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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장재가 말한 신화(神化)에서 '화(化)'는 계절이 바뀌듯 서서히 진행되어 눈에 보이는 변화이고, '신(神)'은 그 변화를 일으키면서도 우리가 다 헤아릴 수 없는 신묘한 작용이에요. 둘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기(氣)가 움직이는 두 얼굴이에요.
북송의 유학자 장재(1020년~1077년, 호는 횡거)는 세상 만물이 '기(氣)'라는 하나의 재료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 사람이에요.
그가 1076년에 완성한 책 《정몽(正蒙)》에는 그 기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설명하는 열쇳말이 나오는데, 그게 바로 신화(神化)예요.
신화는 신(神)과 화(化), 두 글자를 붙인 말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신은 '귀신'이 아니고, 화는 우리가 아는 '옛날이야기'가 아니에요.
화(化)는 서서히 진행되어 눈에 보이는 변화를 뜻하고, 신(神)은 그 변화를 일으키면서도 우리가 다 헤아릴 수 없는 신묘한 힘을 뜻해요.
쉽게 말하면 '눈에 보이는 변화(化)'와 '그 변화가 왜 일어나는지 모를 만큼 오묘한 근원(神)'을 한 단어에 담은 거예요.
먼저 화(化)를 볼게요.
냄비의 물이 끓는 장면을 떠올려 봐요.
물은 갑자기 수증기가 되지 않아요.
미지근해지고, 뜨거워지고, 김이 오르고, 마침내 끓어요.
이렇게 단계를 밟아 이어지는 변화, 자취가 남는 변화가 바로 화예요.
씨앗이 나무가 되는 것도 그래요.
어제와 오늘의 새싹은 거의 똑같아 보이지만, 한 달이 지나면 분명히 자라 있어요.
봄이 여름으로 넘어가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날 갑자기 여름이 되는 게 아니라, 조금씩 따뜻해지다 보면 어느새 여름이에요.
장재에게 화란 이렇게 기가 모이고 흩어지며 천천히, 이어서 바뀌어 가는 과정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요.
물은 '왜' 끓고, 씨앗은 '왜' 자랄까요?
우리는 온도나 물과 빛을 말할 수 있지만, 그 모든 걸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손에 쥐고 설명하지는 못해요.
변화가 일어나게 만드는, 눈에 안 보이면서 딱 짚어 헤아리기 어려운 그 오묘한 힘, 그게 바로 신(神)이에요.
조심할 점이 있어요.
장재의 신은 하늘에 앉아 세상을 조종하는 인격신이 아니에요.
그는 없는 것에서 있는 것이 나온다는 생각이나, 세상이 텅 빈 환상이라는 생각을 모두 반대하고, 만물은 실제로 있다고 봤어요.
그러니 신은 초자연적 유령이 아니라, 기 안에 본래 들어 있는 '헤아릴 수 없는 작용력' 그 자체예요.
밤에 별이 도는 것을 보며 우리가 '참 신묘하다'고 감탄할 때의 그 느낌에 가까워요.
가장 중요한 대목이에요.
신과 화는 두 물건이 아니라 한 기의 두 얼굴이에요.
표로 보면 이래요.
| 구분 | 화(化) | 신(神) |
|---|---|---|
| 성격 |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 | 헤아릴 수 없는 근원의 힘 |
| 눈에 | 보임(자취가 남음) | 안 보임 |
| 비유 | 물이 끓는 과정 | 끓게 만드는 오묘함 |
장재는 기가 하나이면서 동시에 음(陰)과 양(陽)이라는 두 성질을 함께 지닌다고 봤어요.
기가 하나로 꿰어져 있기에 그 안에 헤아릴 수 없는 신묘함(神)이 있고, 음양 둘로 나뉘어 서로 밀고 당기기에 눈에 보이는 변화(化)가 생겨요.
그래서 신 없이 화만 있거나, 화 없이 신만 있을 수 없어요.
장재가 남긴 '구필화이해(仇必和而解)', 곧 '대립하는 것은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 풀린다'는 말이 이걸 잘 보여줘요.
음과 양이 맞부딪히다 조화롭게 풀리는 그 과정이 화이고, 그 과정을 오묘하게 이끄는 힘이 신이에요.
장재의 신화는 세상을 보는 눈을 하나 건네줘요.
우리는 보통 눈에 보이는 결과(화)만 보고 놀라거나 실망해요.
하지만 그 뒤에는 늘 서서히 쌓여 온 흐름과, 다 설명하기 어려운 오묘한 힘(신)이 함께 움직이고 있어요.
실력이 느는 것도, 마음이 변하는 것도 하루아침의 마법이 아니라 조금씩 진행된 변화이고, 그 변화에는 우리가 다 헤아리지 못하는 무언가가 늘 깃들어 있다는 거예요.
신화(神化)는 장재가 《정몽》에서 기의 움직임을 설명한 말이에요.
화(化)는 물이 끓듯 서서히 이어져 눈에 보이는 변화이고, 신(神)은 그 변화를 일으키면서도 다 헤아릴 수 없는 신묘한 힘이에요.
둘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기가 지닌 두 얼굴이라, 화 뒤에는 늘 신이 있어요.
오늘 우리 눈앞의 변화를 볼 때도, 겉으로 보이는 과정과 그 밑에서 오묘하게 흐르는 힘을 함께 떠올리게 해 주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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