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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경기가 좋아졌다 나빠지는 건 우연이 아니라, 새 기술과 새 상품 같은 혁신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잦아드는 물결 때문이라는 설명이에요. 혁신이 쏟아지면 호황, 다들 따라 해서 이익이 얇아지면 불황이 옵니다.
동네 골목에 처음으로 붕어빵 트럭 하나가 들어와 대박이 났다고 해봐요.
그걸 본 사람들이 "나도 해볼까" 하며 트럭을 몰고 옵니다.
골목이 붕어빵 트럭으로 붐비고 장사가 잘 돌아가요.
그런데 트럭이 너무 많아지니 손님을 나눠 먹게 되고, 남는 게 줄어 몇 대는 문을 닫습니다.
그러다 누군가 또 새로운 걸 들고 나타나면, 골목은 다시 들썩이지요.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0)가 1939년에 두 권짜리 《경기순환론》에서 말한 게 정확히 이 이야기예요.
그는 경기가 오르내리는 진짜 엔진을 '혁신'에서 찾았습니다.
독일어로 이 생각을 Innovationskonjunktur라고 부르는데, Konjunktur는 '경기', 즉 살림살이가 잘 도는지 아닌지를 뜻해요.
그러니까 이 말은 '혁신이 만드는 경기'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혁신은 거창한 발명만을 가리키지 않아요.
새 상품을 내놓는 것, 물건을 더 싸게 만드는 새 방법을 쓰는 것, 안 팔던 곳에 새 시장을 여는 것—이렇게 '새로운 것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일'이 모두 혁신입니다.
아이디어를 머릿속에만 두면 혁신이 아니고, 돈이 오가는 현실로 끌어내야 혁신이에요.
경기가 물결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앞선 한 사람이 새 혁신으로 큰 이익을 봐요.
그 이익을 본 사람들이 우르르 따라 하면서 은행 대출과 투자가 몰리고, 공장이 돌고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이게 호황이에요.
하지만 너도나도 같은 걸 하면 시장이 꽉 차고 이익이 얇아지죠.
그러면 투자가 식고 경기가 가라앉는 불황이 옵니다.
중요한 건 슘페터가 이 불황을 '병'으로만 보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그에게 불황은 몸이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몰려온 혁신을 경제가 자기 몸에 흡수하고, 낡은 것을 정리하며, 다음 물결을 준비하는 재정비 시간인 거예요.
슘페터는 경기의 물결이 하나가 아니라, 길이가 다른 여러 물결이 겹쳐서 나타난다고 봤어요.
바다에서 큰 너울과 작은 잔물결이 동시에 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는 네 종류의 주기를 겹쳐 설명했어요.
| 주기 이름 | 대략의 길이 | 큰 이미지 |
|---|---|---|
| 콘드라티예프 | 약 54년 | 철도·전기 같은 큰 혁신의 긴 너울 |
| 쿠즈네츠 | 약 18년 | 건설·인구가 만드는 중간 물결 |
| 주글라 | 약 9년 | 설비 투자가 만드는 물결 |
| 키친 | 약 4년 | 재고가 늘고 주는 잔물결 |
이 네 물결이 어떤 해에는 마루끼리 겹쳐 크게 부풀고, 어떤 해에는 골끼리 겹쳐 깊이 꺼져요.
우리가 실제로 겪는 들쭉날쭉한 경기는 이 물결들이 포개진 결과라는 겁니다.
경기가 왜 오르내리는지, 흔한 생각은 전쟁이나 흉년 같은 '바깥의 사고'가 경제를 흔든다는 거예요.
슘페터의 답은 결이 다릅니다.
흔들림의 원인이 밖이 아니라 경제 '안'에 있다고 본 거죠.
혁신을 들고 뛰어드는 사람들이 스스로 호황을 만들고, 그 성공이 다시 불황을 부른다는 겁니다.
| 물음 | 흔한 생각 | 슘페터의 답 |
|---|---|---|
| 흔들림의 원인 | 전쟁·재해 같은 바깥 사고 | 경제 안의 혁신 물결 |
| 불황의 뜻 | 피해야 할 고장 | 새 혁신을 소화하는 정리 시간 |
| 주인공 | 우연·외부 충격 | 혁신에 뛰어드는 사람들 |
그래서 슘페터의 경기순환론은 경기를 '고쳐야 할 고장'이 아니라 '숨 쉬듯 오르내리는 리듬'으로 바라봐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한 회사가 성공하자 수많은 회사가 앱과 부품을 만들며 몰려들었고, 관련 산업이 몇 년간 크게 부풀었어요.
그러다 시장이 포화되면 성장이 둔해지고, 다시 다음 기술을 기다리게 되죠.
슘페터가 80여 년 전에 그린 그림이 지금도 그대로 돌아가는 셈이에요.
슘페터의 혁신 경기순환론은 경기의 오르내림을 우연이나 바깥의 사고가 아니라, 혁신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잦아드는 물결로 설명해요.
새 혁신이 이익을 내면 모방자가 몰려 호황이 오고, 시장이 차서 이익이 얇아지면 불황이 오며, 그 불황은 다음 물결을 준비하는 정리 시간입니다.
길이가 다른 네 주기가 겹쳐 실제 경기가 만들어진다는 그림까지 기억해 두면, 뉴스 속 호황과 불황이 조금 다르게 보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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