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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혹시 새 학교에 갔을 때, 같은 반 친구들 얼굴과 이름을 적어 둔 종이 한 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스무 살 무렵 대학교 기숙사 방에서 만든 게 딱 그거였어요. 학교 친구들의 사진과 이름을 인터넷에 모아 둔 명단, 그게 바로 페이스북의 시작이었어요. 처음엔 한 대학 안에서만 쓰던 작은 서비스였죠. 그런데 이 종이 한 장 같던 명단이, 20년쯤 지난 지금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이 매일 들여다보는 거대한 광장이 됐어요.

페이스북이 뭐냐고 물으면 보통 '소셜미디어'라고 답하는데, 그 말부터 어렵죠. 쉽게 그려 볼게요. 동네에 사람들이 모이는 공터가 하나 있다고 해 봐요. 거기서 누구는 오늘 있었던 일을 떠들고, 누구는 사진을 보여 주고, 누구는 옆 사람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여요. 페이스북은 그 공터를 인터넷 안에 옮겨 놓은 거예요. 직접 만나지 않아도 글과 사진으로 안부를 나누는 온라인 동네인 셈이죠. 저커버그가 한 일은 이 동네를 만들고, 점점 더 넓혀서 전 세계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게 한 거예요.

그런데 이상하죠. 페이스북은 공짜로 쓰는데 어떻게 회사가 굴러갈까요? 답은 광고예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터에는 가게들이 '여기에 우리 가게 전단을 붙이고 싶다'며 돈을 내고 자리를 빌려요. 페이스북도 똑같아요. 수십억 명이 모여 있으니, 기업들이 돈을 내고 그 사이사이에 광고를 보여 줘요. 게다가 이 광장은 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때문에, 운동화를 자주 본 사람에게 운동화 광고를 딱 맞춰 보여 줄 수 있어요. 저커버그의 회사가 한 해에 버는 돈의 대부분이 바로 이 광고에서 나와요.
2021년에 저커버그는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꿨어요. 간판을 갈아 끼운 셈인데, 왜 그랬을까요? 그는 사람들이 앞으로는 화면을 '보는' 걸 넘어, 그 안으로 '들어가서' 만나게 될 거라고 봤어요. 안경처럼 생긴 기계를 쓰면 눈앞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멀리 있는 친구와 같은 방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거죠. 이렇게 들어가서 노는 가상의 공간을 '메타버스'라고 불러요. 게임 속에 들어가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 저커버그는 회사의 미래를 여기에 걸겠다는 뜻으로 이름까지 바꾼 거예요. 다만 이 도전이 성공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고, 여기에 쓴 돈이 너무 많다는 걱정도 있어요.
메타버스 이야기를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요즘 저커버그가 가장 힘을 쏟는 건 AI예요. AI는 사람처럼 말을 알아듣고 답해 주는 똑똑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재미있는 점은, 메타는 자기가 만든 AI를 다른 사람도 가져다 쓰도록 상당 부분 공개해 뒀다는 거예요. 요리사가 비법 레시피를 꽁꽁 숨기는 대신 누구나 보고 따라 만들도록 공개하는 것과 비슷해요. 더 많은 사람이 메타의 AI 위에서 무언가를 만들면, 결국 그 중심에 있는 메타가 힘을 얻는다는 계산이죠.

저커버그를 한마디로 좋다 나쁘다 말하긴 어려워요.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이어 준 건 분명한 공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의 정보를 광고에 쓰면서 사생활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 가짜 정보나 자극적인 글이 너무 쉽게 퍼진다는 지적도 오랫동안 따라다녔어요. 그래서 여러 나라의 의회에 불려 가 질문을 받기도 했죠. 한 사람이 만든 서비스가 너무 커지면, 그 영향력만큼 책임도 무거워진다는 걸 보여 주는 셈이에요.

마크 저커버그는 스무 살에 기숙사에서 친구 명단 같은 작은 서비스를 만들어, 전 세계가 모이는 온라인 동네로 키운 사람이에요. 그 동네에 사람이 모인 덕에 광고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메타버스와 AI라는 다음 도전에 뛰어들고 있죠. 그를 볼 때 기억할 건 두 가지예요. 사람을 잇는 기술은 그만큼 큰 힘을 갖는다는 것, 그리고 그 힘이 커질수록 어떻게 쓰느냐를 두고 칭찬과 걱정이 늘 함께 따라온다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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