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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사이초는 806년, 당나라에서 배워 온 천태 교학을 일본 조정에 정식으로 인정받아 일본 천태종(天台法華宗)을 열었어요. 이 종파는 처음부터 천태·밀교를 우열 없이 두 축으로 세웠고, 나아가 선과 계율까지 한 살림으로 아우르려는 통합 불교였어요.
반찬을 종류별로 다른 식당에서만 팔던 시절을 상상해 보세요.
국은 국집에서, 밥은 밥집에서 따로 사 먹어야 한다면 참 번거롭겠죠.
사이초(最澄, 767~822)가 살던 8세기 일본 불교가 그랬어요.
여러 가르침이 제각각 흩어져 있었죠.
사이초는 이걸 한 상에 차려 내는 밥집을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게 바로 일본 천태종 개창이에요.
핵심만 먼저 말하면, 사이초는 806년 1월에 자신의 '천태법화종(天台法華宗)'을 조정에서 공식 인정받았어요.
이게 일본에서 천태종이 처음 문을 연 순간으로 기록돼요.
단순히 새 종파 하나가 생긴 게 아니라, 여러 갈래로 흩어진 대승불교를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였다는 점이 중요해요.
좋은 요리법을 제대로 배우려면 원조 식당에 직접 가 보는 게 최고겠죠.
사이초도 그랬어요.
804년 7월, 그는 통역을 맡은 제자 기신(義眞)을 데리고 견당사 배에 올라 당나라로 건너갔어요.
그해 9월 명주(明州, 지금의 닝보)에 도착했어요.
목적지는 천태종의 본산인 천태산(天台山)이었어요.
사이초는 그곳에서 도수(道邃)와 행만(行満) 두 스승에게 약 135일 동안 천태 교학을 배웠고, 도수로부터 대승보살계까지 받았어요.
그런데 그는 천태 하나만 배우고 오지 않았어요.
소연(翛然)에게서는 선(禪)을, 순효(順暁)에게서는 밀교를 전수받았죠.
서로 다른 재료를 여러 곳에서 부지런히 챙겨 온 셈이에요.
805년 5월에 귀국길에 오르기까지, 약 8개월의 중국 체류 동안 그가 필사한 불경은 무려 230부 460권에 이르렀어요.
이 방대한 책 보따리가 일본 천태종의 밑천이 돼요.
귀국한 이듬해, 사이초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어요.
806년 1월, 조정은 천태법화종에 '연분도자(年分度者)' 2인을 허가했어요.
연분도자란 나라가 해마다 정식으로 승려가 되도록 허락해 주는 인원을 말해요.
나라가 공인한 정원이 생겼다는 건, 이 종파가 진짜 종파로 인정받았다는 뜻이죠.
재미있는 건 이 2인이 배우는 과정을 둘로 나눴다는 점이에요.
| 과정 | 이름 | 배우는 내용 |
|---|---|---|
| 하나 | 시칸고(止觀業) | 천태의 대표 저작 《마하지관》 연구 |
| 둘 | 샤나고(遮那業) | 《대일경》 중심의 밀교 연구 |
한쪽은 천태(현교), 다른 한쪽은 밀교예요.
처음부터 두 다리로 서게 설계한 거죠.
이 일로 밀교가 일본에서 처음 조정의 공식 인정을 받아 정식 연구 과목이 되기도 했어요.
사이초 천태종의 진짜 개성은 통합에 있어요.
그의 핵심 생각은 '엔밋쓰잇치(円密一致)', 곧 법화경으로 대표되는 원(円)의 가르침과 밀교(密)의 뜻이 서로 같다는 것이었어요.
밀교를 현교보다 위에 두지 않고 나란히 봤다는 점에서, 밀교를 앞세운 신곤슈와는 입장이 달랐죠.
여기에 선과 계율까지 더해 그의 종합 사상을 '엔밋쓰젠카이(円密禅戒)'라 불러요.
엔은 천태, 밋쓰는 밀교, 젠은 선, 카이는 계율이에요.
성격이 다른 네 가르침을 한 상에 차리려 한 거예요.
사이초는 이 통합에 자신이 있었어요.
813년에 지은 《의빙천태집(依憑天台集)》에서 그는, 삼론종의 지장, 법상종의 지주, 화엄종의 법장 같은 중국과 한국의 큰 학승들이 모두 천태 교학에 기대어 글을 썼다고 논증했죠.
천태야말로 아시아 불교 전체의 토대라는 주장이었어요.
사이초의 일본 천태종 개창은 이렇게 기억하면 좋아요.
첫째, 그는 804년 당나라 천태산에 직접 가 천태·선·밀교를 배우고 460권을 필사해 돌아왔어요.
둘째, 806년 조정이 연분도자 2인을 허가하며 천태법화종이 일본에서 공식 출범했고, 시칸고와 샤나고 두 과정으로 천태와 밀교를 처음부터 나란히 세웠어요.
셋째, 그의 목표는 어느 한 가르침이 최고라고 다투는 게 아니라, 천태·밀교·선·계율을 우열 없이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 불교(엔밋쓰젠카이)였어요.
여러 반찬을 한 상에 차린 밥집, 그게 사이초가 일본 땅에 연 천태종의 모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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