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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조슬린 벨 버넬이 박사 논문에 쓴 데이터는 그가 손에 망치를 들고 직접 박은 안테나에서 나왔어요.
1965년 케임브리지 박사과정에 입학하자마자, 그는 책상 앞이 아니라 진흙 들판으로 나갔어요.
2년 동안 동료들과 함께 2만 개의 안테나를 맨손으로 땅에 박아, 거대한 전파망원경을 완성했어요.
완성된 망원경의 이름은 IPS(행성 간 섬광 배열)예요.
우주에서 날아오는 희미한 전파 신호를 잡기 위해 설계된 장비인데, 크기가 축구장 세 개를 이어붙인 4.5에이커였어요.
도서관이 없어서 직접 벽돌을 쌓아 짓고 거기서 첫 논문을 쓰는 것과 같은 상황이에요.
벨 버넬은 자기 손으로 만든 이 기계로, 인류가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한 별을 찾아내요.
직접 삽질해서 완성한 도구가, 역사를 바꿀 신호를 잡아낸 거예요.

벨 버넬이 발견한 첫 펄사는 처음 몇 주 동안 외계인 후보로 분류됐어요.
1967년 11월, 벨 버넬은 매일 30미터씩 쏟아지는 차트 종이를 펜으로 훑고 있었어요.
수백 미터 분량의 파동 그래프 중에서, 아주 작은 얼룩 하나가 눈에 걸렸어요.
연구팀은 이 얼룩을 '스크러프(scruff)'라고 불렀어요.
잡음처럼 보이는 흔적이라는 뜻이었는데, 벨 버넬은 이게 단순한 잡음이 아님을 알아챘어요.
1.337초마다 정확히 같은 간격으로 반복되는 신호였거든요.
고장 난 라디오에서 누군가가 박자에 맞춰 신호를 보내는 것 같은 상황이에요.
연구팀은 외계 지적 생명체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해, 이 신호를 'LGM-1', 즉 '작은 녹색 인간 1호'라고 명명했어요.
결국 정체는 펄사(pulsar)였어요.
펄사는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이 등대처럼 전파를 내뿜는 천체예요.
그때까지 인류는 이 별의 존재 자체를 몰랐어요.
벨 버넬은 새로운 종류의 별을 발견한 거예요.

발견자는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했고, 그 사실에 가장 분노하지 않은 사람이 바로 발견자였어요.
1974년, 노벨 물리학상은 펄사 발견 공로로 지도교수 앤서니 휴이시와 마틴 라일에게 돌아갔어요.
실제로 신호를 찾아낸 벨 버넬은 수상자 명단에서 빠졌어요.
팀 프로젝트에서 핵심 아이디어를 낸 신입이 포상에서 제외되고 팀장만 상을 받는 상황이에요.
유명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이 공개적으로 항의했고, 천문학계 전체가 들끓었어요.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벨 버넬의 반응은 달랐어요.
"학생은 상을 받지 않는 것이 관례예요."
그는 이 말 한마디로 논쟁을 조용히 닫았어요.
노벨위원회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제외 사건의 주인공이, 가장 담담한 태도를 보인 거예요.
이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는 지금도 논쟁 중이에요.
하지만 이후 펄사 연구는 노벨 물리학상을 두 번 더 낳았어요.
그 모든 연구의 출발점에, 벨 버넬이 직접 훑어낸 그 얼룩이 있었어요.

50년 늦게 찾아온 30억 원을 벨 버넬은 단 하루 만에 전부 남에게 넘겼어요.
2018년, 그는 브레이크스루 기초물리학 특별상을 받았어요.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이 만든 이 상의 상금은 3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억 원이에요.
노벨상 상금이 약 10억 원이니까, 노벨상보다 세 배나 큰 돈이에요.
벨 버넬은 이 돈을 1달러도 남기지 않고 전액을 벨 버넬 장학기금에 넣었어요.
여성, 소수민족, 난민 출신 물리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기금이에요.
평생 승진에서 밀렸던 선배가 뒤늦게 받은 퇴직금 전액을 후배 직원 교육에 기부하는 것과 같아요.
노벨상을 받지 못한 사람이, 노벨상보다 큰 상금을 받아, 자기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전부 돌려준 거예요.
노벨상이 그를 비껴간 지 50년, 그 30억 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실험실 불을 켜고 있을 거예요.
TTS 음성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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