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좀 가리지 마라디오게네스
햇빛 좀 가리지 마라디오게네스
기원전 200년쯤, 아폴로니우스라는 수학자가 원뿔 모양 점토를 칼로 싹둑싹둑 잘라봤어. 수평으로 자르면? 동그란 원이 나와. 비스듬히 자르면? 계란 모양 타원이 나오지. 더 기울여 자르면 포물선, 거의 세워서 자르면 쌍곡선이 튀어나왔어. "헐, 이 네 가지 모양만 있으면 되잖아?" 그는 8권짜리 책에 이 원뿔곡선의 모든 비밀을 썼어.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 이 넷이면 세상의 모든 곡선을 설명할 수 있었거든. 마치 게임에서 사기 아이템을 발견한 기분이었을 거야.
1800년이 지나고, 케플러라는 과학자가 "헉!" 하고 외쳤어.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도는 궤도가 아폴로니우스의 타원이었거든. 화성의 이상한 움직임도 다 설명됐어. 뉴턴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중력으로 물체가 날아가는 모든 경로를 원뿔곡선으로 증명했어. 대포알은 포물선, 인공위성은 타원, 우주선은 쌍곡선으로 날아가는 거야. 원뿔 하나로 우주의 법칙을 풀어낸 셈이지. 마치 한 가지 공식으로 모든 게임 스테이지를 깰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야.
체육시간에 농구공 던질 때, 그 포물선이 아폴로니우스가 발견한 곡선이야. 손전등을 벽에 비추면 나오는 타원형 빛도 마찬가지야. 네 스마트폰에 위치 알려주는 GPS 위성들? 얘네는 타원 궤도로 지구를 돌고 있어. 심지어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반사경도 포물선 모양이야. 빛을 한 방향으로 쫙 모으려고. 2200년 전 한 사람이 원뿔 잘라보다가 발견한 네 가지 모양이, 지금 네 일상 곳곳에 숨어서 세상을 굴리고 있는 거야. 다음에 공 던질 땐 한번 궤도를 자세히 봐봐. 아폴로니우스가 웃고 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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