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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당신이 매일 쓰는 단어 algorithm(알고리즘)은 한 사람의 이름을 잘못 발음한 결과예요.
9세기 바그다드의 수학자 무함마드 이븐 무사 알콰리즈미. 12세기 유럽의 번역가들이 그의 이름 al-Khwarizmi를 라틴어로 옮기면서 Algoritmi라고 적었어요. 유럽인들은 이 단어를 '숫자로 계산하는 방법'이라는 뜻으로 쓰기 시작했고, 그 단어가 굳어져서 오늘날의 algorithm이 됐어요.
동시에 그가 쓴 책 제목 al-Jabr는 algebra(대수학)가 됐어요. 이름 하나, 책 제목 하나가 현대 수학의 핵심 단어 두 개의 어원이 된 거예요. 이런 사례는 인류 역사에서 거의 없어요.

MIT 미디어랩과 국립도서관을 합쳐놓은 기관이 9세기 바그다드에 실제로 있었어요.
바이트 알 히크마, 즉 '지혜의 집'이에요. 830년경 칼리프 알 마문이 세운 이 기관에서는 인도·그리스·페르시아의 학자들이 한 건물 안에서 각자 가져온 지식을 아랍어로 번역하고 융합했어요. 여러 문명의 지식이 한 건물에 모이는 실험이었어요.
알콰리즈미는 그 중심에 있었어요. 인도 수학서, 그리스 천문학서, 페르시아 역사서를 읽고 단순히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구성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덧붙였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유럽으로 흘러갔어요. 그것도 약 300년이 지난 뒤에야요. 지식이 한 문명에서 다른 문명으로 건너가는 데 3세기가 걸린 거예요.

820년경 알콰리즈미가 쓴 책 《키타브 알 자브르》는 수학 교과서가 아니라 법정 실무 매뉴얼이었어요.
당시 이슬람 상속법은 복잡했어요. 아버지가 죽으면 아들·딸·아내·형제가 각각 다른 비율로 유산을 나눠야 했는데, 그 계산이 엄청나게 얽혀있었거든요. 그래서 알콰리즈미는 미지수를 놓고 방정식으로 푸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그런데 책 제목 al-jabr는 원래 수학 용어가 아니었어요. "부러진 것을 다시 맞추다"라는 뜻으로, 당시 뼈를 맞추는 정형외과 용어와 똑같은 단어였어요. 방정식에서 음수 항을 반대편으로 옮겨 양수로 만드는 조작이 부러진 뼈를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것처럼 보여서 그 이름을 붙인 거예요.
지금도 스페인어에서 algebrista는 접골사, 즉 정형외과 의사를 뜻해요. 대수학(algebra)과 뼈 맞추기가 같은 어원에서 나온 단어예요. 법정 문서와 정형외과 진료실에서 출발한 단어가 지금은 전 세계 수학 교과서 1장 제목이 됐어요.

12세기 유럽의 수도사들이 알콰리즈미의 산술책 라틴어 번역본을 펼쳤을 때, 거기엔 처음 보는 기호들이 있었어요. 0, 1, 2, 3, 4, 5, 6, 7, 8, 9. 지금은 당연하지만 당시 유럽은 로마 숫자로 계산하고 있었거든요.
로마 숫자로 1888을 쓰면 MDCCCLXXXVIII이에요. 이걸로 곱셈을 해보세요. 거의 불가능해요. 하지만 인도에서 온 이 숫자 체계는 자릿값 개념이 있어서, 숫자의 위치만으로 백의 자리·십의 자리가 결정됐어요. 계산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어요.
그런데 유럽이 이 숫자를 받아들이는 데 약 300년이 걸렸어요. 반발이 거셌거든요. 일부 도시에서는 상업 장부에 아라비아 숫자 사용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어요.
'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르지만 원산지는 인도예요. 알콰리즈미가 인도 수학자들의 체계를 아랍어로 정리했고, 그게 유럽에 전해진 거예요. 발명자가 아닌 번역자의 이름이 algorithm이 됐어요. 오늘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검색하거나 추천 영상을 클릭할 때 작동하는 그 알고리즘이, 1200년 전 바그다드에서 유산 분쟁을 정리하던 한 사람의 이름에서 왔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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