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코멘트
0
개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포이어바흐는 『기독교의 본질』에서, 신에게 붙는 사랑·지혜·전능 같은 성질이 사실은 인간이 자기 본질을 크게 비춰본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신을 알고 싶으면 하늘이 아니라 인간 자신을 들여다보면 된다는 것이죠.
루트비히 포이어바흐(1804~1872)는 원래 신학을 공부하다 헤겔 철학에 빠진 독일 철학자예요.
그가 1839년부터 1841년까지 쓴 대표작이 바로 『기독교의 본질』(Das Wesen des Christentums)이고, 1841년 봄 라이프치히의 오토 비간트 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이 책의 한 문장짜리 핵심은 이렇습니다.
"Gott ist der Spiegel des Menschen", 즉 "신은 인간의 거울이다"예요.
거울을 떠올려 보세요.
거울 속 사람은 진짜로 그 안에 사는 게 아니라, 거울 앞에 선 나를 비춘 상이잖아요.
포이어바흐는 신도 그렇다고 봤어요.
저 위에 따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자기 마음속 가장 좋은 것들을 하늘에 비춰 만든 상이라는 거죠.
포이어바흐는 사람들이 신에게 붙이는 성질을 하나씩 뜯어봅니다.
신은 사랑이 넘치고, 지혜롭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죠.
그런데 사랑·지혜·의지는 원래 다 인간의 것이에요.
다만 우리는 조금밖에 못 사랑하고 조금밖에 모르니까, 그 성질을 한없이 크게 부풀려 "무한한 사랑", "완전한 지혜"라 부르고 그걸 신이라 이름 붙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씁니다.
"Die Religion ist die Reflexion, die Spiegelung des menschlichen Wesens in sich selbst", 곧 "종교는 인간 본질이 자기 자신 안에 비친 반영이다"라고요.
쉽게 말하면, 신에 대해 말하는 문장에서 '신'이라는 단어를 '인간'으로 바꿔 읽으면 원래 뜻이 드러난다는 거예요.
"신은 사랑이다"는 사실 "사랑이야말로 인간에게 신적인 것이다"라는 말이었던 셈이죠.
제목만 보면 종교를 때려 부수는 책 같지만, 포이어바흐 본인은 '무신론자'라는 딱지를 거부했어요.
자기는 종교의 적이 아니라 벗이라고 했고, 목표는 종교를 없애는 게 아니라 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이라는 이름으로 딴 데 보내 버린 좋은 것들을, 원래 주인인 인간에게 되돌려주자는 뜻이었죠.
그래서 2판 서문에서 그는 자기 역할을 이렇게 낮춥니다.
"Ich aber lasse die Religion sich selbst aussprechen; ich mache nur ihren Zuhörer und Dolmetscher, nicht ihren Souffleur", 곧 "나는 종교로 하여금 스스로 말하게 할 뿐이다. 나는 다만 그 청자이자 통역자일 뿐, 대사를 불러 주는 프롬프터가 아니다"라고요.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게 아니라, 종교가 이미 품고 있던 속뜻을 옮겨 적을 뿐이라는 겁니다.
효과는 즉각적이고 컸어요.
훗날 엥겔스는 1886년 회고에서 "이 책의 해방적 효과는 직접 체험해야만 짐작할 수 있다. 열광은 전반적이었다. 우리는 모두 순간적으로 포이어바흐주의자였다"라고 적었습니다.
젊은 지식인들이 이 한 권에 사로잡혔다는 이야기죠.
영향은 독일 밖으로도 번졌어요.
1853년부터 1854년 사이에는 영국 작가 조지 엘리엇(본명 메리언 에번스)이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해, 영어권 독자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모두가 열광한 건 아니고, 초기에는 헤겔 사상의 연장쯤으로 여긴 사람도 많았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해요.
『기독교의 본질』(1841)의 핵심은 딱 한 문장, "신은 인간의 거울이다"로 요약됩니다.
신에게 붙은 사랑·지혜·전능은 인간이 자기 본질을 한없이 부풀려 하늘에 비춘 상이라는 거예요.
포이어바흐는 이 책으로 종교를 없애려 한 게 아니라, 인간이 신에게 빌려준 좋은 것들을 인간에게 되찾아 주려 했습니다.
그래서 신을 궁금해하던 시선을 인간 자신에게로 돌려세운 책이라고 기억하면 됩니다.
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