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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능동적 역능이란 어떤 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양방향의 힘'이에요. 리드는 이 힘을 실제로 가진 존재, 곧 의지와 이해를 갖춘 행위자만이 변화를 일으키는 진짜 원인이라고 봤어요.
손을 들어 볼까요?
방금 팔이 올라간 건 누가 한 일이죠?
바로 여러분이에요.
그런데 언덕에서 굴러 내려가는 돌은 스스로 구른 게 아니라 그냥 밀려서 굴러가는 거예요.
이 둘의 차이가 토머스 리드가 말한 '능동적 역능(active power)'의 출발점이에요.
리드는 스코틀랜드 철학자예요.
1710년에 태어나 1796년에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 주저 『인간의 능동적 역능에 관한 에세이(Essays on the Active Powers of Man)』를 1788년에 펴냈어요.
여기서 리드는 능동적 역능을 이렇게 설명해요.
더 쉬운 말로 쪼갤 수 없는 단순한 개념이지만, 굳이 풀면 '그 힘을 발휘하면(exertion) 반드시 어떤 효과를 낳는 성질'이라고요.
그리고 진짜 역능을 가진 존재는 특별한 조건을 만족해요.
어떤 일을 '할 역능'과 '하지 않을 역능', '시도할 역능'과 '시도하지 않을 역능'을 동시에 가진다는 거예요.
리드는 이걸 '양방향 역능(two-way power)'이라고 불렀어요.
돌은 구르지 않을 수가 없지만, 여러분은 손을 들 수도 안 들 수도 있죠.
바로 그 '안 할 수도 있음'이 진짜 힘의 표시예요.
리드가 이 개념을 벼린 데는 상대가 있었어요.
바로 데이비드 흄이에요.
흄은 리드와 편지를 주고받던 사이였고, 리드는 애버딘에서 사촌과 함께 '와이즈 클럽(Wise Club)'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흄의 철학을 반박하는 걸 중요한 관심사로 삼았어요.
흄은 원인을 이렇게 봤어요.
우리가 불 뒤에 연기가 '항상 함께 나타나는 것(constant conjunction)'을 보고 습관적으로 '불이 연기의 원인'이라고 부른다는 거죠.
즉 원인이란 두 사건이 늘 붙어 다니는 패턴일 뿐이라는 생각이에요.
리드는 여기에 정면으로 맞섰어요.
늘 붙어 다닌다는 것과 진짜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요.
리드는 1788년 책에서 흄의 글 「자유와 필연에 관하여(Of Liberty and Necessity)」를 콕 집어 겨냥하며, 결정론과 도덕적 책임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흄식 화해론을 거부했어요.
리드는 '원인'이라는 말을 둘로 나눠요.
표로 보면 이래요.
| 구분 | 대중적 의미의 원인 | 효율적 원인 |
|---|---|---|
| 예시 | 불 뒤에 연기가 늘 따라옴 | 팔을 들려고 마음먹고 실제로 드는 나 |
| 정체 | 항상 함께 나타나는 패턴 | 힘을 발휘해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자 |
| 진짜 원인일까 | 아니다 | 그렇다 |
리드의 말을 그대로 들어 볼게요.
"An efficient or productive cause is that which has power to produce the effect, which produces a change by the exertion of its power."
풀이하면 '엄격한 의미의 원인이란 그 효과를 낳을 역능을 가지고, 그 역능을 발휘해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힘만 있어서는 안 되고 그 힘을 '발휘(exertion)'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힘을 가지고 스스로 발휘할 수 있는 건 누구일까요?
리드는 의지(will)와 이해(understanding)를 갖춘 존재, 곧 행위자(agent)뿐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리드의 이론을 '행위자 인과(agent causation)'라고 불러요.
원인은 '사건과 사건'의 관계가 아니라, 변화를 일으키는 '누군가' 자체라는 거예요.
불은 진짜 원인이 아니고, 손을 드는 여러분이 진짜 원인인 셈이죠.
리드에게 능동적 역능은 곧 '도덕적 자유(moral liberty)'와 같은 말이에요.
어떤 행동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힘을 실제로 가진 상태, 그게 자유예요.
그렇다면 우리를 움직이는 '동기(motive)'는 뭘까요?
필연론자들은 가장 강한 동기가 우리를 꼭두각시처럼 움직인다고 봤어요.
리드는 이렇게 반박해요.
이성적 동기는 우리를 억지로 끌고 가는 원인이 아니라, 재판관 앞에 선 증인의 증언이나 조언 같은 것이라고요.
"They function like advice or like the testimony of various parties in front of a judge."
판결을 내리는 건 결국 재판관, 곧 나 자신이에요.
리드는 '가장 강한 동기가 이긴다'는 말도 꼬집어요.
어느 동기가 가장 강한지 물으면 '이긴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답하니, 이건 빙글빙글 도는 순환 논리라 아무 기준도 못 준다고요.
그리고 왜 이 자유가 중요한지 이렇게 말해요.
인간에게 능동적 역능이 없다면 도덕적 의무도, 책임도, 칭찬과 비난도, 정의와 불의도 있을 수 없다고요.
숙제를 안 한 걸 두고 우리가 야단맞는 이유는, 할 수도 있었는데 안 했다고 여기기 때문이잖아요.
그 '할 수도 있었음'이 없으면 책임이라는 말 자체가 무너져요.
리드의 능동적 역능은 세 가지로 기억하면 좋아요.
첫째, 진짜 힘은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양방향의 힘이에요.
둘째, 늘 함께 나타나는 패턴은 진짜 원인이 아니고, 힘을 발휘해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자만이 진짜 원인이에요.
셋째, 그래서 도덕적 자유와 책임이 성립해요.
우리가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칭찬도 비난도 뜻을 갖는 거죠.
손을 들지 말지 지금 이 순간 정할 수 있는 그 작은 자유가, 리드가 흄의 회의에 맞서 지켜 내려 한 인간의 자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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