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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콩트는 말년에 신을 믿는 대신, 지금까지 살아온 인류 전체를 하나의 큰 존재로 보고 그것을 예배하는 종교를 만들었어요. 하늘의 신이 아니라 '우리 인간들'을 사랑과 감사의 대상으로 삼자는 발상이었죠.
교회에 가면 신을 향해 기도하죠?
그런데 신을 지우고 그 자리에 '인류 전체'를 앉혀 보세요.
조상부터 지금 사람들, 앞으로 태어날 사람들까지 다 이어진 커다란 존재를 향해 감사하고 예배하는 거예요.
이게 바로 오귀스트 콩트가 만든 '인류교'(religion de l'Humanité)예요.
콩트는 1798년에 태어나 1857년에 세상을 떠난 프랑스 철학자예요.
젊을 때는 과학으로 세상을 설명하려 애썼는데, 나이가 들면서 '사람에겐 마음을 모을 종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그 종교의 중심은 눈에 안 보이는 신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우리 인간이어야 한다고 봤죠.
마치 위인전을 읽고 감동해서 그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지는 마음, 그 마음을 종교의 크기로 키운 셈이에요.
여기엔 아주 개인적인 사연이 숨어 있어요.
콩트는 1844년에 클로틸드 드 보라는 여성을 만나 깊이 사랑했어요.
그런데 그녀는 첫 남편과 헤어지지 못한 상태였고, 두 사람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 채 클로틸드는 1846년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허무하게 잃은 뒤, 콩트는 크게 변했어요.
그전까지는 감정보다 과학과 이성을 앞세웠는데, 이제는 '사람의 마음과 사랑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느낀 거죠.
그래서 그는 종교를 마음의 건강 문제로 봤어요.
콩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래요.
"La religion constitue donc pour l'âme, un processus normal, exactement comparable à celui de la santé envers le corps."
종교는 영혼에게, 몸에게 건강이 그렇듯 자연스럽고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뜻이에요.
몸이 아프면 안 되듯, 마음도 기댈 곳이 있어야 건강하다고 본 거죠.
인류교는 '과학 종교'라고도 불려요.
과학처럼 이치를 따지면서도 종교의 형식을 갖췄다는 뜻이에요.
콩트는 진짜 교회처럼 이 종교를 촘촘하게 설계했어요.
먼저 1849년에는 '실증주의 달력'을 새로 만들었어요.
우리가 1월, 2월 하고 부르는 대신, 위대한 인물의 이름을 달과 날에 붙여서 한 해 내내 인류의 은인들을 기억하게 한 거예요.
성인(聖人) 대신 과학자와 사상가를 기리는 셈이죠.
또 이 종교의 핵심 계명은 '타인을 위해 살라'였어요.
콩트가 남긴 "vivre pour autrui"라는 말인데, 여기서 '이타주의'(altruisme)라는 단어가 나왔어요.
1850년 무렵 콩트가 직접 만든 말이에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이 종교가 바라는 신앙심이었죠.
재미있게도 콩트는 이슬람에서도 형식을 빌려 왔어요.
젊을 때는 이슬람을 낮게 봤지만, 후기에는 그 단순하고 공동체적인 예배를 좋게 봐서, 무슬림이 메카를 향하듯 방향을 정해 예배하는 방식을 인류교에 넣자고 제안했어요.
콩트의 측근 피에르 라피트가 콩트의 아파트를 '우리의 카바'라고 부를 정도였죠.
그런데 이 인류교는 많은 사람을 당황하게 했어요.
과학으로 세상을 설명하자던 콩트가 갑자기 예배와 달력을 만드니, 제자들조차 등을 돌린 거예요.
실제로 에밀 리트레 같은 제자들은 이 종교가 초기의 과학 정신과 어긋난다며 콩트와 결별했어요.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이걸 재치 있게 정리했어요.
콩트에게는 두 사람이 있다는 거예요.
| 구분 | 어떤 콩트인가 |
|---|---|
| 좋은 콩트 | 과학으로 세상을 설명한 《실증철학강의》의 저자 |
| 나쁜 콩트 | 인류교라는 종교 체계를 만든 후기의 저자 |
그래서 지금도 학자들은 초기의 '과학하는 콩트'와 후기의 '종교 만드는 콩트'가 한 사람의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아니면 딴사람처럼 갈라진 건지 의견이 나뉘어요.
콩트 자신은 이 두 시기를 '두 개의 철학적 삶'이라고 불렀답니다.
인류교는 콩트가 말년에 만든 종교로, 신 대신 인류 전체를 예배 대상으로 삼았어요.
사랑하던 클로틸드를 잃은 뒤, 그는 사람에게도 마음을 모을 종교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달력·계명·예배 방향까지 갖춘 '과학 종교'를 설계했어요.
핵심 정신은 '타인을 위해 살라', 곧 이타주의였죠.
다만 과학을 앞세우던 콩트가 종교를 만든 탓에 밀은 '좋은 콩트'와 '나쁜 콩트'를 나눴고, 이 두 얼굴을 어떻게 이어 볼지가 지금도 남은 물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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