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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소외된 노동은 내가 하는 일이 정작 내 것이 아니게 되는 상태예요.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는 자기가 만든 물건도, 일하는 과정도 스스로 정하지 못해서, 나를 표현해야 할 일이 오히려 낯설고 나를 짓누르는 힘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이에요.
좋아하는 레고를 온종일 만들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그런데 남이 정해 준 설명서대로만 똑같이 조립하고, 다 만들면 곧바로 빼앗기고, 심지어 그 레고가 너무 비싸서 나는 살 수조차 없다면 어떨까요?
같은 조립인데 하나는 신나고 하나는 지겹고 서럽습니다.
카를 마르크스가 말한 '소외된 노동'이 바로 이 두 번째 상황이에요.
마르크스는 1818년 독일 트리어에서 태어나 1883년 런던에서 세상을 떠난 철학자예요.
그는 젊은 시절 원고에서 이 소외(독일어로 Entfremdung, '낯설어짐')를 다뤘어요.
핵심은 이래요.
일은 원래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는 활동인데, 자본주의에서는 그 일이 오히려 나와 상관없는 남의 것이 되어 버린다는 거죠.
그래서 일할수록 뿌듯한 게 아니라 텅 빈 기분이 들어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떠올려 봐요.
그는 하루 종일 부품을 조이지만, 완성된 물건은 그의 것이 아니라 공장 주인의 것이에요.
무엇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만들지도 그가 정하지 않아요.
자기 손으로 만들수록 물건은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정작 자신은 그것을 가질 수 없고 정해진 월급만 받죠.
마르크스는 이걸 두고, 노동자가 부(富)를 만들면 만들수록 자신은 도리어 더 가난하고 초라해진다고 봤어요.
여기서 이상한 뒤집힘이 생겨요.
내가 만든 물건이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부리는 힘이 되어 되돌아오는 거예요.
열심히 일할수록 내 것이 아닌 세계만 점점 커지고, 나는 그 세계 안에서 작아집니다.
일이 나를 키우는 게 아니라 나를 갉아먹는 셈이죠.
마르크스는 소외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얼굴을 지닌다고 봤어요.
크게 나누어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무엇으로부터 멀어지나 | 어떤 느낌일까 |
|---|---|
| 내가 만든 물건 | 힘들게 만들어도 내 것이 아니고, 오히려 나를 눌러요 |
| 일하는 과정 |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니 일이 즐겁지 않고 억지스러워요 |
| 나다움 | 사람만의 창조하는 기쁨을 잃고 그저 버티게 돼요 |
| 함께 일하는 사람 | 동료가 협력자가 아니라 경쟁 상대처럼 느껴져요 |
이 넷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로 이어져 있어요.
만든 물건과 멀어지면 일하는 시간이 지겨워지고, 일이 지겨워지면 나다움을 잃고, 나다움을 잃으면 결국 곁에 있는 사람마저 남처럼 느껴집니다.
소외는 이렇게 나를 둘러싼 관계 전체를 조금씩 차갑게 만들어요.
마르크스가 평생 이 개념을 똑같이 붙들었는지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요.
확실한 건, 그가 1845년 이후로는 '변하지 않는 인간 본질' 같은 표현을 더는 쓰지 않았고, 「독일 이데올로기」에서는 소외라는 말을 낡은 철학적 표현이라며 스스로 비판했다는 점이에요.
나중에는 비슷한 문제를 '상품 물신성'이라는 다른 개념으로 다뤘고요.
그러니 소외된 노동은 주로 젊은 시절 마르크스의 생각이라고 기억해 두면 좋아요.
게으름이나 마음가짐을 탓하는 말도 아니에요.
개인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일하는 구조 자체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는 점을 짚는 개념이거든요.
이 생각이 10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는 건, 우리도 비슷한 기분을 알기 때문이에요.
점수만을 위해 뜻도 모르고 외울 때, 시키니까 마음에 없는 일을 억지로 해낼 때, 우리는 '이게 정말 내 일이 맞나' 하는 낯선 느낌을 받죠.
그럴 때 그 기분에 이름을 붙여 주는 말이 바로 소외예요.
소외된 노동은 일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이 왜 이렇게 남의 것처럼 느껴지는지 그 까닭을 함께 들여다보자는 물음이에요.
내가 무엇을 만드는지 알고, 그 과정을 스스로 정하고, 결과가 나와 이어질 때 일은 다시 내 것이 됩니다.
소외된 노동은 내가 하는 일이 내 것이 아니게 되는 상태를 가리켜요.
자본주의 공장에서 노동자는 만든 물건, 일하는 과정, 나다움, 함께 일하는 사람 이렇게 네 방향에서 멀어집니다.
열심히 일할수록 내가 만든 것이 오히려 나를 짓누르는 힘이 되죠.
이는 주로 젊은 마르크스의 개념이고 뒤에 상품 물신성으로 이어졌지만, 일이 왜 남의 것처럼 느껴지는지 묻는 물음으로 지금도 살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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