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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마리암 미르자하니의 중학교 수학 선생님이 그녀를 다시 만났다면 할 말을 잃었을 것이다.
재능이 없다고 했던 학생이 수학의 노벨상을 받았으니까.
마리암 미르자하니는 이란 테헤란의 명문 여학교에 다니던 평범한 소녀였다.
수학 성적은 좋지 않았고, 선생님은 그 사실을 본인에게 직접 말했다.
그래서 마리암의 꿈은 수학자가 아니라 소설가였다.
그녀는 형과 함께 서점을 돌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수학 교과서가 아니라 이야기 속 인물들이 그녀의 세계였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진짜로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만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그 만남 이후 1년 만에, 그녀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국가 대표가 되었다.
IMO는 전 세계 고교생이 겨루는 수학 세계대회다.
"넌 재능이 없어"라는 말을 들은 지 불과 몇 년 만의 일이었다.

1995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의 이름이 발표되자 심사위원들이 두 번 확인했다.
이란에서 온 열여덟 살 여학생이었다.
당시 IMO는 전 세계적으로 남학생이 압도적 다수인 대회였다.
이란 대표팀에 여학생이 포함된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었고, 마리암은 남학생 중심 훈련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를 요청해 문을 두드렸다.
거절당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1994년 홍콩 대회에서 이란 여학생 최초로 금메달을 따더니, 이듬해에는 42점 만점에 42점을 기록했다.
만점은 단순히 "여학생도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었다.
"아무도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지원 자격에 내 이름이 없는 대회에 직접 찾아가 참가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라.
그리고 그 대회에서 만점을 받는 상황을.
마리암은 그 두 가지를 모두 해냈다.

마리암 미르자하니의 딸은 엄마의 직업을 이렇게 설명했다.
"엄마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에요."
그녀의 연구 방식은 실제로 그랬다.
거실 바닥에 거대한 종이를 펼쳐놓고 곡선과 도형을 그리며 문제를 풀었다.
그 문제는 쌍곡면이라는 안장처럼 휜 곡면 위에서 두 점 사이의 최단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쌍곡면이 낯설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지구 표면처럼 동그랗게 휜 면이 있고, 반대로 말안장처럼 바깥쪽으로 휜 면이 있다.
마리암은 그 안장 위에서의 기하학을 연구했다.
어린 딸 아나히타의 눈에 그 모습은 그냥 엄마의 그림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바닥 위의 그림들이 쌓여, 2014년 마리암은 필즈상 수상자가 되었다.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만 40세 이하 수학자에게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그때까지 필즈상을 받은 여성 수학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수학계가 1936년부터 이 상을 수여해왔으니, 78년 만의 일이었다.
세계 언론은 "세계가 멈췄다"고 표현했다.

이란에서 여성의 히잡 미착용 사진이 정부 공식 채널에 올라온 것은 1979년 이후 처음이었다.
그 사진의 주인공은 이미 세상에 없었다.
2017년, 마리암 미르자하니는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이 마흔이었다.
필즈상을 받은 지 불과 3년 뒤였다.
이란 대통령 로하니는 추모 성명을 발표하면서 전례 없는 선택을 했다.
히잡을 쓰지 않은 그녀의 사진을 공식 채널에 올린 것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 공직자가 여성의 히잡 미착용 사진을 공식 석상에 게시한 최초의 순간이었다.
살아 있을 때는 규칙이었던 것이, 죽은 뒤에야 예외가 되었다.
그 히잡 규정을 깬 것은 그녀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녀를 잃은 국가의 선택이었다.
중학교 때 수학 재능이 없다는 말을 들었던 소녀.
소설가를 꿈꾸며 서점을 돌아다니던 소녀.
딸에게는 그냥 '그림 그리는 엄마'였던 수학자.
이란 정부가 그녀를 위해 78년 만에 규칙을 바꾼 이유가 뭔지, 지금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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