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좀 가리지 마라디오게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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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시선을 180도 돌렸어요. '펭귄이 유전자를 퍼뜨린다'가 아니라 '유전자가 펭귄을 만든다'고요. 마치 손님이 택시를 부르듯, 유전자는 우리 몸을 '타고' 다음 세대로 넘어가요. 내 유전자의 50%는 자식에게, 25%는 조카에게 들어있어요. 그럼 유전자 입장에선? 자식 2명 = 조카 4명이에요. 그래서 부모는 자식에게 올인하고, 형제끼리는 적당히 경쟁하는 거예요. 유전자는 이기적이지만, 그게 우리를 때론 이타적으로, 때론 냉정하게 만들어요. 생명은 유전자의 생존 기계였던 거죠.
공작 수컷의 꼬리는 불편해 보여요. 포식자한테 잡아먹히기 딱 좋죠. 그런데 왜 그렇게 진화했을까요? 유전자 관점에선 답이 명확해요. '이렇게 불편한 꼬리를 달고도 살아있다 = 나 엄청 건강해'라는 신호거든요. 암컷이 그런 수컷을 선택하면 건강한 유전자를 자식에게 물려줄 확률이 높아요. 일개미가 여왕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일개미는 번식을 못 하지만, 여왕과 75%의 유전자를 공유해요. 여왕이 알을 많이 낳으면 자기 유전자가 더 퍼지는 거죠. 도킨스의 이론은 생물학의 미스터리들을 한 번에 풀어버렸어요.
동생이 다가오면 왜 자동으로 과자를 가방에 숨기게 될까요? 유전자가 속삭이거든요. '네 자원은 네 생존에 써야 해.' 친구들끼리 점심 메뉴 정할 때 양보하는 것도 비슷해요. '오늘 양보하면 다음엔 내 의견을 들어줄 거야'라는 계산이 본능적으로 깔려있어요. 이걸 '호혜적 이타주의'라고 해요. 심지어 좋아하는 아이돌 굿즈를 모으는 것도 유전자 전략이에요. '이 집단에 속하면 생존에 유리해'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죠. 도킨스의 발견은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들이 사실은 30억 년 전부터 다듬어진 생존 전략이란 걸 보여줘요. 우린 정말 유전자의 택시예요. 근데 알고 타면, 좀 더 재밌게 운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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