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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가잘리는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앎만이 참된 앎이라고 보고, 그런 확실성을 찾으려 자기가 믿어 온 모든 것을 의심했어요. 그 흔들림은 새로운 논증이 아니라 "하느님이 가슴에 던진 빛"으로 마음이 놓이면서 끝났어요.
1091년, 한 학자가 당대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명망 높은 자리인 바그다드 니자미야 학원의 교수가 됐어요.
그런데 겨우 4년 뒤인 1095년, 그는 그 자리를 버리고 떠났어요.
몸이 아파서가 아니었어요.
"내가 아는 것이 정말 확실한가?"라는 의심이 그를 붙잡았기 때문이에요.
이 사람이 페르시아 투스 출신의 학자 아부 하미드 알가잘리(약 1058년~1111년)예요.
'확실성을 찾는 회의'란 바로 이 물음이에요.
여기서 확실성이란 조금의 의심도 끼어들 수 없는 앎을 말해요.
예를 들어 '3에 4를 더하면 7'이라는 건 아무리 의심하려 해도 흔들리지 않죠.
가잘리가 원한 앎이 딱 그런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바닥을 찾으려고, 오히려 자기가 아는 것들을 하나씩 의심해 보기 시작했어요.
낡은 다리를 건널 때를 떠올려 보세요.
정말 안전한지 알고 싶으면, 널빤지를 하나하나 밟아 보며 삐걱대는 것부터 골라내야 해요.
튼튼한 널빤지만 남을 때까지요.
가잘리의 회의도 이런 식이었어요.
확실한 앎을 얻으려면, 먼저 의심할 수 있는 것들을 전부 흔들어 봐야 한다고 본 거예요.
그렇게 흔들어 보니, 평소에 믿던 지식의 뿌리들이 생각보다 쉽게 삐걱거렸어요.
남들이 옳다고 하니까 옳다고 여긴 것, 익숙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들이 사실은 확실한 근거가 없었던 거죠.
이 과정에서 그는 깊은 불안에 빠졌어요.
딛고 설 바닥이 다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으니까요.
확실성을 찾겠다고 시작한 의심이, 오히려 그를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자리로 몰아넣은 거예요.
흥미로운 건, 이 회의가 끝난 방식이에요.
가잘리는 '결정적인 논증을 하나 찾아서' 의심을 이긴 게 아니었어요.
말년에 쓴 자서전 《미혹으로부터의 구원》(المنقذ من الضلال, 알문키드 민 앗달랄)에서 그는, 이 위기가 "하느님이 내 가슴에 던진 빛"으로 풀렸다고 적었어요.
머리로 따져서가 아니라, 마음속에 확신이 다시 켜지면서 끝났다는 뜻이에요.
그가 확실성을 찾으려고 밟아 본 길은 여럿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하나로도 목마름이 채워지지 않았다고 스스로 정리했어요.
| 밟아 본 길 | 가잘리의 판정 |
|---|---|
| 칼람(이슬람 신학) | 확실성을 주기엔 부족했다 |
| 이슬람 철학 | 부족했다 |
| 이스마일파의 논변 | 부족했다 |
| 수피 수행(직접 겪는 체험) | 여기서 궁극의 가치를 찾았다 |
앞의 세 길은 모두 '말과 논리로 따지는' 방식이었어요.
가잘리는 그런 따짐만으로는 확실성에 닿지 못한다고 봤고, 결국 직접 겪어서 아는 체험에서 답을 찾았다고 밝혔어요.
회의로 시작한 그의 여정이, 논증 바깥에서 마무리된 셈이에요.
가잘리의 회의는 900년도 더 지난 이야기지만, 우리 일상과 닮은 데가 있어요.
우리도 종종 "내가 이걸 왜 믿고 있지?"라고 멈춰 설 때가 있잖아요.
남들이 다 그렇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워서 믿어 온 것들이요.
가잘리는 그 물음을 끝까지 밀어붙인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그는 한 가지를 보여 줘요.
확실성을 찾는 의심은 믿음을 부수기 위한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바닥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에요.
무너뜨리려고 의심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딛고 설 곳을 확인하려고 의심하는 거죠.
다만 그 끝에서 가잘리가 만난 답은 더 정교한 논리가 아니라, 마음이 놓이는 확신이었다는 점이 오래 곱씹게 해요.
가잘리의 '확실성을 찾는 회의'는 세 걸음으로 기억하면 좋아요.
첫째, 그는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앎만을 참된 앎으로 여겼어요.
둘째, 그 앎을 찾으려고 자기가 믿던 것들을 일부러 흔들어 의심했고, 그 바람에 딛고 설 바닥이 무너지는 위기를 겪었어요.
셋째, 그 회의는 새 논증이 아니라 "가슴에 던져진 빛", 곧 마음속 확신이 되살아나면서 끝났어요.
최고의 자리를 버리면서까지 확실성을 파고든 한 학자의 흔들림이, 논리 바깥에서 잦아든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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