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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알하이삼은 거울에 비친 상이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반사되는지를 기하학으로 따졌어요. 빛을 내는 점과 그것을 보는 눈이 정해지면, 곡면 거울 위에서 반사가 일어나는 지점을 찾는 계산은 4차 방정식으로 풀려요.
먼저 배경은 딱 한 줄만 깔게요.
이븐 알하이삼(라틴명 Alhazen, 대략 965년부터 1040년까지)은 이라크 바스라에서 태어난 학자로, 《광학의 서》(Kitab al-Manazir)라는 일곱 권짜리 책을 1011년부터 1021년 사이에 썼어요.
'반사굴절기하학'은 라틴어로 catoptrica라고 해요.
쉽게 말하면 "빛이 거울에 튀거나 물속에서 꺾일 때, 그 길을 자와 각도로 그려 보는 학문"이에요.
공을 벽에 던지면 튕겨 나오죠?
그 튕기는 각을 빛에도 똑같이 적용한 거예요.
알하이삼은 빛이 어디서, 어떤 각도로 튀고 꺾이는지를 눈대중이 아니라 도형과 계산으로 딱 잡아냈어요.
그래서 그의 광학은 '보이는 느낌'이 아니라 '증명되는 그림'이 되었죠.
당구공을 쿠션에 비스듬히 치면, 들어간 각도와 똑같은 각도로 튕겨 나와요.
빛도 마찬가지예요.
거울에 비스듬히 들어온 빛(입사광선)은 들어온 각과 같은 각으로 나가요(반사광선).
알하이삼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어요.
거울 면에 수직으로 세운 가상의 선(법선)을 기준으로, 들어오는 빛과 나가는 빛과 이 수직선이 모두 '같은 평면 위'에 놓인다는 걸 처음으로 또렷하게 밝혔죠.
종이 한 장을 거울에 딱 세웠을 때, 그 종이 위에 세 선이 전부 그려진다는 뜻이에요.
옆으로 삐져나가는 빛은 없어요.
지금은 당연해 보이지만, 반사의 법칙을 이렇게 완전한 형태로 진술한 물리학자는 그가 처음이었어요.
이번엔 컵에 담긴 물에 빨대를 꽂아 보세요.
빨대가 물 표면에서 꺾여 보이죠?
빛이 공기에서 물처럼 다른 물질로 들어갈 때 방향이 꺾이는 걸 굴절이라고 해요.
반사가 '튕김'이라면 굴절은 '꺾임'이에요.
둘을 나란히 두면 이래요.
| 구분 | 반사 | 굴절 |
|---|---|---|
| 일어나는 곳 | 거울처럼 매끈한 표면 | 물·유리처럼 다른 물질 속으로 |
| 빛의 행동 | 같은 각으로 튕겨 나감 | 방향이 꺾여 들어감 |
| 일상 예 | 거울에 비친 얼굴 | 물속에서 굽어 보이는 빨대 |
알하이삼은 빛이 굴절할 때 '더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고른다고 봤어요.
물속을 지날 때는 느려지니까, 빛이 마치 지름길을 계산한 것처럼 살짝 꺾여 전체적으로 편한 경로를 택한다는 생각이었죠.
놀랍게도 이 발상은 훗날 1662년에 페르마가 정리한 원리, 곧 '빛은 시간이 가장 적게 드는 길로 간다'는 원리의 이른 형태로 평가돼요.
무려 600년 넘게 앞선 직관이었던 셈이에요.
반사굴절기하학의 가장 유명한 매듭이 바로 '알하젠의 문제'예요.
원래 프톨레마이오스가 서기 150년쯤 던진 물음인데, 알하이삼이 《광학의 서》 5권에서 본격적으로 붙들었어요.
문제는 이래요.
둥근 거울이 있고, 촛불 하나와 그걸 바라보는 눈이 있어요.
이때 촛불에서 나온 빛이 거울의 '어느 점'에 튕겨야 정확히 눈으로 들어올까요?
얼핏 쉬워 보이지만, 이 반사점을 찾는 계산은 4차 방정식으로 이어져요.
4차 방정식은 미지수에 네 제곱이 들어가는, 손으로 풀기 아주 까다로운 식이에요.
알하이삼은 이 문제와 씨름하다가, 1부터 시작하는 수의 네 제곱을 죽 더하는 공식까지 만들어 냈어요.
그리고 그 공식으로 포물면(밥그릇처럼 안으로 파인 곡면)의 부피를 구했죠.
이건 오늘날의 적분에 해당하는 작업이에요.
곡면을 아주 잘게 쪼개 차곡차곡 더해 부피를 구하는 방식이니까요.
이 문제가 얼마나 어려웠냐면, 식(대수)으로 말끔히 푸는 해법은 1965년 잭 엘킨을 시작으로 1989년 하랄트 리데, 1997년 피터 뉴먼에 이르러서야 정리됐어요.
그가 세상을 떠나고 900년 넘게 지난 뒤였죠.
반사굴절기하학은 빛이 튀고 꺾이는 길을 도형과 계산으로 붙잡은 학문이에요.
알하이삼은 반사의 법칙을 완전한 형태로 처음 진술했고, 굴절에서는 빛이 더 편한 길을 고른다는, 페르마보다 600년 앞선 직관을 남겼어요.
그리고 곡면 거울의 반사점을 찾는 '알하젠의 문제'를 풀다가 4차 방정식과 적분의 초기 형태까지 건드렸죠.
거울 앞에서 무심코 보던 얼굴 하나에, 이렇게 깊은 기하학이 숨어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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