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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그는 자기 영혼을 잃기로 하고 사원 탑에 올랐어요.
라마누자는 11세기 남인도에서 활동한 철학자예요.
당시 최고의 영적 스승 중 한 명인 고슈티푸르나가 그에게 아주 특별한 것을 전수해줄 참이었어요.
아슈타크샤라, 문자 그대로 '여덟 음절'이라는 뜻의 만트라예요.
비슈누 신에게 바치는 기도의 핵심 구절인데, 이것을 제대로 전수받은 사람은 해탈, 즉 윤회에서 벗어나 구원받는다고 믿어졌어요.
고슈티푸르나는 이 만트라를 아무에게나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라마누자는 수차례 찾아갔지만, 거절당했어요.
마침내 스승이 만트라를 알려주면서 단 하나의 조건을 걸었어요.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마. 어기면 지옥에 떨어져."
라마누자는 약속했어요.
그리고 곧장 사원 고푸람 꼭대기로 올라갔어요.
고푸람이란 남인도 힌두 사원 입구에 솟아 있는 거대한 탑으로, 사람들이 잘 보이도록 설계된 높은 구조물이에요.
그 탑 위에서, 그는 아래 모인 군중에게 아슈타크샤라를 큰 소리로 외쳤어요.
합격자 한 명에게만 알려준 시험 정답을 강의실 전체에 공개하고, 자기 합격을 스스로 취소시킨 상황과 같아요.
고슈티푸르나는 분노했어요.
약속을 어겼으니 지옥에 갈 것이라고 했어요.
라마누자는 대답했어요.
"저 한 사람이 지옥에 가는 대신 저 군중이 구원받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인도 철학사에서 가장 거대한 학설은, 스승이 제자를 살해하려던 강가에서 시작됐어요.
이야기는 라마누자가 아주 어릴 때로 거슬러 올라가요.
그의 첫 스승은 야다바프라카샤, 당시 인도 철학의 지배적 학설인 아드바이타를 가르치는 권위 있는 학자였어요.
아드바이타는 '불이일원론(不二一元論)'이라고도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우주의 모든 것은 하나의 실체인 브라흐만이고, '나'라는 개별 존재는 사실 환상이야"라는 주장이에요.
모든 물방울은 결국 바다이고, 따로 존재하는 물방울은 없다는 거예요.
어린 라마누자는 수업 시간에 계속 스승의 해석을 반박했어요.
경전이 이렇게 쓰여 있는데 왜 저렇게 해석하느냐고 따졌고, 스승의 답이 틀렸다고 지적했어요.
박사 지도교수의 논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학원생 같은 상황이에요.
결국 야다바프라카샤는 제자들과 갠지스 강 순례를 떠나는 길에 계획을 세웠어요.
라마누자를 사고처럼 꾸며 강에 빠뜨려 죽이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라마누자의 사촌형이 음모를 귀띔해줬어요.
라마누자는 순례 도중 몰래 도망쳤고, 살아남았어요.
진리를 가르쳐야 할 스승이, 진리를 더 깊이 본 제자를 없애려 했던 거예요.
스승은 이미 죽어 있었지만, 그의 손가락 세 개가 라마누자에게 100년치 일을 떠맡겼어요.
라마누자가 다음으로 찾아간 스승은 야무나차리야였어요.
당시 남인도 비슈누파의 최고 권위자, 즉 비슈누 신을 섬기는 철학 전통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라마누자가 도착했을 때, 야무나차리야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요.
시신 앞에 선 라마누자는 스승의 오른손을 보았어요.
손가락 세 개가 안쪽으로 굽어 펴지지 않고 있었어요.
라마누자는 그 자리에서 선언했어요.
"이는 스승께서 생전에 끝내지 못한 세 가지 서원이에요. 제가 평생 그것을 이루겠습니다."
첫째, 브라흐마수트라 경전에 새 주석을 쓸 것.
브라흐마수트라는 인도 철학의 핵심 텍스트로, 당시 샹카라의 해석이 정설로 통하고 있었어요.
둘째, 모든 사람을 비슈누 신앙으로 이끌 것.
셋째, 옛 성인들의 이름을 후대에 남길 것.
그 말이 끝나자 굽혀져 있던 세 손가락이 차례로 펴졌다고 전해져요.
처음 본 멘토의 유품에서 메모 세 줄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이 셋은 내가 끝내겠다"고 약속하는 상황과 같아요.
그것도 평생의 과업으로.
자기 영혼을 잃기로 한 사람이, 영혼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학설을 세웠어요.
라마누자는 약 1017년에 태어나 1137년에 입적한 것으로 전해져요.
120년이에요.
그 120년 동안 그는 야무나차리야의 세 손가락을 모두 지켰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서원, 브라흐마수트라에 새 주석을 쓰는 일이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것이 스리바샤(Śrī-Bhāṣya), '행운의 주석'이라는 책이에요.
이 책에서 라마누자는 샹카라의 아드바이타를 정면으로 뒤집었어요.
샹카라는 "브라흐만만이 실재하고, 개별 영혼은 결국 브라흐만 안으로 흡수된다"고 가르쳤어요.
모든 물방울은 바다로 돌아가 사라진다는 거예요.
라마누자는 달랐어요.
그는 비시슈타드바이타(Viśiṣṭādvaita), '한정된 불이론'을 세웠어요.
개별 영혼은 브라흐만의 일부이긴 하지만, 흡수되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주장이에요.
나는 신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나'로 영원히 남아요.
물방울은 바다에 속하지만 물방울인 채로 존재하는 거예요.
이 주장은 인도에서 신에게 사랑으로 헌신하는 박티(bhakti) 전통의 철학적 뼈대가 됐어요.
박티는 기도하고, 노래하고, 신을 사랑하는 신앙 행위예요.
이후 인도의 모든 비슈누파 학파가 그의 체계 위에서 갈라져 나왔어요.
자기 영혼이 지옥에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사원 탑에 올랐던 사람이, "개별 영혼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학설을 세웠어요.
라마누자가 자기 영혼을 포기할 각오가 있었기 때문에, 영혼의 가치를 가장 깊이 알고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그 각오 자체가 처음부터 그의 계획이었을까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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