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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작위(作爲)는 세상을 다스리는 도(道)가 하늘이 저절로 내려준 원리가 아니라, 아주 먼 옛날 성인들이 사람들의 삶을 안정시키려고 일부러 만들어 낸 인위적 제도라는 뜻이에요. 도는 어디선가 발견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손으로 지어 놓은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축구를 떠올려 볼게요.
손으로 공을 만지면 안 된다는 규칙은 하늘이 원래부터 우주에 새겨 둔 법칙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경기를 재미있고 공정하게 만들려고 정해 놓은 약속이지요.
만약 규칙이 없었다면 그냥 서로 공을 안고 뛰는 난장판이 됐을 거예요.
오규 소라이(1666년부터 1728년까지 살았던 에도 시대 유학자)가 말한 '작위(作爲)'가 바로 이 이야기예요.
세상을 다스리는 큰 길, 곧 도(道)라는 것이 저절로 굴러가는 자연법칙이 아니라, 아주 먼 옛날 성인들이 사람들이 어지럽게 살지 않도록 일부러 만들어 낸 제도라는 뜻이에요.
'작위'라는 말 자체가 '지어서 만든 일'이라는 뜻이고요.
그래서 소라이에게 도는 '원래 있던 것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 둔 것'이었어요.
소라이가 살던 시대에 가장 힘이 셌던 학문은 주자학이었어요.
주자학은 도를 천리(天理), 즉 하늘이 미리 정해 놓은 우주의 이치라고 봤어요.
마치 중력처럼, 사람이 있든 없든 세상에 원래부터 깔려 있는 원리라는 거죠.
그러니 사람이 할 일은 그 이치를 마음속에서 잘 갈고닦아 발견하는 것이었어요.
소라이는 여기에 정면으로 반대했어요.
도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옛 성인들이 사람 사는 세상을 조화롭게 만들려고 세운 것이라고 봤지요.
중국 쪽 기록은 소라이 사상의 가장 큰 공헌으로 '성인이 이(理)를 세웠다'는 관점을 꼽아요.
이치가 하늘이 정한 게 아니라 성인이 세운 것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도는 사람 밖 우주에 있는 게 아니라, 옛 성인이 만들어 경전에 적어 둔 인위적인 살림살이 도구에 가까웠어요.
소라이 생각의 핵심은 '저절로 있는 것'과 '누가 만든 것'을 딱 갈라놓는 데 있어요.
표로 보면 한눈에 들어와요.
| 구분 | 자연(저절로) | 작위(作爲, 만든 것) |
|---|---|---|
| 무엇인가 |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있는 것 | 사람(성인)이 일부러 만든 것 |
| 도(道)는 어느 쪽? | 주자학은 이쪽으로 봄 | 소라이는 이쪽으로 봄 |
| 비유 | 해가 뜨고 지는 일 | 축구 규칙, 신호등, 달력 |
| 그래서 도는 | 발견하는 것 | 배우고 익혀서 지키는 것 |
하늘이 정한 것이라면 사람은 고개 숙여 따르기만 하면 돼요.
하지만 사람이 만든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물어볼 수 있고, 어떻게 만들어야 사람이 잘 사는지 궁리할 수도 있으니까요.
소라이가 정치와 제도를 그토록 중요하게 여긴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여기서 자주 하는 오해가 있어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하면 왠지 가짜, 억지, 거짓말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소라이가 말한 작위는 그런 뜻이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정반대예요.
축구 규칙이 가짜라서 안 지켜도 되는 게 아니듯, 성인이 만든 도는 사람들이 함부로 만든 게 아니라 세상을 살리려고 아주 정교하게 설계한 것이었어요.
만들었다는 말은 '값어치가 없다'가 아니라 '누군가의 지혜가 담긴 작품이다'에 가까워요.
또 하나, 소라이가 유교 자체를 내던졌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그것도 아니에요.
그는 유교의 경전과 성인을 오히려 더 깊이 떠받들었어요.
다만 도를 '하늘이 준 원리'로만 보면 성인이 실제로 만든 제도를 놓치게 된다고 봤을 뿐이지요.
그가 비판한 건 유교가 아니라, 도를 붙잡을 수 없는 우주 이치로 뭉뚱그려 버린 해석 쪽이었어요.
작위라는 생각은 지금 우리에게도 꽤 큰 울림을 줘요.
우리가 매일 따르는 법, 학교 규칙, 교통 신호는 하늘이 정한 절대 진리가 아니라 사람이 함께 살려고 만든 약속이에요.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잘못된 규칙은 다시 고칠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을 물어볼 수도 있게 되지요.
실제로 소라이의 이런 생각은 훗날 '지금의 제도가 정말 하늘이 정한 것이 맞나' 하고 되묻는 흐름으로 이어졌어요.
작위(作爲)는 오규 소라이가 도(道)를 설명한 방식이에요.
도는 하늘이 저절로 내려준 우주 원리가 아니라, 옛 성인들이 사람 사는 세상을 조화롭게 만들려고 일부러 지어 놓은 인위적 제도라는 것이지요.
주자학이 도를 '발견할 천리'로 봤다면, 소라이는 도를 '만들어 둔 작품'으로 봤어요.
여기서 '만들었다'는 말은 가짜라는 뜻이 아니라 사람의 지혜가 담겼다는 뜻이고, 사람이 만든 것이니 물어보고 고칠 수도 있다는 데까지 이어져요.
축구 규칙처럼, 도는 우주에서 주워 오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지어 준 약속이었다는 것, 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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