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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사티아그라하는 '진리를 꽉 붙잡는다'는 뜻이에요. 미워하거나 때리지 않으면서도 부당한 명령에 협력하기를 딱 거부해서, 그 부당함이 스스로 힘을 잃고 무너지게 만드는 저항 방식이지요.
반에서 누군가 억지 규칙을 만들었다고 생각해 볼게요.
화를 내며 싸울 수도 있고, 무서워서 그냥 따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세 번째 길이 있어요.
소리치지도, 때리지도 않지만 "이건 옳지 않으니 저는 따르지 않겠습니다" 하고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버티는 거예요.
간디가 만든 사티아그라하가 바로 이 세 번째 길이에요.
사티아그라하(Satyagraha)는 산스크리트어 두 낱말을 붙인 말이에요.
사티아(satya)는 '진실', 아그라하(agraha)는 '꽉 붙잡음, 굳게 고집함'이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우리말로 '진리파지(眞理把持)', 즉 '진리를 붙든다'라고 옮겨요.
간디는 1906년 9월 11일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의 항의 집회에서 이 방법을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았어요.
간디는 1893년부터 1914년까지 21년 동안 남아프리카에서 변호사로 살았어요.
그런데 1906년, 그곳 트란스발 정부가 인도인과 중국인에게만 지문을 강제로 등록하게 하는 법을 만들었어요.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손도장을 찍고 다니라는 거였지요.
간디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알아차렸어요.
이건 단순히 불편한 제도가 아니라,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며 그 사람의 존엄을 짓밟는 일이라는 거였죠.
그래서 그는 폭력으로 맞서지도, 겁먹고 순순히 따르지도 않는 저항을 택했어요.
부당한 명령에는 손도장을 찍지 않고 버티되, 상대를 미워하거나 다치게 하지는 않는 방식이었어요.
무거운 상자를 여러 사람이 함께 들고 있다고 해 볼게요.
그 상자가 '나쁜 규칙'이라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용히 손을 떼는 순간 상자는 스스로 주저앉아요.
간디는 지배도 이와 같다고 봤어요.
1909년에 쓴 『힌드 스와라지(Hind Swaraj)』에서 그는 이렇게 주장했어요.
영국이 인도를 다스릴 수 있는 건 인도인이 협력해 주기 때문이고, 인도인이 협력을 거두면 그 지배는 저절로 무너진다는 거였죠.
그래서 사티아그라하의 핵심은 '때리기'가 아니라 '협력하지 않기'예요.
세금을 안 내거나, 부당한 법을 따르기를 거부하거나, 만들어진 명령에 손을 보태지 않는 거예요.
여기서 '진실'이 왜 중요할까요?
간디는 "God is Truth(신은 진실이다)"라고 말했다가 나중에 이를 "Truth is God(진실이 신이다)"으로 바꿨어요.
그에게 저항의 무기는 총이 아니라 진실 그 자체였어요.
내가 옳다는 확신이 있으면, 맞고 갇혀도 굽히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사티아그라하를 '그냥 참기'나 '비겁하게 피하기'로 오해하기 쉬워요.
하지만 간디의 생각은 달랐어요.
그는 비폭력을 '무한히 우월하다'고 여기면서도, 겁먹고 도망치는 비겁함보다는 차라리 맞서 싸우는 폭력이 낫다고까지 말했어요.
즉 사티아그라하는 무서워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넘어서 당당히 버티는 용기예요.
그래서 이 저항에는 지켜야 할 태도가 있었어요.
간디는 이렇게 말했어요.
"조급함도, 야만도, 오만도, 부당한 압박도 있어서는 안 된다. (…) 불관용은 자기 대의에 대한 믿음의 결여를 드러낸다."
상대를 미워하거나 몰아세우면, 그건 이미 진실을 붙잡은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 구분 | 폭력 저항 | 비겁한 순종 | 사티아그라하 |
|---|---|---|---|
| 마음 | 미움·분노 | 두려움 | 진실에 대한 확신 |
| 방법 | 상대를 다치게 함 | 그냥 따름 | 협력을 거부함 |
| 상대를 | 적으로 봄 | 무서워함 | 설득해야 할 사람으로 봄 |
인도로 돌아온 뒤 간디는 이 방법을 여러 번 펼쳤어요.
1917년 비하르 참파란에서는 강제로 인디고(염료 식물)를 재배하던 가난한 소작농을 위해 첫 대규모 사티아그라하를 성공시켰어요.
1918년 구자라트 케다에서는 홍수와 기근에 시달린 농민을 위해 세금 감면 운동을 이끌었지요.
가장 유명한 건 1930년의 '소금 행진'이에요.
영국은 인도인이 스스로 소금을 만들지 못하게 하고 세금을 물렸는데, 간디는 3월 12일부터 4월 6일까지 388킬로미터를 걸어 바닷가로 가서 손수 소금을 만들었어요.
총 한 번 쏘지 않고, 그저 '부당한 법을 따르지 않는' 행동 하나로 온 세계의 눈길을 모았지요.
사티아그라하는 '진리를 붙잡는다'는 뜻의 저항 방식이에요.
첫째, 상대를 미워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아요.
둘째, 그렇다고 겁먹고 따르지도 않아요.
셋째, 부당한 명령에 '협력하지 않음'으로써 그 부당함이 스스로 힘을 잃게 만들어요.
간디가 1906년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시작해 참파란, 케다, 소금 행진으로 이어 간 이 방법의 밑바탕에는 '진실이 가장 큰 힘'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억지스러운 일을 마주했을 때 소리치는 대신 '나는 여기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조용히 버티는 것, 그것이 바로 진리파지의 정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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