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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지금 모든 생물 교과서에 실린 그 학설은, 출판되기까지 15번 거절당했어요.
1967년, 린 마굴리스는 충격적인 주장을 담은 논문 한 편을 들고 학술지 문을 두드렸어요.
논문의 제목은 'The Origin of Mitosing Cells', 우리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원래는 자유롭게 살던 박테리아였다는 주장이었어요.
이걸 세포내공생설(endosymbiosis)이라고 해요.
수십억 년 전, 커다란 세포가 작은 박테리아를 통째로 삼켰는데, 소화시키는 대신 함께 살기로 했다는 가설이에요.
오늘날로 치면, 회사가 협력사를 합병하는 게 아니라 그 협력사 직원이 아예 내 몸의 장기가 된 격이에요.
당연히 학계는 말이 안 된다고 했어요.
15곳의 학술지가 연속으로 게재를 거절했어요.
결국 16번째 문을 두드렸을 때, 'Journal of Theoretical Biology'가 받아줬어요.
그리고 그 거절당한 논문이, 오늘날 모든 생물학 교과서 첫 장에 실리는 학설이 됐어요.
출판사 15곳에서 퇴짜맞은 원고가 훗날 가장 많이 읽히는 베스트셀러가 된 격이에요.

린 마굴리스는 칼 세이건의 첫 번째 아내였어요.
그것도 19살에 결혼한 사이였어요.
칼 세이건, 기억하시나요?
훗날 TV 다큐멘터리 'Cosmos'를 진행하며 우주를 전 세계 수억 명에게 소개한 그 천문학자예요.
1957년, 시카고 대학에서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마굴리스는 19살이었어요.
그런데 결혼이 연구를 막지 않았어요.
두 아들을 낳고 기르는 동안, 마굴리스는 박사학위 논문을 동시에 썼어요.
그 박사학위 작업 안에서 세포내공생설의 초기 아이디어가 자라고 있었어요.
결국 두 사람은 1964년 이혼했어요.
같은 또래 친구들이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을 동안, 그녀는 박사논문과 학설 한 편을 동시에 쓰고 있었어요.
우주를 대중화한 남자의 첫 아내가, 정작 가장 작은 세포 안의 우주를 뒤집어놓은 사람이었어요.

진화론이 죽었다고 가장 먼저 외친 사람은, 진화생물학자 자신이었어요.
마굴리스는 평생 신다윈주의(neo-Darwinism)를 강하게 비판했어요.
신다윈주의란 무작위 돌연변이와 자연선택만으로 진화 전체를 설명하는 20세기 주류 이론이에요.
쉽게 말하면, 생명은 오직 우연한 변이와 살아남기 위한 경쟁으로만 바뀐다는 거예요.
마굴리스는 여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어요.
그녀가 주목한 건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었어요.
미생물끼리 융합하고 합쳐지는 '공생발생(symbiogenesis)', 즉 두 생명이 아예 하나로 뭉치는 방식이 진화의 진짜 동력이라고 봤거든요.
그리고 아예 공개적으로 선언했어요.
"신다윈주의는 죽었다."
한 종교의 가장 신실한 신자가 자기 교단의 공식 교리를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과 비슷했어요.
다윈의 진화론을 누구보다 깊이 받아들인 사람이, 정작 다윈의 후계자들을 정면으로 부정한 거예요.
하지만 그녀에게 이건 모순이 아니었어요. 다윈이 발견한 진화의 정신은 계승하되, 그 정신을 가장 좁게 해석한 후계자들을 비판한 거였으니까요.

거절당한 논문이 결국 옳았던 그 회의주의가, 노년에는 HIV마저 의심하게 만들었어요.
마굴리스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원이 됐고, 미국 대통령 과학훈장까지 받았어요.
노벨상 외에 과학자가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예를 거머쥔 인물이에요.
그런데 그 마굴리스가 만년에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았어요.
HIV가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녀는 에이즈의 진짜 원인이 스피로헤타(spirochete), 즉 매독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라고 주장했어요.
9/11 공식 발표에도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어요.
2011년 사망 직전까지, 그녀는 이 입장을 굽히지 않았어요.
한 번 정설을 뒤집어본 경험이, 이후 모든 정설을 동등하게 의심하게 만든 거예요.
거대한 진실을 발견하게 해준 바로 그 회의주의가, 이번엔 명백한 의학적 합의마저 부정하는 데 쓰였어요.
세포내공생설이 옳았던 건 단순히 회의주의 때문이 아니라, 증거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선을 어디에서 그을지, 마굴리스는 끝까지 본인만의 방식으로 결정했어요.
당신이라면 어디에서 그었을 것 같나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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