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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연필심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종이처럼 얇은 탄소 층이 수천 겹 쌓여 있어요. 과학자들은 100년 넘게 이 층을 한 장만 떼어내려고 했죠. 왜냐고요? 단 한 겹만 떼면 상상도 못 할 신기한 성질이 나타날 거라고 모두가 믿었거든요. 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어요. 첨단 장비로 깎아도, 화학약품으로 녹여도 탄소 층은 너무 얇아서 부서지기만 했죠. 이 '그래핀'이라는 물질은 교과서에만 존재하는 꿈의 물질이었어요.
2004년 어느 금요일 밤, 안드레 가임은 실험실에서 장난을 쳤어요. 연필심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떼고, 또 붙였다 떼고... 마치 피부 각질 제거하듯이요. 몇 번 반복하자 테이프가 점점 투명해졌어요. '설마?' 하는 마음으로 현미경으로 보니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죠. 탄소 원자가 딱 한 층만 남아 있었어요! 백 년 동안 못 푼 문제를 문구점에서 파는 테이프로 해결한 거예요. 동료 과학자들은 처음엔 믿지 않았어요. '그렇게 간단할 리 없다'면서요. 하지만 가임의 방법은 정말로 통했고, 전 세계 실험실에서 금요일 밤마다 테이프 뜯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한 겹짜리 그래핀은 정말 미쳤어요. 코끼리를 연필 위에 세워도 안 부러질 만큼 강하면서, 고무줄처럼 늘어나거든요. 전기는 구리선보다 100배나 빠르게 흐르고, 열도 다이아몬드만큼 잘 전달해요. 게다가 투명하기까지 해서 빛이 거의 다 통과하죠. 이런 물질은 지구상에 없었어요. 안드레 가임은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어요. 심사위원들은 '한 겹의 원자로 물리학 교과서를 다시 쓰게 했다'고 말했죠. 지금 전 세계에서 매년 그래핀 관련 논문이 5만 편씩 나와요. 한국에서도 KAIST, UNIST 같은 대학에서 밤낮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10년 뒤 너의 스마트폰은 지금과 완전히 다를 거예요. 그래핀 화면은 돌돌 말아서 필통에 넣을 수 있고, 떨어뜨려도 안 깨지거든요. 배터리는 1초 충전으로 일주일을 쓸 수 있죠. SF 영화 같다고요? 삼성과 LG는 이미 그래핀 배터리를 시험 중이에요. 운동화 밑창에 그래핀을 넣으면 농구화가 더 튀어 오르고, 테니스 라켓에 넣으면 공이 더 빠르게 나가요. 정수 필터에 쓰면 바닷물도 1초 만에 깨끗한 물로 바꿔요. 안드레 가임은 말했어요. '금요일 밤 실험실에서 장난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고. 너도 학교 과학실에서 누가 뭐래도 궁금한 걸 해봐요. 다음 노벨상은 네 손에서 나올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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