 마음은 다른 언어로 옮길 때 더 곱게 울린다고 느낀 거예요.

이크발의 시가 얼마나 철학적인지 잘 보여 주는 작품이 『자베드 나마』(영원의 서, 1932)예요.
이 시는 형식이 아주 독특해요.
유럽 시인 단테의 『신곡』처럼, 저세상을 여행하는 이야기로 되어 있거든요.
작품 속에서 이크발은 자신을 '진다 루드(Zinda Rud)', 곧 '생명이 가득한 시내'라는 이름으로 등장시켜요.
그리고 페르시아의 위대한 시인 루미의 안내를 받으며 여러 하늘을 거닐죠.
여행하다 만나는 존재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 이크발의 사상이 담겨요.
어려운 논증을 늘어놓는 대신, 한 편의 모험 이야기로 철학을 들려주는 거예요.

무함마드 이크발의 "시로 쓴 철학"은, 딱딱한 논문 대신 운율과 이야기에 사상을 실어 사람들 마음에 심으려 한 방식이었어요.
정작 그는 자신을 시인이 아니라고 했지만, 생각을 널리 전하려 시에 '의탁'했죠.
페르시아어와 우르두어를 오가고 단테의 여행기 형식까지 빌린 그의 시집은, 그래서 노래로 부르는 철학 강의라 할 만해요.
다음에 이크발의 시 한 구절을 만나면, 그 아름다운 리듬 안에 접힌 생각을 함께 펼쳐 읽어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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