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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사과 하나가 떨어지는 걸 설명한 사람, 뉴턴 알죠? 그런데 이 천재한테도 머리가 터질 뻔한 문제가 있었어요. 바로 물체가 두 개, 세 개로 늘어나는 순간이에요.
뉴턴의 방법은 이랬어요.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화살표로 그리고, 그 화살표의 방향과 크기를 하나하나 계산하는 거예요. 사과 하나면 화살표도 하나, 간단하죠. 그런데 태양과 지구와 달, 이렇게 셋만 돼도 화살표가 우르르 쏟아져요. 지구가 태양을 당기고, 달이 지구를 당기고, 태양이 달을 당기고… 서로서로 잡아당기는 화살표가 겹치고 꼬이면서 수학 문제가 '급식 잔반통'처럼 뒤죽박죽이 되는 거예요.
게다가 실제 우주에는 물체가 셋이 아니라 수백, 수천 개잖아요. 롤러코스터 레일 위의 수레, 회전하는 팽이, 기계 속 톱니바퀴들까지. 물체 하나만 추가돼도 화살표 계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뉴턴의 방법으로는 며칠을 앉아 있어도 답이 안 나왔어요. 과학자들은 고민했어요. "화살표를 수백 개씩 그리지 않고, 더 깔끔하게 움직임을 설명할 방법은 없을까?" 바로 이 답답한 시대에 한 소년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수학책을 펼치고 있었어요.

그 소년의 이름은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예요. 10대 때 이미 대학 교수들이 깜짝 놀랄 수학 논문을 쓴, 말 그대로 먼치킨급 천재였어요.
라그랑주의 아이디어는 놀라울 만큼 단순했어요. 화살표(힘)를 하나하나 그리는 대신, '에너지'라는 숫자 하나에 집중한 거예요. 물체가 빠르게 움직이면 가지는 '운동 에너지', 높은 곳에 있으면 가지는 '위치 에너지'. 이 두 에너지의 차이를 하나의 식으로 묶었는데, 이걸 '라그랑지안'이라고 불러요. 쉽게 말하면, 게임 캐릭터의 스탯 창처럼 상태를 숫자 하나로 정리한 거예요.
이 라그랑지안을 특별한 수학 공식에 넣으면, 물체가 어떻게 움직일지 자동으로 튀어나와요. 화살표 방향을 일일이 따질 필요가 없으니까, 물체가 열 개든 백 개든 같은 방식으로 풀 수 있었어요. 마치 시험 문제를 한 문제씩 푸는 대신, 정답을 한꺼번에 뽑아주는 만능 공식을 발견한 셈이죠. 라그랑주는 이 방법을 《해석역학》이라는 책 한 권에 담았는데, 놀랍게도 그림이 단 하나도 없었어요. 오직 수학 식만으로 우주의 움직임을 설명해 낸 거예요. 이 책은 과학 역사를 완전히 바꿔 놓았어요.

과학 역사를 바꿨다는 게 과장이 아니냐고요? 진짜 예를 볼게요.
로켓이 우주로 날아갈 때, 연료가 타면서 로켓은 점점 가벼워져요. 무게가 매 순간 변하는데 뉴턴 식 화살표로 이걸 계산하려면 미칠 듯이 복잡해요. 하지만 라그랑주의 에너지 공식을 쓰면? 변하는 무게를 식에 넣기만 하면 로켓의 궤도가 깔끔하게 나와요. NASA가 달에 사람을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이 수학 덕분이에요.
공장에서 물건을 조립하는 로봇 팔도 마찬가지예요. 로봇 팔에는 관절이 여러 개 있잖아요. 관절마다 화살표를 그리면 계산이 엉키지만, 라그랑주 방식으로 에너지만 따지면 관절이 열 개든 스무 개든 한 번에 제어할 수 있어요. 게임 물리엔진도 빠질 수 없어요. 캐릭터가 점프하고, 물체가 부딪혀 튕기는 그 자연스러운 움직임, 전부 라그랑주의 공식이 뒤에서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심지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라그랑주가 만든 수학 틀 위에 세워졌어요. 250년 전 소년이 쓴 공식이 오늘날 최첨단 기술의 뼈대가 된 거죠. 그리고 그 뼈대는 지금 여러분 주머니 안에도 들어 있어요.

여러분 주머니 속 스마트폰, 지도 앱 켜면 내 위치가 파란 점으로 딱 뜨잖아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아세요? 하늘 위 GPS 위성 여러 대가 보내는 신호를 계산해서 내 위치를 찾아내는 건데요, 이 위성들의 궤도를 정밀하게 계산할 때 라그랑주의 에너지 공식이 쓰여요. 위성이 지구 중력에 끌리면서도 빠른 속도로 도는 그 복잡한 움직임을, 에너지 하나로 깔끔하게 예측하는 거죠.
유튜브 영상에서 보는 3D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옷자락이 자연스럽게 펄럭이는 것도 라그랑주 역학이 숨어 있어요. 심지어 여러분이 좋아하는 과학 다큐에서 행성 궤도를 시뮬레이션할 때도요.
라그랑주가 대단한 건, 복잡한 걸 단순하게 바꾸는 용기를 가졌다는 거예요. 모두가 "화살표를 더 잘 그려야 해"라고 할 때, 혼자서 "아예 화살표를 안 쓰면 어떨까?"라고 질문을 바꿨거든요. 시험 문제가 너무 어려울 때, 풀이 방법 자체를 바꿔 보는 거예요. 라그랑주처럼요. 관점을 바꾸면, 지옥 같은 문제도 마법처럼 풀릴 수 있다는 걸 이 천재는 250년 전에 증명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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