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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19세기 말 영국이 인도에서 가장 두려워한 인물은 변호사도 의원도 아니었어요.
시골 수학 교사 출신의 신문 편집장이었어요.
발라강가다라 틸라크는 1856년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라트나기리에서 태어났어요.
수학과 산스크리트를 가르치던 교사였고, 베다 문헌의 별자리 위치를 분석해 고대 문명의 연대를 추정하는 학술서를 쓰던 학자이기도 했어요.
베다는 힌두교 최초의 경전 모음으로, 틸라크는 그 안에서 천문학적 기록을 읽어냈어요.
그런데 1881년, 그는 갑자기 방향을 틀었어요.
마라티어 신문 『케사리』를 창간한 거예요.
마라티어는 마하라슈트라 지역 언어이고, 케사리는 사자라는 뜻이에요.
영어 신문 『마라타』도 함께 만들었어요.
두 신문 모두 영국령 인도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논조였어요.
오늘날로 치면 수학 학원 강사가 신문을 차려 정부 비판 칼럼을 매일 쓰면서 전국 단위 정치인이 된 셈이에요.
식민 정부는 빠르게 그를 주목했어요.
그리고 주목만 한 게 아니었어요.
영국이 정치 집회를 금지하자 틸라크는 우회로를 찾아냈어요.
코끼리 머리 신을 거리로 끌어낸 거예요.
가네샤는 코끼리 머리를 가진 힌두 신이에요.
지혜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데, 당시 대부분의 집에서 조용히 집 안에서만 모시는 존재였어요.
틸라크는 1893년 이 가정의 신을 거리로 끌어내 가네샤 차투르티(Ganesh Chaturthi)를 대규모 공공 축제로 재설계했어요.
2년 뒤에는 17세기 마라타 왕 시바지의 탄생일도 같은 방식으로 기념하기 시작했어요.
시바지는 무굴 제국에 맞서 마라타 왕국을 세운 영웅으로, 마하라슈트라 사람들에게 민족적 자존심의 상징이었어요.
시바지 자얀티라 불린 이 행사 역시 수만 명이 광장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가 됐어요.
표면적으로는 종교와 역사 기념일이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어요.
연설자가 마이크를 잡으면 식민 통치 비판이 쏟아졌어요.
오늘날로 치면 정부가 모든 시위를 금지하자 모두가 "결혼식"이라며 광장에 모여 연설을 듣는 상황이에요.
영국 당국도 이게 무엇인지 알았어요.
그래서 더 위험하게 봤어요.
1908년 7월 봄베이 법정에서 틸라크는 무릎을 꿇지 않았어요.
그는 6년형을 받고 곧장 미얀마로 보내졌어요.
계기는 그의 사설이었어요.
벵골에서 영국 관리를 향한 폭탄 공격이 일어났고, 틸라크는 『케사리』에 그 혁명가들을 변호하는 글을 실었어요.
영국 식민 정부는 이 글을 선동죄로 판단해 그를 봄베이 고등법원에 세웠어요.
1908년 7월 22일, 변호인은 법정 밖에서 조용히 귀띔했어요.
"사설을 철회하면 형이 줄어들 겁니다."
52세의 틸라크는 거절했어요.
그는 오히려 법정에서 자기 사설을 정면으로 옹호했어요.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어요.
"내 운명을 결정하는 것보다 더 높은 권능이 있다."
그날 밤 그는 기차에 실려 미얀마 만달레이 감옥으로 압송됐어요.
오늘날로 치면 칼럼니스트가 정부 비판 글로 기소된 뒤 "한 줄만 사과하면 풀려난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외국 감옥행을 자처하는 상황이에요.
벌금 1,000루피에 6년형이었어요.
그가 만달레이 감옥을 나올 때 가지고 나온 것은 짐도 편지도 아니었어요.
800쪽짜리 원고였어요.
만달레이 감옥의 작은 독방에서 틸라크는 산스크리트 고전 『바가바드기타』의 주석서를 쓰기 시작했어요.
바가바드기타는 힌두교 최고의 철학 경전으로, 전쟁터에 선 전사에게 신이 삶의 의미를 가르치는 구조의 서사시예요.
틸라크가 쓴 책의 제목은 『기타 라하스야(Gita Rahasya)』, "기타의 비밀"이라는 뜻이에요.
이 책의 핵심 주장은 하나예요.
바가바드기타는 세상을 등지고 명상하라는 책이 아니라,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하라는 책이라는 거예요.
힌두교 개념으로 카르마, 즉 의무로서의 행위가 진짜 구원이라는 해석이었어요.
그 원고는 변변한 도서관도, 참고할 원전 더미도 없는 식민지 감옥에서 탄생했어요.
오로지 그가 평생 머릿속에 새긴 구절들에 의지해서요.
오늘날로 치면 도서관도 인터넷도 없는 독방에 6년 갇힌 학자가 기억만으로 800쪽짜리 논문을 끝낸 셈이에요.
1915년 마라티어로 출간된 이 책은 인도 독립운동의 사상적 기둥 가운데 하나가 됐어요.
행위와 용기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읽힌 텍스트 중 하나가 됐어요.
감옥에서 쓴 책이 감옥 밖에서 혁명의 언어가 된 거예요.
틸라크는 1920년 세상을 떠났어요.
인도가 독립을 맞이하기 27년 전이었어요.
그가 심어놓은 씨앗이 어떻게 자랐는지, 그는 끝내 보지 못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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