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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애로 사회후생함수는 사회 구성원 각자의 선호 순위표를 입력받아, 사회 전체의 선호 순위 하나를 내놓는 규칙이에요. 이때 그 결과가 늘 앞뒤가 맞는 하나의 순서로 나와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요.
반에서 소풍 장소를 정한다고 해봐요.
민수는 바다>산>놀이공원, 지영이는 산>놀이공원>바다, 이렇게 저마다 순위표가 있어요.
이 여러 순위표를 넣으면 "반 전체의 순위표"가 하나 나오는 기계가 있다면, 그게 바로 애로 사회후생함수예요.
케네스 애로는 1951년 책 『사회적 선택과 개인의 가치(Social Choice and Individual Values)』에서 이 규칙을 이렇게 정의했어요.
각 개인마다 하나씩 주어지는 순서들의 집합을 받아, 그에 대응하는 하나의 사회적 순서 R을 진술하는 "과정 또는 규칙"이라고요.
핵심은 입력은 여러 명의 순위표, 출력은 사회의 순위표 하나라는 점이에요.
애로는 이 사회의 순위표를 R이라 적었고, 그 표기는 지금도 그대로 쓰여요.
한 가지 조건이 더 붙어요.
나온 결과 R은 항상 "완비적이고 이행적인" 순서여야 해요.
완비적이라는 건 어떤 두 선택지든 우열을 가릴 수 있다는 뜻이고, 이행적이라는 건 바다가 산보다 낫고 산이 놀이공원보다 나으면 바다가 놀이공원보다 나아야 한다는, 앞뒤가 맞는 순서라는 뜻이에요.
애로가 이 문제를 붙든 건 랜드(RAND) 연구소에서였어요.
1948년 여름부터 컨설턴트로 일했는데, 당시 게임이론은 개인을 단위로 짜여 있었어요.
그런데 랜드는 소련이나 미국 같은 "나라"를 하나의 행위자로 다루고 싶어 했죠.
랜드의 철학자 올라프 헬머가 "집단이 어떻게 선호를 가질 수 있느냐"고 물은 게 결정적 계기가 됐어요.
개인의 선호는 말이 되는데, "국가의 선호"가 성립하려면 개인들의 선호를 어떻게든 하나로 모아야 해요.
그 "모으는 규칙"을 형식으로 딱 정의한 게 사회후생함수예요.
애로는 뉴욕시립대 학부 시절 알프레드 타르스키의 관계논리 강의를 들었는데, 이때 배운 "관계"를 다루는 수학이 선호 순서를 형식적으로 표현하는 데 결정적인 도구가 됐어요.
재밌는 건, 애로도 처음엔 자기가 발견한 게 이미 잘 알려진 투표의 역설(18세기 콩도르세 역설, 다수결이 뱅글뱅글 도는 문제)일 뿐이라 생각했대요.
그런데 여러 집계 규칙을 이리저리 시도하다가, 자기가 세운 조건들이 서로 양립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죠.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에요.
사실 "사회후생함수"라는 말은 애로가 만든 게 아니에요.
애브럼 버그슨이 1938년 하버드 대학원생 시절 논문에서 처음 썼고, 그의 절친한 동료 폴 새뮤얼슨이 1947년 책에서 다듬었어요.
그래서 이걸 버그슨-새뮤얼슨 사회후생함수라 불러요.
이름은 같은데 구조가 달라요.
차이를 표로 볼게요.
| 구분 | 버그슨-새뮤얼슨 | 애로 |
|---|---|---|
| 입력 | 주어진 하나의 선호 집합 | 가능한 모든 선호 프로필 |
| 방식 | 단일 프로필 | 다중 프로필 |
| 물음 | 이 선호에서 최선은? | 어떤 선호든 다 통하는 규칙이 있나? |
버그슨-새뮤얼슨은 "지금 사람들 취향이 이렇다면 뭐가 최선일까"를 묻는 단일 프로필 방식이에요.
반면 애로는 "사람들 취향이 어떻게 바뀌든 그 모든 경우에 다 통하는 규칙이 있느냐"를 물어요.
그래서 무제한 정의역이라는 조건을 걸어요.
어떤 선호 조합이 들어와도 함수가 답을 내야 한다는 거죠.
이 차이 때문에 새뮤얼슨은 오래 애로와 논쟁했어요.
프로필이 계속 바뀌는 애로의 모델은, 하나의 주어진 선호에서 출발하는 자기들 방식과는 무관하다고요.
이언 리틀도 1952년 서평에서 취향이 변해 새 사회적 순서가 나와도 "그 취향 변화와 어떤 특정한 관계를 가질 필요는 없다"며 비슷한 비판을 했어요.
애로는 이 함수가 갖춰야 할 상식적인 조건 몇 가지를 공리로 세웠어요.
모두가 x를 y보다 좋아하면 사회도 그래야 하고(약한 파레토), 특정 한 사람이 늘 사회 전체를 결정하면 안 되고(비독재성), x와 y의 우열은 딴 선택지 z와 무관하게 정해져야 한다(무관한 선택지의 독립성) 같은 것들이에요.
이 조건들은 각각 다른 편에서 자세히 다루니 여기선 이름만 짚을게요.
가장 흔한 오해는 애로가 "민주적 투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증명했다는 거예요.
정확히는 그렇지 않아요.
애로가 보인 건, 선호를 "순위(서수적)"로만 다룰 때 위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하는 집계 규칙이 없다는 거예요.
만약 "나는 바다가 산보다 딱 이만큼 더 좋다"처럼 크기까지 비교하는 기수적 정보를 허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아마르티아 센이 보였듯, 효용을 사람 사이에 비교할 수 있게 하면 불가능성을 피할 수 있어요.
애로 자신은 "효용의 개인 간 비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입장에서 출발했지만요.
한 가지 더 짚자면, 애로의 1950년 원논문 증명엔 사실 오류가 있었어요.
1957년 줄리안 블라우가 지적했죠.
다만 핵심 통찰은 살아남았고, 애로는 1972년 존 힉스와 노벨 경제학상을 함께 받았어요.
당시 51세로 역대 최연소였고요.
애로 사회후생함수는 여러 사람의 선호 순위표를 넣으면 사회 전체의 순위표 하나가 나오는 규칙이에요.
그 결과는 앞뒤가 맞는 하나의 순서여야 하고, 어떤 선호 조합이 들어와도 통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죠.
같은 이름의 버그슨-새뮤얼슨 함수가 "지금 이 선호에서 최선"을 묻는 단일 프로필인 반면, 애로 것은 "모든 경우에 통하는가"를 묻는 다중 프로필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왜 이 개념이 그토록 큰 논쟁을 불렀는지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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