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코멘트
0
개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사마디(samādhi)는 명상이 극한까지 깊어져 '나'라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고 마음이 대상과 하나로 녹아버리는 상태예요. 라마크리슈나에게 그 대상은 신이었고, 사마디에 빠지면 몸의 감각까지 멈춰 옆에서 누가 불러도 깨어나지 못할 정도였어요.
좋아하는 노래에 푹 빠져 듣다 보면, 내가 어디 앉아 있는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잊어버릴 때가 있죠?
사마디(samādhi)는 그 몰입을 끝까지 밀어붙인 상태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산스크리트어로 '하나로 모으다'라는 뜻인데, 마음이 어떤 대상 하나에 완전히 모여서 '나'라는 느낌마저 사라지는 순간을 가리켜요.
라마크리슈나(1836년부터 1886년까지 살았던 인도 벵골의 힌두 수행자)에게 그 대상은 신, 특히 칼리 여신이었어요.
그는 신을 어찌나 간절히 그리워했던지, 그 마음이 깊어지다 못해 몸의 감각까지 멈추곤 했어요.
눈을 뜬 채로 멈춰 서고, 옆에서 사람들이 불러도 대답이 없었죠.
명상이 이렇게 극한까지 가서 나와 신의 경계가 통째로 녹아버린 상태, 그게 사마디예요.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아주 어릴 때였어요.
논길을 걷다가 먹구름을 배경으로 하얀 백로 떼가 날아오르는 걸 보고,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그대로 의식을 놓아버렸다고 해요.
이때 나이가 몇 살이었는지는 자료마다 달라서, 영어 위키백과는 열 살에서 열한 살 무렵, 중국어 위키백과는 여섯 살 때라고 적고 있어요.
어느 쪽이든 어린아이가 풍경 하나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긴 사건이었죠.
스무 살 무렵에는 더 강렬한 체험을 했어요.
칼리 여신을 직접 보고 싶은데 아무리 기도해도 나타나지 않자, 절망한 나머지 사원의 검을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대요.
바로 그 순간 '무한한 의식의 빛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환시를 보고 사마디에 빠졌다고 전해져요.
신을 향한 그리움이 극에 달했을 때 마음이 무너지듯 열린 거예요.
1865년, 베단타 철학을 가르치던 승려 토타 푸리(Tota Puri)가 그를 제자로 받아 출가 의식을 치러 줬어요.
이때 라마크리슈나는 '니르비칼파 사마디(nirvikalpa samādhi)'에 이르렀다고 해요.
어려운 말 같지만 '니르비칼파'는 '아무 구분도 형태도 없는'이라는 뜻이에요.
앞서 말한 사마디에서 신의 모습(칼리 여신)조차 사라지고 오직 텅 빈 하나만 남는 가장 깊은 단계인 셈이죠.
토타 푸리는 그에게 '파라마함사(Paramahamsa)'라는 칭호도 지어 줬어요.
놀라운 건 그가 이 상태를 무려 6개월이나 이어갔다고 전해진다는 점이에요.
몸이 거의 밥도 못 먹고 움직이지도 않으니, 한 이름 모를 수도승이 매일 막대기로 그의 몸을 두드려 억지로 깨워 겨우 목숨을 유지시켰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
사마디가 얼마나 깊으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될까 싶은 대목이죠.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어요.
실제로 일부 사람들은 그의 이런 체험을 뇌전증(간질) 발작으로 해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라마크리슈나 본인은 그 해석을 분명히 부정했어요.
그에게 사마디는 정신을 잃는 병이 아니라, 오히려 평소보다 훨씬 또렷하게 신과 만나는 순간이었으니까요.
이 체험은 서양에도 알려졌어요.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Romain Rolland)은 라마크리슈나가 겪은 이 합일의 느낌을 '대양적 감정(oceanic feeling)', 그러니까 큰 바다에 나 자신이 녹아드는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했어요.
또 영국 스코틀랜드 교회대학의 한 교수는 워즈워스의 시에 나오는 '트랜스(trance, 몰아지경)'라는 단어를 설명하다가 학생들에게 "닥시네스와르의 라마크리슈나에게 가 보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어요.
그만큼 그의 사마디는 살아 있는 사람이 실제로 보여 주는 몰아지경의 표본으로 여겨졌던 거죠.
사마디는 마음이 하나에 완전히 모여 '나'라는 느낌이 사라지고, 라마크리슈나의 경우 신과 통째로 하나가 되던 몰입의 상태예요.
어린 시절 백로 떼를 보다, 스무 살에 검을 든 절망 속에서, 그리고 출가 뒤 6개월간 이어진 깊은 단계까지 그의 삶은 이 사마디로 촘촘히 이어져 있었어요.
누군가에겐 발작처럼 보였지만 본인에겐 신과 만나는 가장 또렷한 순간이었고, 바다에 녹아드는 듯한 이 체험은 훗날 서양에까지 전해졌어요.
사마디를 기억할 때는, 노래에 푹 빠져 나를 잊는 그 순간을 신에게로 끝까지 밀어붙인 상태라고 떠올리면 돼요.
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