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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주돈이는 세상 모든 것이 하나의 근원인 태극에서 나와, 음(陰)과 양(陽) 두 기운으로 갈라지고 다섯 요소(오행)로 퍼지며 만물로 태어난다고 보았어요. 아무리 복잡한 세상도 뿌리를 따라가면 결국 하나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예요.
"세상 만물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났을까?"
북송 시대 학자 주돈이(1017년부터 1073년까지)는 이 질문에 처음으로 차근차근 답을 그려낸 사람이에요.
그 답이 담긴 글이 《태극도설(太極圖說)》이고요.
그림 한 장(태극도)과 그것을 풀이한 짧은 설명으로 이뤄진 이 책은, 만물이 하나의 근원에서 갈라져 나오는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줘요.
이 책이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체계적으로 다룬 11세기 최초의 중국 문헌으로 꼽히거든요.
훗날 주희(朱熹)는 1175년에 성리학 명문 선집 《근사록(近思錄)》을 엮으면서 이 《태극도설》을 맨 앞에 놓았어요.
성리학이라는 큰 건물의 주춧돌로 삼은 셈이죠.
주돈이가 그린 출발점은 '태극(太極)'이에요.
아직 아무것도 나뉘지 않은, 세상의 가장 밑바닥 근원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첫 문장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을 둘러싼 유명한 논쟁이 있지만, 그건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룰게요.)
이 태극이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였다 멈췄다 하면서 두 가지 기운으로 갈라져요.
움직일 때 생기는 기운이 양(陽), 멈춰 고요할 때 생기는 기운이 음(陰)이에요.
낮과 밤, 더위와 추위, 뜨거움과 차가움처럼 세상은 늘 반대되는 두 짝으로 짜여 있잖아요.
그 모든 짝의 원조가 바로 이 음과 양이라고 본 거예요.
밀가루 반죽 하나를 둘로 떼어내듯, 하나의 근원이 처음으로 둘이 되는 장면이에요.
음과 양이 서로 섞이고 부딪히면서 다섯 가지 요소가 생겨나요.
이게 오행(五行)이에요.
물(水)·불(火)·나무(木)·쇠(金)·흙(土) 다섯 가지죠.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어요.
주돈이가 말한 오행은 진짜 물이나 불 같은 '물건'이 아니라, 만물을 이루는 공통 재료이자 밑바탕 원리예요.
레고 블록에 비유하면, 세상 온갖 물건을 만들어 내는 기본 조각 다섯 종류인 셈이죠.
재미있는 건 주돈이가 이 다섯 요소를 사람의 마음가짐과 곧장 연결했다는 점이에요.
오행을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이라는 다섯 덕목(오상, 五常)과 짝지었거든요.
세상을 이루는 물질의 원리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가 뿌리에서 하나로 이어진다고 본 거죠.
자연과 도덕을 따로 떼어 보지 않은 이 생각이 성리학의 큰 특징이 돼요.
음양과 오행이 어우러지면 드디어 세상의 온갖 것, 곧 만물(萬物)이 태어나요.
씨앗 하나가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어 수많은 잎과 열매를 맺는 모습을 떠올리면 돼요.
전체 순서를 표로 정리하면 이래요.
| 단계 | 이름 | 쉬운 설명 |
|---|---|---|
| 1 | 태극(太極) | 아직 나뉘지 않은 하나의 근원 |
| 2 | 음양(陰陽) | 움직임과 고요함에서 갈라진 두 기운 |
| 3 | 오행(五行) | 물·불·나무·쇠·흙, 만물의 기본 재료 |
| 4 | 만물(萬物) | 세상의 온갖 것, 그중 사람이 가장 빼어남 |
주돈이는 이 만물 가운데 사람을 특별하게 봤어요.
원문은 이렇게 말해요.
萬物生生而变化无穷焉,惟人也得其秀而最灵
만물이 낳고 또 낳아 변화가 끝이 없으되, 오직 사람만이 그 빼어난 기운을 얻어 가장 신령하다는 뜻이에요.
같은 근원에서 나왔지만 사람은 그중에서도 가장 맑고 빼어난 기운을 받아, 생각하고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존재라는 거죠.
태극도가 정말 주돈이만의 독창적인 작품인지 다른 목소리도 있어요.
청나라 초기 학자인 모기령(毛奇齡)과 황종염(黃宗炎) 같은 이들은, 이 그림이 본래 도교에서 왔다고 주장했어요.
도사 진단(陳希夷)이 '무극도(無極圖)'를 종방(种放)에게 전하고, 종방이 목수(穆修)에게, 목수가 다시 주돈이에게 전했다는 계보예요.
황종염은 "圖學從來,出於圖南", 곧 도(圖)를 다루는 학문은 원래 도남(진단)에게서 나왔다고 적기도 했고요.
이건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아직 학자들이 다투는 문제예요.
그래도 이 그림에 우주가 생겨나는 이야기를 담아 널리 퍼뜨린 공은 주돈이의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답니다.
주돈이의 《태극도설》은 만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그려낸 글이에요.
태극이라는 하나의 근원에서 음과 양이 갈라지고, 그 둘이 물·불·나무·쇠·흙의 오행으로 퍼지고, 다시 그 조합으로 세상의 온갖 것이 태어나요.
그 가운데 사람은 가장 빼어난 기운을 받은 존재로 여겨졌고요.
복잡해 보이는 세상도 뿌리를 따라가면 하나에서 시작됐다는 이 생각이, 뒷날 성리학이 우주와 사람을 함께 설명하는 든든한 출발점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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