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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순자의 권학(勸學)은 배움을 권하는 글이에요. 타고난 성질은 거칠어서 그냥 두면 좋아지지 않지만, 작은 배움을 날마다 쌓아 올리면 그 쌓임 자체가 사람을 바꾼다고 본 거예요. 재능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누적이 사람을 성인으로 만든다는 말이에요.
순자(荀子)는 본명이 순황(荀況)으로, 기원전 3세기 무렵 중국에서 활동한 유가 사상가예요.
당대에 "가장 존경받는 스승"(最爲老師)이라 불렸대요.
그가 남긴 글 가운데 배움을 권하는 '권학(勸學)'이 있어요.
여기서 순자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예요.
배움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쌓아 올리는 것이고, 그 쌓임이 결국 사람을 바꾼다는 거예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순자는 사람이 타고난 성질을 그대로 두면 좋아지지 않는다고 봤어요.
"人之性惡,其善者偽也", 곧 "사람의 본성은 악하며, 그 선한 것은 인위(人爲)다"라고 했죠.
여기서 '악'은 무섭고 사악하다는 뜻이 아니라 '거칠다·다듬어지지 않았다'에 가까워요.
그러니 좋은 사람이 되려면 타고난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새로 만들어 가야 해요.
그 만들어 가는 방법이 바로 배움의 누적이에요.
배움을 저금통에 비유해 볼게요.
동전 한 닢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매일 한 닢씩 넣으면 어느 날 묵직해져 있죠.
순자가 말한 배움도 그래요.
하루치 배움은 티가 안 나요.
오늘 책 한 쪽, 글자 몇 개 익혔다고 사람이 달라 보이진 않죠.
그런데 그 하루치가 반년, 몇 년 쌓이면 처음의 나와 전혀 다른 내가 돼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멈추지 않음'이에요.
저금통에 오늘 열 닢을 넣고 한 달을 쉬는 것보다, 매일 한 닢씩 꾸준히 넣는 게 결국 더 많이 모이잖아요.
배움도 몰아서 하루 반짝하는 것보다 조금씩이라도 끊기지 않고 이어 가는 게 힘이 세요.
순자에게 배움은 재능이 번뜩이는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가 겹겹이 포개진 두께였어요.
그래서 배움은 특별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 오늘을 이어 가는 누구나의 일이 돼요.
순자가 배움을 이토록 강조한 데는 이유가 있어요.
앞서 봤듯 그는 사람의 타고난 성질이 거칠다고 봤어요.
그래서 필요한 게 '化性起僞', 곧 "본성을 변화시켜 인위(人爲)를 일으킨다"는 일이에요.
어렵게 들리지만 뜻은 단순해요.
타고난 대로가 아니라, 배우고 익혀서 새로 만들어 낸 나로 살아간다는 거죠.
찰흙을 떠올려 보세요.
흙덩이 그대로는 그릇이 아니에요.
하지만 손으로 빚고 또 빚으면 그릇이 되죠.
순자에게 사람도 그래요.
타고난 흙덩이는 거칠지만, 배움이라는 손길이 오래 닿으면 쓸모 있고 반듯한 무언가가 돼요.
이때 '偽(위)'는 거짓말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것', 곧 노력의 결과라는 뜻이에요.
그럼 아무나 그릇이 될 수 있을까요.
순자의 대답은 "그렇다"예요.
그는 사람이 "완전히 개선 가능하다"고 봤고, 누구든 꾸준히 쌓으면 옛 성인인 우(禹)임금 같은 사람도 될 수 있다고 했어요.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사람만 성인이 되는 게 아니에요.
멈추지 않고 쌓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본성이 악하다'는 말 때문에 순자가 사람을 나쁘게만 봤다고 오해하기 쉬워요.
그런데 순자는 오히려 사람에게 거는 기대가 컸어요.
만약 사람이 고칠 수 없는 존재라면 배움을 권할 이유가 없잖아요.
배우면 달라진다고 믿었기에 '권학'을 쓴 거예요.
또 하나.
순자는 사람을 특별하게 봤어요.
"人有氣有生有知,亦且有義,故最為天下貴也", 곧 "사람은 기(氣)가 있고 생명이 있고 지각이 있으며, 또한 의(義)가 있다. 그러므로 천하에서 가장 존귀하다"고 했죠.
이 '의로움을 아는 힘'이 있기에 사람은 배움으로 자기를 바꿔 갈 수 있어요.
배움의 누적은 바로 이 존귀함을 실제로 꺼내 쓰는 방법이에요.
순자의 권학은 세 가지로 기억하면 좋아요.
첫째, 사람의 타고난 성질은 거칠어서 그냥 두면 좋아지지 않아요.
둘째, 그래서 배움이 필요한데, 배움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작은 하루가 쌓여 사람을 바꾸는 누적이에요.
셋째, 재능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꾸준함이 결국 사람을 성인으로 만들어요.
오늘 익힌 한 쪽이 티 나지 않아도, 순자라면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그 한 쪽이 쌓여 언젠가 당신을 바꾼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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