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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이크발은 근대의 과학과 이성은 받아들이되, 유럽처럼 종교를 삶 바깥으로 밀어내는 방식은 실책이라고 봤어요. 이슬람이 스스로 안에서 새로워지면 신앙을 버리지 않고도 근대를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에요.
무함마드 이크발은 1877년 영국령 인도 시알코트에서 태어나 1938년 라호르에서 세상을 떠난, 파키스탄에서 '움마의 현자'로 불리는 시인이자 철학자예요.
그는 케임브리지와 독일에서 유학하며 유럽 근대 문명을 몸으로 겪은 사람이에요.
그가 던진 물음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어요.
"근대의 좋은 것들, 과학과 기술과 이성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 신앙을 지킬 수 있을까?"
새 스마트폰으로 바꾼다고 내 이름과 습관까지 남의 것이 되지는 않잖아요.
이크발은 이슬람도 그렇게, 도구는 새로 쥐되 자기 정신은 지킬 수 있다고 봤어요.
근대를 거부하지도, 그렇다고 유럽을 그대로 베끼지도 말자는 거예요.
이크발이 가장 세게 비판한 것은 유럽이 종교를 개인의 방 안에 가둬 버린 방식이었어요.
1931년 케임브리지에서 학생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무신론과 유물론을 경계하세요. 유럽이 저지른 가장 큰 실책은 교회와 국가를 분리한 것입니다."
신앙을 삶의 공적인 자리에서 아예 빼 버린 것이 문제라는 뜻이에요.
그는 자신이 1907년에 이미 이 위험을 내다봤고, 1914년 유럽 전쟁이 그 예언대로 터졌다고 말했어요.
종교라는 마음의 뿌리를 잘라 낸 문명이 돈과 힘만 좇다가 서로를 죽이는 큰 전쟁으로 치달았다고 본 거예요.
그러니 근대의 기계와 과학은 배우되, 신앙까지 창밖으로 던지는 유럽의 방식만은 따르지 말자는 게 그의 결론이었어요.
비유하자면 이래요.
옆집이 불에 잘 타는 벽지 때문에 불이 났다면, 우리는 그 집의 튼튼한 골조는 배우되 벽지까지 똑같이 바를 필요는 없잖아요.
이크발에게 '종교를 밀어낸 세속화'가 바로 그 위험한 벽지였어요.
그렇지 않아요.
이크발은 유럽을 베끼는 것도 반대했지만, 이슬람이 낡은 채로 굳어 버린 것도 똑같이 답답해했어요.
그는 이슬람 법이 사실상 '정지 상태(immobility)'에 빠졌다고 지적하면서, 그 책임의 하나로 종교 학자(울라마)들의 굳은 지적 태도를 들었어요.
세상은 계속 바뀌는데 해석은 멈춰 있으니, 시계가 몇백 년 전에 멈춘 셈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는 1930년 라호르에서 펴낸 강연집 『이슬람에서 종교 사상의 재건』에서, 이슬람이 자기 경전과 전통을 다시 이성의 눈으로 읽어 스스로 새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바깥에서 근대를 수입하는 게 아니라, 안에서 근대를 길러 내자는 거예요.
| 이크발이 반대한 것 | 이크발이 바란 것 |
|---|---|
| 종교를 삶 밖으로 밀어낸 유럽식 세속화 | 신앙을 품은 채 이성·과학 받아들이기 |
| 해석이 멈춰 굳어 버린 옛 이슬람 | 안에서 스스로 다시 읽고 새로워지는 이슬람 |
한 가지 조심할 점이 있어요.
이크발이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신정국가를 세우자고 했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자료를 보면 그는 이상적인 이슬람 사회가 신정체제인지 아닌지를 끝내 분명히 못 박지 않았어요.
그는 답을 다 정해 준 사람이 아니라, 물음을 다시 열어 준 사람에 가까워요.
이크발의 고민은 백 년 전 무슬림만의 것이 아니에요.
'바깥의 좋은 것을 받아들이면서 내 뿌리를 어떻게 지킬까'는 지금 우리도 매일 마주하는 물음이니까요.
새로운 문물을 받을 때 통째로 따라 할지, 아예 거부할지, 아니면 내 것으로 소화해 새로 지을지의 선택은 여전히 남아 있어요.
이크발이 준 답은 셋 중 마지막이었어요.
근대를 겁내지도 숭배하지도 말고, 내 정신의 중심을 지키면서 안에서 스스로 새로워지라는 것.
그는 이 균형을 시로도, 강연으로도 평생 붙들었어요.
이크발의 '이슬람과 근대성'은 두 극단을 모두 거절한 자리에 있어요.
하나는 종교를 삶 밖으로 밀어낸 유럽식 근대이고, 다른 하나는 해석이 멈춰 굳어 버린 옛 이슬람이에요.
그는 근대의 이성과 과학은 받아들이되, 신앙을 버리지 말고 이슬람이 스스로 안에서 새로워지길 바랐어요.
남을 베끼지도 옛것에 갇히지도 않고 자기 힘으로 근대를 짓자는 것, 이것이 그가 신앙을 지키며 근대를 살자고 한 말의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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