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서 숨진 철학자 메를로퐁티, 데카르트를 반박하다
1961년 5월 4일, 펼쳐진 책 옆에서 발견된 시신
그가 숨진 책상 위에는, 그가 반박하려던 바로 그 책이 펼쳐져 있었어요.
1961년 5월 4일 저녁, 모리스 메를로퐁티는 자택 서재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되었어요.
책상 위의 책은 데카르트의 『광학(Dioptrique)』이었어요.
눈과 시각을 마치 정밀한 기계처럼 설명한, 1637년에 쓰인 책이에요.
메를로퐁티는 그 책에 반박하는 원고를 쓰던 중이었어요.
그는 평생 "우리는 몸으로 세계를 이해한다"고 주장한 철학자였어요.
그런데 정작 자기 몸이 보낸 경고 신호를 놓친 채, '시각이란 무엇인가'를 쓰다 숨졌어요.
마치 밤새 운동 영상을 만들다 정작 자기가 쓰러지는 유튜버 같은 아이러니예요.
그는 당시 53세, 콜레주 드 프랑스의 최연소 철학 교수였어요.
콜레주 드 프랑스는 파리에 있는 최고 권위의 연구 기관인데, 그 자리는 그가 직접 쟁취해낸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