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 Origin Corp. All Rights Reserved.
v1.0.10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1900년 4월 영국 왕립연구소에서 한 노인이 청중에게 말했어요.
물리학은 사실상 끝났다고요.
윌리엄 톰슨, 켈빈 경은 당시 물리학계에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살아있는 전설이었어요.
그가 단상 위에 서서 이렇게 선언했죠.
"물리학의 아름다운 하늘에는 이제 작은 구름 두 개만 남았습니다."
그 두 구름은 흑체복사 문제와 에테르 문제였어요.
흑체복사는 뜨거운 물체가 빛을 내뿜는 방식이 이론과 맞지 않는 수수께끼였고, 에테르는 빛이 파도처럼 퍼지려면 타고 가야 할 매질이 있어야 한다는 당시의 믿음이 실험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는 문제였어요.
켈빈은 자잘한 손질 두 번이면 정리될 문제들이라고 봤죠.
하지만 그 두 구름은 폭풍이었어요.
흑체복사 문제는 양자역학으로 폭발했고, 에테르 문제는 상대성이론으로 폭발했죠.
고전물리학이 통째로 뒤집혔어요.
한 회사 회장이 "우리 사업은 완성됐고 자잘한 손질만 남았다"고 선언한 다음 해에 스마트폰이 등장한 격이에요.
그런데 그 회장이 스마트폰의 등장을 직접 눈으로 본 거예요.

지금 전 세계 과학 교과서에 박혀 있는 단위 K는 한 사람의 이름이에요.
그가 24살에 그 체계를 만들었어요.
1848년, 윌리엄 톰슨은 논문 한 편을 발표하면서 절대영도를 계산했어요.
절대영도는 섭씨 영하 273.15도, 더 이상 차가워질 수 없는 우주의 바닥 온도예요.
그 이하로는 물리적으로 내려갈 수 없는, 온도의 최저점이죠.
그 기준점에서 시작하는 온도 단위가 바로 켈빈(K)이에요.
우리가 "오늘 기온 295K"라고 말할 때 그 K가 바로 이 사람을 가리키는 거예요.
그는 글래스고를 흐르는 켈빈강(River Kelvin) 이름을 작위명으로 받아 '윌리엄 톰슨'에서 '켈빈 경'이 되었고, 그 이름이 단위로 남았어요.
1851년에는 열역학 제2법칙을 정립했어요.
열은 항상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만 흐르고, 그 반대는 절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칙이죠.
커피가 식으면 저절로 다시 뜨거워지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이 법칙이에요.
1866년에는 대서양 횡단 전신케이블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기사 작위를 받았어요.
영국과 미국을 처음으로 전기 신호로 연결한 그 케이블이었죠.
1892년엔 켈빈 남작이 되었어요.
켈빈은 지구가 식는 속도를 봤고 다윈은 화석이 변하는 속도를 봤어요.
둘 중 한 명은 틀려야 했죠.
1862년, 켈빈은 지구가 처음에 녹은 상태에서 식어왔다고 가정하고 냉각 속도를 계산했어요.
그 결론은 지구 나이 최대 4억 년이었죠.
그런데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수십억 년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었거든요.
켈빈은 평생 "시간이 부족하다"며 진화론을 압박했어요.
결국 다윈은 만년에 이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종의 기원』에서 진화 속도 추정치를 수정해야 했죠.
켈빈의 물리학적 권위가 생물학을 직접 눌러버린 거예요.
그런데 켈빈이 몰랐던 것이 하나 있었어요.
지구 내부에 방사성 붕괴라는 열원이 있었던 거예요.
방사성 붕괴는 원자핵이 스스로 쪼개지면서 열을 계속 만들어내는 과정이에요.
모래시계의 모래만 보고 시간을 계산했는데, 위쪽에서 누가 계속 모래를 부어주고 있었던 격이죠.
1904년,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강연에서 라듐의 자체 발열을 발표하며 켈빈의 계산이 통째로 무너졌어요.
그리고 그 강연장 청중석에 켈빈 본인이 앉아 있었다는 일화가 전해져요.
켈빈은 자신이 부정한 모든 것이 살아있는 동안 사실로 입증되는 것을 봤어요.
1895년, 켈빈은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기계는 불가능하다"고 선언했어요.
그런데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날았죠.
X선은 "사기"라 했고, 라디오는 "쓸모없다"고 했어요.
"두 구름" 강연 후 5년 만인 1905년,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과 광전효과를 동시에 내놓는 '기적의 해'를 맞았어요.
광전효과는 빛이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게 양자역학의 시작이 되었죠.
고전물리학의 두 구름이 태풍으로 변한 거예요.
켈빈은 1907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절대온도와 열역학을 만든 사람이 다음 시대의 모든 발명을 부정하다가, 그것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는 것을 직접 지켜봐야 했죠.
오늘도 "AI는 그저 자동완성에 불과해"라고 말하는 권위자들이 있어요.
그들이 켈빈의 이야기를 알고 있을까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2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