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튜링: 1400만 명을 구하고 조국에게 범죄자가 된 천재의 비극
매일 아침 나치의 편지를 훔쳐 읽는 것이 그의 출근이었다
총알 한 발 쏘지 않고 전쟁을 2년 앞당겨 끝낸 사람이 있어요.
그의 무기는 연필과 종이, 그리고 기계 한 대였어요.
앨런 튜링은 1939년, 영국 정부가 극비로 운영하던 암호 해독 기지 블레칠리 파크에 배치됐어요.
그의 임무는 독일군이 매일 주고받는 군사 통신을 해독하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그 암호가 어마어마하게 복잡했다는 거예요.
독일군은 에니그마라는 암호 기계를 썼어요.
쉽게 말하면, 매일 자정에 비밀번호가 바뀌는 자물쇠인데 그 비밀번호 조합이 159경 개였어요.
1 다음에 0을 17개 붙인 숫자예요. 슈퍼컴퓨터 없이는 평생 걸려도 못 뚫어요.
그런데 해를 넘기기 전에 반드시 풀어야 했어요.
다음 날 자정이 되면 암호가 또 바뀌니까, 24시간 안에 못 풀면 그날 수천 명이 더 죽을 수도 있었거든요.
튜링은 이 문제를 사람 손으로 푸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그는 기계를 만들었어요.
봄브(Bombe)라고 불린 이 장치는 사람이 할 수 없는 속도로 조합을 돌리며 암호의 패턴을 찾아냈어요.
역사가들은 이 기계 덕분에 연합군이 전쟁을 최소 2년 앞당겨 끝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1,400만 명의 목숨이 살아남았다고 추산해요.
전쟁터에 단 한 발도 나가지 않은 수학자가 연합군 전체를 통틀어 가장 결정적인 군사적 기여를 한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