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 소라이: 도덕은 발명품이라 말한 에도 시대 유학자
아버지의 추방이 남긴 것은 가난이 아니라 12년의 독서였다
에도 막부의 쇼군이 한 가문을 시골로 내쫓았을 때, 그는 자신이 100년 뒤 일본을 뒤흔들 사상가를 직접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1679년, 오규 소라이의 아버지가 5대 쇼군 도쿠가와 쓰나요시의 눈 밖에 나서 에도에서 쫓겨났어요.
열세 살 소라이는 가즈사, 지금의 지바현 시골 마을에서 갑자기 극빈 생활을 시작하게 됐죠.
그 시절 가족의 끼니를 이어준 건 마을 두부 장수 시치베에였어요.
시치베에는 매일 아침 외상으로 두부를 문 앞에 놓아두었어요.
소라이 가족은 그 두부로 버텼고, 소라이는 그 시간을 독서에 쏟았어요.
구할 수 있는 한문 원전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요.
여기서 반전이 있어요.
에도의 관학, 그러니까 나라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학문 체계 밖에 있었기 때문에, 소라이는 "이 책은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정답 없이 원전을 직접 마주할 수 있었어요.
회사에서 잘리고 시골로 내려갔는데, 그 시간이 오히려 인생 최고의 공부 기간이 된 사람의 이야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