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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람모한 로이는 힌두교와 기독교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우상숭배와 기적담 같은 껍데기를 걷어내면 두 종교 모두 '하나의 신을 섬기고 바르게 살라'는 같은 알맹이를 가리킨다고 봤어요. 그래서 예수의 도덕적 가르침만 따로 뽑아 책으로 엮되, 삼위일체나 기적 이야기는 종교의 본질이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두 요리를 앞에 두고 "둘 다 결국 밥심으로 먹는 거잖아"라고 말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겉모습은 달라도 속은 통한다고 보는 눈이지요.
람모한 로이(1772년부터 1833년까지 산 인물)가 힌두교와 기독교를 놓고 한 일이 딱 이랬어요.
로이는 인도 벵골의 종교·사회 개혁가예요.
산스크리트어와 페르시아어, 영어에 능통했고 아랍어·라틴어·그리스어까지 읽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여러 종교의 경전을 남의 번역이 아니라 원어로 직접 읽었지요.
이렇게 직접 비교한 끝에 그는 이런 결론에 이르렀어요.
힌두교든 기독교든, 미신과 겉치레를 걷어내면 남는 핵심은 똑같다는 거였어요.
바로 '하나의 신을 섬기고 도덕적으로 살라'는 가르침이었지요.
로이는 1820년에 《The Precepts of Jesus - The Guide to Peace and Happiness》, 우리말로 '예수의 가르침,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책을 냈어요.
여기서 그는 복음서에 담긴 예수의 말 가운데 '이웃을 사랑하라' 같은 도덕적 가르침만 골라 따로 엮었어요.
대신 물 위를 걷거나 죽은 사람을 살렸다는 기적 이야기, 아버지·아들·성령이 한 분이라는 삼위일체 교리는 빼 버렸어요.
사과를 먹을 때 과육은 먹고 껍질은 벗겨 내는 것과 비슷해요.
로이가 보기에 예수의 '알맹이'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르치는 도덕이었고, 기적과 복잡한 교리는 그 알맹이를 감싼 껍질이었던 셈이지요.
신은 오직 한 분이라는 그의 믿음과 어긋나는 부분은 과감히 덜어냈어요.
재미있는 건, 로이가 기독교에 들이댄 바로 그 칼을 자기 종교인 힌두교에도 똑같이 들이댔다는 점이에요.
그는 유럽인 지인들 앞에서 힌두교를 이렇게 변호했어요.
"superstitious practices which deform the Hindu religion have nothing to do with the pure spirit it dictates!"
힌두교를 일그러뜨리는 미신적 관행들은 그것이 가리키는 순수한 정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이에요.
즉 우상숭배나 무의미한 의례는 힌두교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 나중에 낀 때 같은 것이고, 진짜 힌두교는 베단타가 말하는 '하나의 신'을 향한다고 본 거예요.
이 '하나의 신'이라는 잣대는 그가 아주 일찍부터 손에 쥐고 있었어요.
1804년에 페르시아어로 쓴 첫 신학책 《Tuhfat-ul-Muwahhidin》, '유일신론자에게 주는 선물'에서 이미 신은 하나라고 주장했거든요.
그는 이 잣대 하나로 힌두교와 기독교를 똑같이 재어 본 것이지요.
로이가 두 종교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걷어냈는지 정리하면 이렇게 돼요.
| 구분 | 남긴 알맹이 | 걷어낸 껍데기 |
|---|---|---|
| 힌두교 | 베단타의 유일신 사상, 바른 삶 | 우상숭배, 무의미한 의례 |
| 기독교 | 예수의 도덕적 가르침, 한 분인 신 | 기적담, 삼위일체 교리 |
표를 보면 두 칸의 '남긴 알맹이'가 사실상 같은 곳을 가리킨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것이 로이 비교의 핵심이에요.
그는 어느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이 틀렸다고 편들지 않았어요.
두 종교 모두 순수한 부분과 나중에 낀 미신을 함께 품고 있으니, 각자 껍데기를 걷어내면 같은 진리에서 만난다고 본 거예요.
로이는 말년에 영국 브리스틀에서 유니테리언 신앙을 가진 친구 랜트 카펜터를 만나고 예배당에서 설교도 했어요.
유니테리언은 신이 한 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흐름이라, 그의 유일신 잣대와 잘 통했지요.
이렇게 그는 인도인이면서 서구의 벗이 될 수 있었어요.
서로 다른 종교를 두고 싸우는 대신, 공통의 알맹이를 찾아보려 한 그의 태도는 오늘날 '종교 간 대화'의 오래된 밑그림처럼 읽혀요.
물론 껍데기라 여긴 것을 그 종교의 진짜 신자들은 소중히 여길 수도 있으니, 이 비교가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서로를 원어로 읽고 같은 기준으로 정직하게 재어 보려 한 시도 자체가 드문 일이었지요.
람모한 로이의 힌두·기독교 비교는 '하나의 신'이라는 잣대 하나로 두 종교를 똑같이 재어 본 작업이었어요.
예수에게서는 도덕적 가르침을 남기고 기적과 삼위일체를 덜어냈고, 힌두교에서는 유일신 사상을 남기고 우상숭배와 의례를 걷어냈어요.
두 종교의 껍데기를 벗기면 같은 알맹이에서 만난다는 것, 그리고 그 알맹이는 한 분인 신을 섬기고 바르게 사는 일이라는 것.
이 두 문장만 기억하면 로이의 비교를 손에 쥔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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