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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A.J. 에이어는 스물두 살이던 1932년에 비엔나로 건너가 '비엔나 학파'라는 철학자 모임의 토론을 직접 듣고, 거기서 배운 논리실증주의를 영국에 들여와 『언어, 진리, 논리』라는 책으로 펼친 철학자예요.

1932년, 옥스퍼드 대학을 막 졸업한 스물두 살의 청년이 있었어요.
이름은 알프레드 줄스 에이어, 줄여서 A.
J.
에이어예요.
그의 스승 길버트 라일은 이렇게 권했다고 해요. "요즘 비엔나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직접 가서 보고 오게." 에이어는 그 말을 듣고 독일어를 익혀 가며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떠났어요.
이 한 번의 여행이 영국 철학의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오늘은 그 여행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따라가 볼게요.

비엔나 학파를 거창한 학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토론하던 사람들의 모임에 가까웠어요.
동네 사람들이 카페에 모여 책 한 권을 놓고 밤늦게까지 떠드는 독서 모임을 떠올려 보세요.
다만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수학자, 물리학자, 철학자였다는 점이 달랐죠.
이 모임을 이끈 사람은 모리츠 슐리크라는 철학 교수였고, 루돌프 카르납 같은 쟁쟁한 학자들이 함께했어요.
이들의 관심사는 하나였어요. "도대체 어떤 말이 진짜 뜻이 있는 말이고, 어떤 말이 그럴듯해 보이기만 하는 헛소리일까?" 에이어는 1년 남짓 이 토론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 질문에 푹 빠졌어요.

비엔나 학파가 들고 나온 잣대를 '검증원리'라고 불러요.
말은 어렵지만 생각은 단순해요.
친구가 "냉장고에 케이크가 있어"라고 하면 문을 열어 확인할 수 있죠.
확인할 방법이 있으니 뜻이 있는 말이에요.
그런데 "세계의 바탕에는 절대정신이 흐른다"는 말은 어떻게 확인하죠?
어느 쪽으로도 확인할 길이 없어요.
이들은 뜻이 있는 말을 딱 두 종류로 봤어요.
| 종류 | 예 | 어떻게 확인하나 |
|---|---|---|
| 뜻만 따져도 참인 말 | 삼각형은 변이 세 개다 | 말뜻을 풀어 보면 알 수 있어요 |
| 경험으로 따질 수 있는 말 | 지금 창밖에 비가 온다 | 창문을 열어 보면 돼요 |
이 둘 중 어디에도 들지 못하는 말은, 참도 거짓도 아닌 그냥 '뜻 없는 말'로 봤어요.
신이 있다 없다 하는 형이상학이나, 아름다움 그 자체를 논하는 이야기가 여기에 걸렸죠.
무척 과감한 칼질이었어요.

비엔나에서 돌아온 에이어는 들은 것을 가만 두지 않았어요.
스물여섯 살이던 1936년, 『언어, 진리, 논리』라는 얇은 책을 펴냈어요.
제목 그대로 언어와 진리와 논리를 다룬 책이에요.
그는 비엔나 학파의 검증원리를 영어로, 그것도 아주 또렷하고 도발적인 문장으로 풀어냈어요.
효과는 컸어요.
독일어로 오가던 어려운 토론이 젊은 영국 철학자의 손에서 읽기 쉬운 책 한 권이 되자, 영국 학생들이 앞다투어 읽기 시작했거든요.
통조림을 따 본 적 없는 사람도 따개만 있으면 열 수 있듯이, 에이어의 책은 논리실증주의로 들어가는 따개 노릇을 했어요.
이렇게 비엔나의 카페에서 시작된 생각이 바다 건너 영국 철학의 한 흐름이 되었고, 에이어는 그 다리를 놓은 사람으로 남았어요.

에이어를 기억할 때는 '비엔나로 건너간 청년'이라는 장면 하나면 충분해요.
그는 스물두 살에 비엔나 학파의 토론을 직접 듣고, 그들의 잣대인 '확인할 수 있는 말만 뜻이 있다'는 생각을 배웠어요.
그리고 스물여섯에 『언어, 진리, 논리』를 써서 그 생각을 영국에 퍼뜨렸죠.
어려운 철학을 또렷한 문장으로 옮겨 적은 번역가이자 전도사, 그것이 에이어가 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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