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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기린 목이 왜 긴지, 여러분은 알고 있나요? 지금이야 "진화" 한마디면 끝나지만, 200년 전 사람들은 진심으로 몰랐어요.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이 처음부터 그렇게 만드셨으니까"라고 믿었거든요.
그때 한 가지 유행하던 설명이 있었어요. "기린이 높은 나뭇잎을 먹으려고 목을 쭉쭉 늘였더니, 그게 자식한테 전해진 거다." 지금 들으면 좀 웃기죠? 마치 매일 줄넘기하면 내 아이도 키가 큰 채로 태어난다는 것과 같은 논리예요.
이런 시대에 찰스 다윈이라는 영국 청년이 등장해요. 의대를 다니다 피가 무서워서 그만두고, 아버지한테 "넌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고 혼나던 청년이요. 그런데 스물두 살 때, 비글호라는 배를 타고 세계 여행을 떠나게 돼요. 그냥 여행이 아니라 5년짜리 탐험이었어요. 이 항해에서 다윈은 평생을 뒤흔들 '이상한 새'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이상한 새들은 갈라파고스 제도라는 외딴 섬에 살던 핀치새였어요. 놀라운 건, 섬마다 핀치새의 부리 모양이 전부 달랐다는 거예요. 어떤 섬의 핀치새는 딱딱한 씨앗을 깨려고 부리가 두껍고, 다른 섬의 핀치새는 벌레를 잡으려고 부리가 가늘고 뾰족했어요.
다윈은 여기서 결정적인 질문을 던져요. "원래 같은 종이었는데, 환경이 다르니까 달라진 거 아닌가?" 게임으로 비유하면 이래요. 같은 캐릭터인데 스테이지마다 유리한 스킬이 다르잖아요? 불 스테이지에서는 물 스킬이 살아남고, 물 스테이지에서는 전기 스킬이 살아남는 것처럼요.
다윈은 이걸 '자연선택'이라고 불렀어요. 쉽게 말하면, 환경에 '잘 맞는' 개체가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자식을 남기니까, 세대가 지나면 그 특징이 점점 퍼진다는 거예요. 가장 센 놈이 이기는 게 아니라, 그 환경에 딱 맞는 놈이 이기는 거죠. 다윈은 20년 넘게 증거를 모으고 또 모아서, 1859년에 드디어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냈어요. 이 책 한 권이 세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습니다.

세상이 뒤집어졌다는 게 과장이 아니에요. 《종의 기원》이 나오자 사람들은 난리가 났어요. "그러면 인간도 원숭이랑 친척이라는 거냐!" 교회에서는 분노했고, 신문에는 다윈 얼굴을 원숭이 몸에 붙인 만화가 실렸어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하나씩 증거를 확인할수록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요. 화석을 보면 옛날 생물에서 지금 생물로 조금씩 변한 흔적이 진짜 있었거든요. 결국 생물학 교과서는 통째로 다시 쓰여야 했어요. "생물은 변하지 않는다"에서 "모든 생물은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로요.
지금 우리가 과학 시간에 배우는 진화, 유전, 생태계 이야기는 전부 다윈의 이 발견 위에 세워진 거예요. DNA가 발견된 건 훨씬 나중인데, DNA를 분석해 보니 다윈 말이 정확히 맞았어요. 사람과 바나나도 유전자의 60%가 같다는 사실, 믿어지나요? 이건 모든 생물이 정말로 아주 먼 친척이라는 증거예요. 그리고 그 친척 관계의 증거는 놀랍게도 여러분 몸속에도 숨어 있어요.

여러분 몸속에 진짜 진화의 흔적이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나요? 팔에 소름이 돋아 본 적 있죠? 추울 때나 무서운 영상 볼 때 털이 쭈뼛 서는 그거요. 사실 이건 우리 먼 조상이 온몸에 털이 많았을 때, 털을 세워서 몸을 더 크게 보이거나 보온하려던 기능의 흔적이에요. 지금은 털이 거의 없어서 소용없지만, 몸은 아직 그 옛날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거예요.
꼬리뼈도 마찬가지예요. 엉덩이 아래쪽을 만져 보면 조그만 뼈가 있는데, 이건 꼬리가 있던 시절의 흔적이에요. 마치 스마트폰에 옛날 앱이 삭제 안 되고 남아 있는 것과 비슷하죠.
다윈이 핀치새 부리를 보며 떠올린 생각 하나가 200년 뒤 지금, 여러분이 과학 시간에 배우는 거의 모든 것의 출발점이 됐어요. 대단한 발견은 꼭 실험실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에요. "왜 이게 이렇게 생겼지?" 하고 호기심을 품는 순간, 여러분도 이미 다윈과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거랍니다.
TTS 음성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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