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내시: 합리성의 공식을 만들고 합리성을 잃은 천재 수학자 이야기
27쪽짜리 박사논문이 세상의 모든 협상 테이블을 바꿨다
존 내시는 자기 인생 최고의 업적을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1950년, 스물한 살의 내시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단 27쪽짜리 박사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의 내용은 이랬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자기 전략을 바꿀 이유가 없는 지점이 반드시 존재한다.
이것이 내시 균형이다. 협상 테이블, 핵 억제 전략, 경매 설계까지 오늘날 모든 곳에서 쓰이는 개념이다.
그런데 지도교수조차 처음엔 이 논문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했다.
정작 내시 본인도 이 논문을 "사소한 것"으로 여겼다.
그는 순수수학이 훨씬 중요하다고 믿었고, 이 27쪽은 그냥 제출해야 하는 과제에 가까웠다.
시험 때 대충 쓴 답안이 만점을 받고, 정성 들인 답안은 감점당하는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은가.
경제학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되는 개념 중 하나가, 본인이 가장 가볍게 여겼던 논문에서 나왔다.
그것이 내시 이야기의 첫 번째 아이러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