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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가이바라 에키켄의 '실학으로서의 경험 관찰'은, 참된 앎은 책에 적힌 말을 그대로 믿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직접 걷고 보고 만지고 물어서 확인해야 비로소 얻어진다는 공부 태도예요.
여러분이 도감에서 '이 버섯은 먹을 수 있다'는 글을 읽었다고 해봐요.
그 말을 그냥 믿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산에 올라가 직접 캐 보고, 만져 보고, 아는 사람에게 물어본 뒤에야 "정말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죠.
가이바라 에키켄(貝原益軒, 1630년부터 1714년까지)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어요.
후쿠오카 지역에서 활동한 에도시대 유학자인데, 그의 공부법을 한마디로 '실학으로서의 경험 관찰'이라고 불러요.
'실학(実学)'은 말 그대로 '실제에 쓰이는, 헛되지 않은 배움'이라는 뜻이에요.
에키켄은 책상 앞에 앉아 옛 책의 문장을 외우는 것으로 공부를 끝내지 않았어요.
직접 걷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사람들에게 입으로 물어 확인하는 실증적인 태도를 지녔죠.
그는 《야마토속훈(大和俗訓)》 서문에 이렇게 적었어요. "高きに登るには必ず麓よりし、遠きにゆくには必ず近きよりはじむる理あれば" —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산기슭에서부터, 먼 곳에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치가 있다는 말이에요.
거창한 이론보다 지금 발 딛은 자리, 눈앞의 것부터 차근차근 확인하자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에키켄은 어릴 때 몸이 약했어요.
밖에서 뛰어놀기보다 방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에 두루 밝은 박식한 사람이 됐죠.
여기까지만 보면 '책벌레 학자'로 끝날 것 같지만, 에키켄은 반대였어요.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오히려 책의 한계를 잘 알았거든요.
옛 약초 책을 예로 들어볼게요.
당시 일본에서 자연물을 다루는 학문은 대부분 중국에서 온 책을 그대로 받아들여, 거기 적힌 약초 이름을 일본어 이름으로 바꾸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어요.
그런데 중국 책에 나온 풀과 일본 들판에서 자라는 풀이 정말 같은 걸까요?
이름만 옮겨서는 알 수 없어요.
직접 그 풀을 찾아가 보고 만져 봐야 확인이 되죠.
에키켄은 바로 이 '확인'을 공부의 핵심으로 삼았어요.
책은 출발점일 뿐, 도착점은 내 눈과 손으로 맞춰 본 사실이라는 거예요.
에키켄의 경험 관찰은 말로만 그친 게 아니었어요.
실제로 발품을 판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는 번(藩, 지방 정부)의 명을 받아 고향 지역을 직접 돌아다니며 지리와 풍속, 산물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가 《지쿠젠국속풍토기(筑前国続風土記)》예요.
1699년 일흔에 은퇴한 뒤에도 그는 번내를 직접 순검하며 이 조사를 이어갔고, 1703년 번주에게 바쳤어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책상이 아니라 길 위에서 확인하는 태도를 놓지 않은 거죠.
또 그는 중국에서 온 약초 책에 자기가 직접 관찰한 내용을 덧붙여 정리하기도 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그 결과물보다 방법이에요.
남이 써 놓은 지식을 그대로 베끼는 대신, 자기가 걷고 본 것을 보태 빈자리를 사실로 채워 넣었다는 점이죠.
이 태도를 예전 방식과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정리돼요.
| 구분 | 종래 방식 | 에키켄의 경험 관찰 |
|---|---|---|
| 지식의 출처 | 중국 책을 그대로 받아들임 | 책을 바탕 삼아 직접 확인 |
| 확인 방법 | 이름만 일본어로 바꿈 | 걷고 보고 만지고 물어봄 |
| 결과 | 옮겨 적기 | 자기 경험을 더한 실용적 기술 |
에키켄의 방법은 지금 우리가 '과학'이라고 부르는 태도와 많이 닮았어요.
누군가 '이렇다'고 말하면 곧이곧대로 믿기보다, 내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지 따져 보는 거죠.
실제로 독일 학자 지볼트는 그를 '일본의 아리스토텔레스'라 부르기도 했어요.
다만 이건 지볼트 개인의 평가였고 학계의 공식 별명은 아니에요.
에키켄은 서양 과학의 실험 도구를 갖춘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가 가진 건 튼튼한 두 다리와 유심히 보는 눈, 그리고 '책에 있다고 다 맞는 건 아니다'라는 의심뿐이었죠.
오늘 우리도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 살아요.
화면에 뜬 글을 그대로 믿기 전에 한 번 더 직접 확인해 보는 습관, 삼백 년 전 에키켄이 산길을 걸으며 지킨 그 태도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예요.
가이바라 에키켄의 '실학으로서의 경험 관찰'은, 책에 적힌 말을 그대로 믿지 않고 직접 걷고 보고 만지고 물어서 확인하는 공부법이에요.
몸이 약해 책을 많이 읽었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책의 한계를 알고 자기 눈과 손으로 사실을 맞춰 봤죠.
《지쿠젠국속풍토기》처럼 직접 지역을 돌아다니며 조사한 기록이 그 태도를 잘 보여줘요.
일흔이 넘어서도 그는 길 위에서 확인했어요.
이렇게 '헛되지 않은 배움'을 향한 그의 태도는 오늘의 과학, 그리고 정보를 스스로 확인하는 우리의 습관과 곧바로 이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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