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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알 라지의 예언 비판은, 진리를 아는 힘인 이성이 사람 모두에게 고르게 주어졌으니 특정 예언자만 하늘의 말을 독점할 이유가 없다는 문제 제기예요. 다만 이 견해가 그의 진짜 생각인지는 지금도 논쟁 중이에요.
알 라지(864/865년~925/935년)는 이란 레이에서 태어나 바그다드 병원에서 일한 페르시아인 의사이자 철학자예요.
그는 환자의 몸을 진찰하듯, 종교의 주장도 증거로 따져 보려 했어요.
'예언 비판'은 아랍어로 나크드 알누부와(naqd al-nubuwwa)라고 해요.
나크드는 '따져 검토함', 누부와는 '예언자 노릇'을 뜻해요.
쉽게 말하면 "왜 하필 몇몇 사람만 신의 특별한 말을 받아 전한다고 하느냐"를 캐묻는 거예요.
비유하면 이래요.
교실 학생 모두가 똑같은 계산기를 손에 쥐고 있는데, 한 사람이 "나만 정답을 하늘에서 받아 왔으니 나를 믿어라"라고 한다면 좀 이상하겠죠.
라지에게 그 계산기가 바로 누구에게나 있는 이성이었어요.
다들 스스로 답을 낼 수 있다면, 굳이 한 사람의 입만 쳐다볼 이유가 없다는 거죠.
의사였던 라지는 스승의 말을 그냥 외우는 태도, 곧 타클리드(taqlid, 맹목적 답습)를 싫어했어요.
라지는 그리스 의학의 대가 갈레노스라 해도 자기 임상 관찰과 어긋나면 서슴없이 반박했죠.
병원에서 요로 질환 수백 건을 본 눈으로, 3건만 봤다는 갈레노스의 기록을 의심할 정도였으니까요.
이 '따져 보는' 태도를 라지는 종교에도 그대로 밀고 나갔어요.
후배 학자 알비루니가 남긴 저작 목록에는, 라지가 썼다는 두 권이 '이단적'이라고 적혀 있어요.
하나는 『예언에 관하여(Fī al-Nubuwwāt)』, 다른 하나는 『거짓 예언자들의 술책에 관하여(Fī Ḥiyal al-Mutanabbīn)』예요.
제목만 봐도 예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낌새가 느껴지죠.
전해지는 핵심 논리는 이래요.
이성은 신이 사람 모두에게 나눠 준 선물인데, 그 선물을 두고 왜 특정 예언자에게만 따로 진리를 내려 줄 필요가 있느냐는 거예요.
게다가 종교가 여럿으로 갈라져 서로 다투기까지 한다면, 그건 하늘의 하나뿐인 진리라기보다 사람들의 주장에 가깝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여기서 크게 조심할 점이 있어요.
라지의 종교·철학 책은 지금 온전한 형태로 남은 게 하나도 없어요.
그의 예언 비판으로 흔히 인용되는 말은 대부분, 아부 하팀 알라지가 쓴 『예언의 징표(Aʿlām al-nubuwwa)』에 실린 두 사람의 논쟁 기록에서 나와요.
문제는 아부 하팀이 이스마일파 선교사, 즉 라지의 반대편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게다가 그는 상대를 이름 대신 '이단자(mulḥid)'라고만 불렀어요.
반대편이 받아 적은 말을 그대로 라지의 속마음이라고 믿어도 될까요?
논쟁에서 이기려고 상대의 말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옮겼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 기록이 라지의 실제 생각을 얼마나 충실히 담았는지는 학계에서도 계속 다뤄지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날 연구자들의 의견이 갈려요.
표로 정리하면 이래요.
| 입장 | 주장 |
|---|---|
| 사라 스트룸사 | 라지는 모든 계시종교를 거부한 자유사상가였다 |
| 피터 애덤슨·마르완 라셰드 | 새 증거로 보면 예언이나 종교 전반을 공격한 건 아니다 |
흥미롭게도 알비루니는, 라지가 '이단적'이라던 책과 함께 예언자의 가르침을 전할 의무를 다룬 종교 옹호 책도 남겼다고 적었어요.
한 사람이 양쪽 성격의 글을 다 썼다는 셈이라, "라지는 종교를 통째로 부정한 사람"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가 쉽지 않아요.
라지의 예언 비판이 우리에게 남기는 건 어떤 결론이 아니라 태도예요.
"누가 말했으니 믿어라"가 아니라 "증거를 대 보라"고 되묻는 힘 말이에요.
동시에 이 주제는 자료를 다루는 법도 가르쳐 줘요.
어떤 사람의 생각을 그의 적이 남긴 글로만 판단하면 위험하다는 거예요.
라지 본인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반대편 기록만 남은 지금, 우리는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보다 "이렇게 전해진다"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직해요.
알 라지의 예언 비판(나크드 알누부와)은 이성이 모두에게 주어졌으니 특정 예언자의 진리 독점을 의심하자는 물음이었어요.
하지만 그의 원저는 사라졌고, 널리 알려진 내용은 반대편인 아부 하팀의 기록에 기대고 있어요.
그래서 학자들은 그가 종교를 통째로 거부했는지 지금도 다투죠.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그는 의학에서든 종교에서든 "그냥 따르지 말고 따져 보라"는 태도를 끝까지 놓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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