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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토머스 리드가 말한 '상식 제일원리'는 증명 없이도 이해하는 순간 곧바로 믿게 되는 자명한 밑바탕 진리예요. 눈앞의 사물이 실제로 있다는 믿음처럼, 그것을 부정하면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지식과 학문이 그 위에 세워져요.
집을 지을 때 맨 아래 주춧돌을 먼저 놓지요.
그 돌을 왜 놓느냐고 자꾸 캐물으면 결국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집이 서니까'라고 답할 수밖에 없어요.
토머스 리드(Thomas Reid, 1710~1796)가 말한 '상식 제일원리(first principles of common sense)'가 바로 이 주춧돌이에요.
스코틀랜드의 목사이자 철학자였던 리드는 애버딘의 킹스 칼리지와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가르쳤고, 애덤 스미스의 뒤를 이어 도덕철학 석좌를 맡았어요.
리드는 이 밑바탕 진리를 네 가지 이름으로 불렀어요.
'제일원리(first principles), 상식의 원리(principles of common sense), 공통 개념(common notions), 자명한 진리(self-evident truths)'라고요.
예를 들면 '우리가 감각으로 뚜렷이 지각하는 것들은 실제로 존재하며, 지각된 그대로다'가 그런 원리 중 하나예요.
눈앞의 사과가 진짜 있다는 믿음,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붙들고 사는 그 믿음이지요.
리드는 데이비드 흄의 회의주의에 답하려고 이 이야기를 꺼냈어요.
흄을 비롯한 데카르트, 로크, 버클리는 '정신은 오직 관념(idea)만을 직접 알 수 있다'는 생각, 이른바 '관념의 길(the way of ideas)'을 공유했어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머릿속 관념만 볼 뿐, 바깥 세상이 정말 있는지는 끝내 확신할 수 없게 돼요.
리드는 이 출발점 자체가 잘못됐다고 봤어요.
우리가 바로 아는 것은 머릿속 그림이 아니라 바깥 사물 그 자체라는 거예요.
회의론자가 '외부 대상이 정말 있다고 왜 믿느냐'고 따지자 리드는 이렇게 답했어요.
"This belief, sir, is none of my manufacture; it came from the mint of Nature."
즉 '이 믿음은 제가 만든 게 아닙니다, 자연의 조폐국에서 찍혀 나온 것입니다'라는 뜻이에요.
우리가 고른 게 아니라 타고난 것이라는 말이지요.
리드는 아무 생각이나 상식 원리로 부르지 않았어요.
진짜 제일원리를 가려내는 표지를 네 가지 제시했어요.
| 표지 | 뜻 |
|---|---|
| 부정하면 부조리 | 틀린 정도가 아니라 말이 안 됨 |
| 이해되자마자 믿어짐 | 증명 순서를 기다리지 않음 |
| 보편적 동의 | 시대·민족·학식과 상관없이 모두 인정 |
| 삶에 필수 | 자연이 무조건적으로 부여함 |
특히 두 번째가 핵심이에요.
리드는 이렇게 썼어요.
"...are no sooner understood than they are believed."
'이해되자마자 곧 믿어진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그는 이런 원리가 철학보다 앞선다고 했어요.
"Such principles are older, and of more authority, than Philosophy."
철학이 이 원리 위에 서는 것이지, 원리가 철학에 기대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여기서 조심할 게 있어요.
리드가 말한 'common sense'는 '다들 그렇게 생각하잖아' 하는 여론이나 소박한 눈치가 아니에요.
부정하면 부조리에 빠지고 모든 추론이 이미 전제하는, 자명하고 보편적인 밑바탕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예요.
그래서 리드를 '상식이니까 옳다'고 우긴 사람으로 보면 안 돼요.
그의 방식은 흄을 정면으로 논파한 게 아니라 입증 책임을 넘기는 방식이었어요.
'회의론자의 전제도 상식적 믿음보다 더 튼튼한 근거가 없다, 그럼 왜 상식을 버려야 하지?'라고 되묻는 거예요.
둘 사이가 순전한 적대였던 것도 아니에요.
리드는 책을 내기 전 원고를 흄에게 보내 검토받았고, 흄은 이 책이 재미있게 잘 쓰였다고 호평했으며, 두 사람은 '악의 없이(without bitterness)' 논쟁했어요.
칸트는 1783년 『프롤레고메나』에서 리드를 비티, 오스왈드와 묶어 '흄의 핵심을 놓쳤다'고 비판했어요.
하지만 학자들은 칸트가 리드의 책을 직접 읽었는지 의심하고, 정교한 리드를 덜 체계적인 두 사람과 같은 급으로 보는 건 부당하다고 해요.
리드의 문제의식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20세기에 G. E. 무어가 『상식의 옹호』(1925)와 『외부 세계의 증명』(1939)으로 이 물음을 분석철학의 중심으로 되돌렸고, 로더릭 치좀과 알빈 플랜팅가도 리드를 끌어왔어요.
특히 플랜팅가는 리드의 상식 원리를 '적절히 기초적인(properly basic)' 믿음의 본보기로 삼았지요.
리드의 상식 제일원리는 증명 이전에 이미 우리가 붙들고 사는 밑바탕 진리예요.
눈앞의 사물이 실제로 있다는 믿음처럼, 이해하는 순간 곧바로 믿게 되고 부정하면 말 자체가 무너지기에 모든 지식이 그 위에 세워져요.
리드는 이걸 '자연의 조폐국에서 찍혀 나온 믿음'이라 불렀고, 흄의 회의주의에 맞서 이 주춧돌을 지켰어요.
여론이 아니라 자명한 첫째원리라는 점, 이것만 기억하면 리드를 오해하지 않을 수 있어요.

데이비드 흄
David Hume
1711년
인과도 습관일 뿐, 경험을 끝까지 의심한 회의주의자.

이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1724년
네 행동이 모두의 법칙이 될 수 있게 하라, 의무의 윤리학.

토머스 리드
Thomas Reid
1710년
상식을 철학의 출발로 삼은 스코틀랜드 학자.

르네 데카르트
René Descartes
1596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근대 철학의 출발점.

존 로크
John Locke
1632년
마음은 백지, 경험이 지식을 만든다 한 경험론과 자유주의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Adam Smith
1723년
보이지 않는 손, 시장경제를 설명한 도덕철학자.

데이비드 흄
David Hume
1711년
인과도 습관일 뿐, 경험을 끝까지 의심한 회의주의자.

이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1724년
네 행동이 모두의 법칙이 될 수 있게 하라, 의무의 윤리학.

토머스 리드
Thomas Reid
1710년
상식을 철학의 출발로 삼은 스코틀랜드 학자.

르네 데카르트
René Descartes
1596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근대 철학의 출발점.

존 로크
John Locke
1632년
마음은 백지, 경험이 지식을 만든다 한 경험론과 자유주의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Adam Smith
1723년
보이지 않는 손, 시장경제를 설명한 도덕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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