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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죽은 개구리가 자기 발로 책상 위를 뛰었다고 하면, 보통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1780년 볼로냐에서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어요.
루이지 갈바니는 볼로냐 대학의 해부학 교수였어요.
어느 날 자택 실험실에서 죽은 개구리 뒷다리를 해부하다가, 금속 메스가 신경에 닿는 순간 다리가 파르르 경련하는 걸 봤어요.
배터리가 다 된 폰이 충전 케이블에 닿자마자 화면이 켜지는 그 순간, 갈바니는 정확히 그런 당혹감으로 얼어붙었어요.
그건 당시 유럽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생명은 심장이 뛰어야 있는 것이고, 심장이 멎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모두가 믿었거든요.
그런데 갈바니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생명체 안에는 특별한 전기가 흐른다. 금속이 그걸 자극한 것이다."
그는 이 현상을 동물전기(animal electricity)라고 불렀어요.
동물 몸속에서만 만들어지는 고유한 생명의 전기가 있다는 주장이었어요.
1791년 갈바니는 11년간의 실험을 정리해 《근육운동에서 전기의 힘에 대하여》를 출간했고, 유럽 과학계는 이 책 한 권으로 뒤집혔어요.
갈바니는 과학 논쟁에서 졌어요.
그런데 그를 이긴 볼타조차도 갈바니가 없었다면 배터리를 만들지 못했을 거예요.
파비아 대학의 알레산드로 볼타는 갈바니의 책을 읽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동물 몸속에 특별한 전기가 있다고? 틀렸어. 전류는 두 종류의 금속이 만날 때 생기는 거야."
그는 갈바니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직접 실험대 앞에 섰어요.
볼타는 구리와 아연 원판 사이에 소금물에 적신 천을 끼워 층층이 쌓았어요.
그러자 전류가 흘렀어요. 개구리 없이도, 생명체 없이도요.
1800년, 그가 만든 이 장치가 인류 최초의 화학 전지, 볼타전지(Voltaic Pile)예요.
회사에서 동료의 아이디어를 반박하려고 만든 자료가, 결국 회사 전체의 표준 매뉴얼이 된 상황과 똑같아요.
갈바니의 '틀린' 가설이 없었다면, 볼타에게는 반박할 이유도 없었어요.
패자의 가설이 승자의 발명을 낳은 거예요.
갈바니는 개구리 다리로 유럽을 흔들었지만, 정작 자기 책상은 지키지 못했어요.
종이 한 장에 사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요.
1797년, 나폴레옹이 북이탈리아에 세운 위성 국가 치살피나 공화국(Cisalpine Republic)이 볼로냐를 집어삼켰어요.
새 정부는 대학 교수 전원에게 공화국에 대한 충성 맹세를 요구했어요.
30년 다닌 회사에 새 사장이 와서 "내 편이면 서약서에 사인하라"고 한 것과 같은 상황이었어요.
갈바니는 서명을 거부했어요.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고, 교회와 대립하는 공화국 정부에 충성을 맹세하는 건 양심에 걸렸거든요.
결국 볼로냐 대학 해부학 교수직을 잃었고, 연금도 끊겼어요.
1798년, 갈바니는 형의 집에서 가난하게 세상을 떠났어요.
유럽 전체가 그의 이름을 알았지만, 정작 그의 마지막은 강의실조차 들어갈 수 없는 상태였어요.
자기 이름이 유럽 학술지를 가득 채우는 동안, 그는 문 밖에 서 있었어요.
갈바니가 죽은 지 5년 뒤, 그의 조카는 런던 한복판에서 사형수의 시체에 전선을 연결했어요.
1803년, 갈바니의 조카 조반니 알디니(Giovanni Aldini)는 런던 뉴게이트 감옥에서 처형된 살인범 조지 포스터(George Forster)의 시신을 가져왔어요.
알디니는 청중이 가득 찬 공개 실험장에서 그 시체에 전류를 흘렸어요.
그 순간 시체의 턱이 움직이고, 한쪽 눈꺼풀이 떠졌어요.
청중은 비명을 질렀어요.
어떤 이는 기절했고, 어떤 이는 시체가 살아났다고 확신했어요.
알디니의 목적은 삼촌 갈바니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공포 쇼가 됐어요.
이 사건은 15년 뒤 메리 셸리(Mary Shelley)가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에 직접적인 영감을 줬어요.
과학자가 전기로 시체를 되살려내는 그 이야기요.
그래서 오늘날 영어에는 '갈바나이즈(galvanize)'라는 단어가 남아 있어요. "충격을 줘서 사람을 행동하게 만들다"는 뜻이에요.
갈바니는 과학에서 졌고, 직업도 잃었어요.
그런데 오늘도 누군가가 "갈바나이즈"라는 단어를 쓸 때, 그가 해부한 개구리 다리가 파르르 떨렸던 그 순간이 함께 살아나요.
죽은 것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그는 결국 옳았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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