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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모토오리 노리나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책 《고사기》를 원래 소리대로 읽어내려고 무려 35년을 매달려 주석서 《고사기전》을 완성했어요. 한자로 적혔지만 실제로는 옛 일본말이던 이 책의 발음과 뜻을 한 글자씩 되살린 평생의 작업이에요.
먼저 아주 짧게만 소개할게요.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는 1730년 이세국 마쓰사카에서 태어나 1801년에 세상을 떠난 일본의 학자예요.
낮에는 40년 동안 소아과 의사로 아이들을 진료했고, 밤에는 옛 일본 고전을 파고들었어요.
그 밤 작업의 가장 큰 결과물이 바로 《고사기전(古事記傳)》이에요.
'고사기전 35년'은 이 책 한 권을 쓰는 데 약 34년에서 35년이 걸렸다는 뜻이에요.
요리책 한 권을 35년 동안 쓴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만큼 오래, 그만큼 촘촘하게 매달린 작업이었어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요?
《고사기》가 그냥 읽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읽는 법 자체가 잊힌 책이었기 때문이에요.
《고사기》는 서기 712년쯤에 만들어진,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일본 책이에요.
노리나가도 국학이라는 학문 방법으로 이 사실을 밝혀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이 한자로 적혀 있다는 거예요.
한자로 적혀 있으니 중국 글자로 읽으면 되지 않느냐고요?
그게 함정이에요.
겉은 한자지만 속은 옛 일본말이거든요.
한자를 소리 기호처럼 빌려 쓴 '만요가나(万葉仮名)'라는 방식이 섞여 있어서, 같은 글자라도 어디서는 뜻으로, 어디서는 소리로 읽어야 했어요.
마치 '가'라는 글자를 어떤 줄에서는 '가다'의 뜻으로, 다른 줄에서는 그냥 'ga' 소리로 읽어야 하는 암호문 같은 거예요.
노리나가가 살던 18세기에는 이 옛 발음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그는 천 년 전 사람들이 실제로 이 책을 어떻게 소리 내어 읽었는지를 한 줄씩 복원해야 했어요.
이 긴 작업에는 유명한 시작점이 있어요.
1763년, 국학의 대선배 가모노 마부치(賀茂真淵)가 노리나가가 사는 마쓰사카에 들렀어요.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건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편지로는 계속 주고받았지만, 직접 만난 건 이 하룻밤뿐이라 '마쓰사카의 하룻밤(松坂の一夜)'이라고 불려요.
그날 밤 노리나가는 마부치에게 《고사기》 주석을 지도해 달라고 청했어요.
마부치의 대답이 재미있어요.
곧장 《고사기》로 뛰어들지 말고, 먼저 옛 노래 모음집 《만요슈(万葉集)》부터 주석을 달며 옛 글자에 익숙해지라고 권했거든요.
어려운 산 정상을 바로 오르지 말고 낮은 봉우리에서 발부터 풀라는 조언 같은 거예요.
노리나가는 이 순서를 따랐고, 그렇게 준비를 다진 뒤 본격적으로 《고사기전》이라는 큰 산을 오르기 시작했어요.
노리나가는 한자 한 글자, 조사 하나까지 따져가며 옛 일본말의 문법을 정리해 나갔어요.
이 과정에서 그는 일본어 조사·조동사 연구의 바탕을 세웠고, 소리가 이어질 때 탁음으로 바뀌는 규칙까지 짚어냈어요.
이건 서양 학자가 같은 규칙을 정리하기 약 100년 전의 일이에요.
그렇게 쌓인 원고가 44권이에요.
완성 시점은 자료마다 조금 달라요.
한국어 기록은 1797년, 그의 나이 65세에 완성됐다고 하고, 중국어 기록은 1798년에 44권으로 마무리됐다고 해요.
어느 쪽이든 30대에 시작해 60대에 끝낸, 인생의 절반에 걸친 작업이라는 사실은 같아요.
중요한 건 이 책이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잊혔던 옛 책의 '읽는 법'을 되살려, 일본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를 다시 소리 내어 읽을 수 있게 만든 다리였어요.
'고사기전 35년'은 모토오리 노리나가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책 《고사기》를 원래 발음과 뜻대로 읽어내려고 약 35년을 바쳐 44권짜리 주석서 《고사기전》을 완성한 일을 가리켜요.
겉은 한자지만 속은 옛 일본말인 이 암호 같은 책을, 그는 1763년 '마쓰사카의 하룻밤'에서 받은 조언을 발판 삼아 한 글자씩 풀어냈어요.
오래 걸린 만큼 이 작업은 옛말의 발음과 문법을 되살린 기록으로 남았고, 잊힌 책 한 권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만든 다리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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