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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몽테스키외는 정치체제마다 그것을 실제로 굴러가게 하는 '마음의 원리'가 따로 있다고 봤어요. 공화국을 움직이는 원리는 시민이 자기 이익보다 나라 전체를 앞세우는 마음, 곧 미덕이에요. 이 마음이 식으면 공화국은 제도만 남고 속은 텅 비어요.
반 전체가 함께 쓰는 사물함을 떠올려 보세요.
관리하는 선생님이 늘 지켜보지 않아도, 반 아이들 모두가 '내 것처럼 아끼고 정리하자'고 마음먹으면 사물함은 깨끗하게 굴러가요.
그런데 저마다 '내 칸만 챙기면 돼'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무리 규칙을 붙여 놓아도 금세 엉망이 되죠.
프랑스 계몽주의 정치철학자 몽테스키외(1689년~1755년)는 1748년에 낸 《법의 정신》에서 정부를 세 가지로 나눴어요.
군주정, 공화정, 전제정이죠.
그리고 각 정부에는 그것을 실제로 굴러가게 하는 '원리(마음의 동력)'가 하나씩 있다고 봤어요.
공화국의 원리가 바로 미덕이에요.
여기서 미덕은 인사를 잘하거나 예의 바른 것 같은 개인의 착함이 아니라, 시민이 자기 이익보다 나라 전체(공익)를 사랑하고, 서로를 평등한 동료로 여기는 정치적 마음을 뜻해요.
몽테스키외는 공화정을 다시 둘로 나눴어요.
시민 전체가 다스리는 민주정과, 소수가 다스리는 귀족정이죠.
특히 민주정에서 미덕이 결정적이에요.
이유는 간단해요.
왕이 있는 나라에서는 왕의 명령과 벌이 사람들을 움직이고, 공포로 다스리는 나라에서는 무서움이 사람들을 움직여요.
그런데 공화국에서는 시민이 곧 주인이자 다스리는 사람이에요.
나를 억지로 시킬 바깥의 힘이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공화국은 시민 스스로가 '나보다 우리'를 택하는 마음에 통째로 기대게 돼요.
세금을 성실히 내고, 공동의 규칙을 지키고, 때로는 내 손해를 감수하는 일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하려는 마음, 그게 미덕이에요.
이 마음이 빠지면 투표도 법도 겉모습만 남아요.
몽테스키외가 세 정부를 원리로 나눈 걸 표로 보면 공화국의 자리가 또렷해져요.
| 정부 형태 | 움직이는 원리 | 쉽게 말하면 |
|---|---|---|
| 공화정 | 미덕 | 나보다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 |
| 군주정 | 명예 | 체면과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마음 |
| 전제정 | 공포 | 무서워서 복종하는 마음 |
재미있는 점은, 군주정은 사람들이 각자 명예와 체면을 좇는 것만으로도 굴러간다는 거예요.
왕이 질서를 잡아 주니까요.
하지만 공화국에는 그런 중심이 없어요.
그래서 몽테스키외 눈에 공화국은 가장 아름답지만 동시에 가장 깨지기 쉬운 정부였어요.
시민의 마음 하나에 온 무게가 걸려 있으니까요.
그럼 이 마음은 저절로 생길까요?
몽테스키외는 아니라고 봤어요.
미덕은 두 가지 토양에서 자라요.
첫째는 평등이에요.
재산과 신분의 차이가 너무 벌어지면, 사람들은 '우리'라는 감각을 잃고 각자의 이익만 지키려 들어요.
그래서 공화국은 지나친 사치와 격차를 경계해야 한다고 봤죠.
둘째는 교육이에요.
공화국의 교육은 나라와 법을 사랑하도록 마음을 키우는 일이어야 한다고 했어요.
함께 쓰는 사물함을 아끼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몸에 익히는 것과 비슷하죠.
평등한 관계 속에서 절제를 배우고, 공동의 것을 소중히 여기도록 배운 시민이 많아질수록 공화국은 튼튼해져요.
반대로 각자 사익만 챙기라고 배운 사회에서는 아무리 좋은 헌법도 오래 못 가요.
오늘 우리는 대부분 공화국에 살아요.
몽테스키외의 이야기는 그래서 남의 옛말이 아니에요.
투표를 하고, 세금을 내고, 규칙을 지키는 이 평범한 일들이 사실은 '나보다 우리'를 택하는 작은 미덕의 실천이거든요.
제도가 아무리 잘 짜여 있어도, 그것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건 결국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에요.
그게 몽테스키외가 우리에게 남긴 오래된 당부예요.
몽테스키외는 정부마다 그것을 굴러가게 하는 마음의 원리가 있다고 봤고, 공화국의 원리는 미덕, 곧 자기 이익보다 나라 전체를 앞세우고 서로를 평등하게 여기는 시민의 마음이라고 했어요.
왕도 공포도 없는 공화국은 오직 이 마음에 기대기에 가장 깨지기 쉬워요.
그래서 평등과 교육으로 미덕을 길러야 한다고 했죠.
공화국은 제도가 아니라 시민의 마음이 지탱한다는 것, 이 한 문장만 기억해도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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